신통방통 도깨비 - 옛이야기 보따리 9 (보급판) 옛이야기 보따리 (보급판) 9
서정오 / 보리 / 1999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에는 도깨비는 무시무시하고 나쁜 괴물인줄로만 알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깨비 이야기를 좋아했지만..) 어른이 되서야 우리나라 도깨비의 토속적인 특성이 아니라 일본 도깨비의 영향을 받아서 그런 인식이 생겨났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옛이야기 속의 우리나라 도깨비는 인간과 장난하기를 좋아하고, 씨름과 메밀묵을 좋아하며, 약간은 어리숙한 존재로 표현된다. 서정오님의 입담이 살아 있는 이 책을 통해서 이처럼  친구 같은 존재인 도깨비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책에 실린 '길어져라 뚝딱 넓어져라 뚝딱'은 '도깨비 방망이'라는 책으로 그 내용이 잘 알려져 있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착한 농부와 욕심장이 농부가 아니라 욕심쟁이 형과 착한 아우가 등장한다. 

'신통방통 도깨비'에서도 욕심 많은 형과 형 때문에 눈이 먼 동생이 나오는데, 동서양의 옛날 이야기를 보면 대체로 형은 욕심이 많으면서 부자로, 동생은 착하지만 가난하다는 설정이 많다. 이는 동양이나 서양이나 대부분의 재산을 장남이 물려받는 장자상속제에서 기인한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 볼 수 있다. 동화가 주로 힘없고 불행한 쪽에 손을 들어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아무 것도 물려받지 못해 힘들어 살아가는 동생쪽이 결국에는 복을 받는 결말로 그들의 설움을 달래주려고 했던 것은 아닐까...

화가 난 도깨비가 사람이 제일 무서워 하는 것이 돈인줄 알고 왕창 갖다주었다는 내용의 '무서운 엽전'이나 도깨비 감투와 비슷한 도깨비 등거리로 도둑질을 하다 망신살이 뻗친 남자의 이야기인 '날아다니는 빨간 헝겁'도 잘 알려진 옛이야기이다. 도깨비는 못된 사람을 혼내 주는 것도 잘하는지 '신통방통 도깨비'에서는 동생의 눈을 멀게 한 형을, '불효자식 혼내주기'에서는 제 부모는 두들겨 패는 아들을 혼내 준다. 마지막 편인 '도깨비 씨름 잔치'에서는 도깨비들이 제일 좋아 한다는 씨름과 메밀묵이 소재로 등장한다. 도깨비 이야기다 보니 아이가 재미있다며 자주 꺼내 보는 전래이야기책이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6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완성 2004-08-09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저도 예전에 봤던 이야기가 있네요- 참, 동네 돌아다니면서 동화책 빌려보던 옛날 생각이 나요. 도깨비들은 무섭기보다는 참 친근한 존재였는데...그런 거였네요. 우리나라와 일본의 차이..그랬군요!
잘 읽었습니다, 아영엄마님! 아아, 아영이와 혜영이는 참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