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펠슈틸츠헨 베틀북 그림책 17
폴 젤린스키 글 그림, 이지연 옮김 / 베틀북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나도 어릴 적에 이름을 알아 맞히라고 했던 요정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이젠 그 요정의 이름이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때도 이 이름이었을까? '룸펠슈틸츠헨'...~ 정말 어려운 이름이지 않는가... 그런데 이 이름을, 생전 들어보지도 못한 이 이름을 알아맞춰야 한다니...

  서두를 보면 방앗간 주인이 길을 가다가 만난 왕에게 자신의 딸이 물레로 짚을 자아서 황금을 만든다는 거짓말을 한다. 아이들의 그림책 내용을 일일이 따지고 들 순 없겠지만 이 부분을 보면서 기가 막혀서 속으로 '뭐야~ 이런 아버지가 다 있어!"라는 생각을 했었다. 아버지가 딸에게 있지도 않는 능력이 있다고 속여 왕에게 들이민(?) 이유가 뭘까? 자신의 출세를 위해 딸을 높은 지위의 사람에게 바치기도 했던  시절이 분명 있었으니.... 그림 형제의 동화는 우리가 어릴 때 명작동화로 접한 내용과는 다른 속내용이 많다고 하던데 이 책에는 어떤 배경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궁금해진다.
 
성에 불려간 딸은 아버지의 거짓말때문에 당장 내일 아침에 죽음을 당할 처지가 되고 만다. 그녀는 갑자기 나타난 작은 남자에게 자신의 장신구를 준 댓가로 짚을 황금실로 만들어 낼 수 있지만 매번 왕은 좀 더 많은 황금실을 원한다. 그림 속의 왕은 젊어 보이는데, 미다스 왕 마냥 상당히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더구나 그 왕은 방앗간집 딸이 부자이기 때문에 아내로 삼으려는 생각까지 한다. 이런 남자와의 결혼이 행복하리라고 생각할 수 없지 않겠는가..

 결국 그녀는 왕의 욕심과 자신의 목숨때문에 작은 남자에게 첫아기를 준다는 약속까지 한다. 어쨋거나 실을 만들어 내지 않으면 당장에 죽게 생겼으니 정말 아기를 줄 마음은 없다 하더라도 그녀로서는 그런 약속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마침내 작은 남자가 찾아와 슬퍼하는 왕비에게 사흘의 여유를 주고는 그 사이에 자기 이름을 알아맞히지 않으면 아기를 데려가겠다고 한다. 우리는 알고 있는 그 이름! 과연 왕비는 어떻게 그 이름을 알아낼까?  아이들에게 속속들이 이야기하진 못했지만 옛이야기에는 여성의 존재를 낮추어 그리는 부분이 많은 점이 늘 아쉽게 여겨진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내용에 별 세 개 정도인데 비하여 그림이 멋져서(폴 젤른스키 작-세상에서 가장 큰 여자아이 안젤리카의 그림을 그렸음) 별 네 개를 주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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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긋 2004-08-08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제가 아는 이야기는 아가씨가 하룻밤 안에 물레로 실을 한 타래 잣는 내용이었는데!
내용은 거의 똑같은데 왕이 왕비로만 바뀌어 있어요.
요정이 도와줘서 번번이 위기를 벗어나지만
아가씨는 요정이름을 맞추기가 너무 힘들어서 말라죽을 지경이에요.
근데 이름을 맞춰야 되는 마지막 날 아침,
마차로 숲 속을 지나가던 왕비가 그 요정이 자기 이름을 노래하며 실 잣는 것을 보고
아가씨에게 신기한 일이라며 얘길 해줘요.
그래서 요정의 이름을 맞추고, 아가씨는 나중에 왕비가 되어 행복하게 잘 산다는 내용이죠.
원래 게으르고 뭐 하나 잘 하는 재주가 없어도
얼굴만 예쁘면 된다는 교훈을 주는 책이었습니다.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