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피 키드 Movie Diary 윔피 키드 시리즈
제프 키니 지음, 양진성 옮김 / 푸른날개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몇 달 전 초등 6학년인 작은 아이 반에 <윔피 키드> 열풍이 불어 출간된 책들을 사주고는 현재 5권이 번역되어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그러던 차에 이 책이 영화로 제작된다는 기사를 보고 아이에게 알려주니 영화도 얼른 보고 싶다며, 한국에는 언제 개봉되느냐며 궁금해 했다. 미국에서는 벌써 3월에 개봉해서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기도 했다니 그 인기를 실감하게 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개봉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던 차에 영화 촬영 과정을 담은 책으로 먼저 찾아 왔다. 




 <윔피 키드 "MOVIE DIARY">는 작가인 제프 키니가 자신의 작품이 영화로 제작되는 과정에 대해 그림과 사진(배우, 영화 촬영 장면 컷, 소품 등)을 곁들여 자세하게 들려주는 책이다. 영화에서 배역을 맡은 인물들이나 제작에 관여하는 사람들, 제작 과정이나 일화 등을 알 수 있어 한 편의 영화가 어떤 과정을 거치며 완성되는지 지켜보는 기분이 든다. 
 



 초반에는 <윔피 키드>의 탄생에 관해 들려주고 있는데, 주인공인 '그레그 헤플리'의 만화 캐릭터 초반 그림과 영화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잭 고든을 소개해 놓았다. 지금의 작품은 작가가 꾸준히 스케치북에 쓰고 그린 아이디어나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탄생한 것이다. 여러 스케치들과 깨알 같은 글씨로 빼곡하게 채워진 스케치북을 보면 지금처럼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윔피 키드>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과정들이 많다. 영화 제작자 및 작가 선정과 시나리오 작업을 거치는데, <윔피 키드>는 촬영을 시작하기 전에 열 번 정도의 다른 초안을 거쳤다고 한다. 처음 시나리오에 있었으나 최종 시나리오에서는 제외된 장면도 있고, 책에 나오는 내용도 있지만 새로 추가된 부분도 있어 관객에서 놀라움을 선사하기도 한다. 




 영화를 찍을 감독 선정에 이어 주인공 역할을 맡을 아역 배우를 찾는 과정도 들려주는데 책 속의 인물의 이미지와 맞아 떨어지는 배우를 선정하기 위해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주인공 한 명을 뽑는데 수천 명의 아이들이 오디션에 지원했다고 하니 어마어마한 경쟁률이었지 않은가. 마침내 헤플리 역으로 낙점된 행운의 주인공은 잭 고든! (후반부에 언급되는데, 잭도 이미 TV와 광고, 영화를 찍은 경험이 있는 아역 배우라고) 단짝 친구인 롤리 제퍼슨 역을 비롯하여 그레그의 최대의 적 등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배역을 맡을 배우도 다 오디션을 거쳐 선정했다고 한다. 




 우리가 보는 스크린에는 배우들만 등장하지만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스크린 뒤에서 일하는 많은 인원-촬영 기사, 사운드.조명 기술자, 헤어 디자이너,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이 필요하다. 스텝 혹은 제작진이 꾸려지면 영화 촬영이 시작되는 것이다. 책을 쓸 때 필요한 최소 인원(딱 한 명! ^^)과 영화를 만들 때 필요한 최소 인원을 비교한 그림이 웃음을 준다.   
 



 영화에 어울리는 장소를 섭외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지 싶다. 이 영화에서는 세 학교를 섭외해서 촬영했다고 한다. 이 책에는 "웨스트모어 중학교"가 실제로 존재하는 학교처럼 보이기 위해 디자이너들이 만들어 낸 마스코트, 로고, 그리고 학교 신문, 학년 앨범 표지 등이 실려 있다. 그리고 학교 벽에 붙은 포스터나 게시판, 윈스키 선생님의 사무실 벽에 걸린 액자 등에 대한 설명을 통해 여러 디자이너들이 소소한 것들도 신경 써서 만든다는 것, 순식간에 지나가는 장면을 위해서 만들어 내야 할 것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알게 된다.




 영화는 장면 별로 촬영을 하는데 그 때 각 촬영을 알리는 것이 바로 슬레이트 치기! 원 명칭은 "클랩 보드"로 여기에 찍혀 있는 타임스탬프를 보고 소리와 화면을 짜 맞춘다고 한다. 한 장면을 찍기 위해 똑같은 대사를 열 번 넘게 반복하는 배우도 힘들겠지만 이를 찍고, 또 찍어야 하는 스텝들도 마찬가지로 지루하고 힘들지 싶다. 연결되는 장면을 찍기 위해 시간이 흘러도 배우들의 모습을 똑같게 만드는 방법도 알려 준다. 




 배우는 일분 단위까지 모든 일정이 짜여 있는 일정표를 매일 아침에 받아서 일을 한다고 한다. 상당히 -영문으로 작성되어 있는 것이라 더-복잡해 보이는데 배우를 비롯한 촬영팀 등 많은 인력이 시간을 허비하지 않고 정해진 시간 내에 일을 진행하려면 이런 것이 꼭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서는 어린 배우들이 하루에 일곱 시간 반만 일할 수 있는 것 때문에 이용하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 주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리 하는지 모르겠으나 아역 배우들의 학업을 위해 특별 학교를 만드는 등의 배려를 하는 점이 돋보인다. 




 촬영이 완료되면 그 동안 쓰인 세트며 소품을 전부 -분류하고- 꾸려서 창고에 보관해 둔다고 한다. 윔피 키드의 속편을 촬영하게 된다면 다시 요긴하게 사용될 물건들이다. 그 외에도 이 책에는 읽을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그레그의 세 살짜리 동생으로 뽑힌 쌍둥이 이야기, 곰팡이 슨 치즈 조각 만들기, 다양한 의상 제작, 영화에서 최고로 긴장하며 촬영한 장면(^^), 야외 촬영의 어려운 점 등등... 책에 있던 장면이 영화에서 어떻게 찍혔는지도 비교해 보여 주며, 영화 촬영이 끝나면 어떤 일들이 이루어지는 지도 알려 준다.  

 짬짬이 이 리뷰를 쓰는 동안에도 작은 아이가 이 책도 재미있다며 몇 번이고 보았다. <윔피 키드> 영화가 어떻게 완성되었는지,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알게 되었으니 영화를 기대하고 보는 재미가 더 커지지 않을까 싶다. 영화와 관련된 직업에 관심이 있는 아이들도 관심 있게 볼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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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0-06-0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아영엄마님 예전에 케빈은 12살이라는 미국드라마 기억나세요?
그 드라마 진짜 재밌었는데, 저는 그 드라마 보려고 무슨일이 있어도 6시 이전에는 들어왔던 기억이 나요. 이 윔피키드 읽으면 저는 이 작가가 혹 케빈은 12살을 열광하던 작가가 아니였을까?하는 생각이 들어요.
가격대가 좀 쎈게 흠인 것 같아요. 이 책 가격을 좀 만 다운시켜 주면 좋을텐데.

아영엄마 2010-06-07 09:46   좋아요 0 | URL
네!! 저 그 드라마 무진장 재미있게 챙겨가며 봤더랬어요. 주인공이 귀엽게 생겼잖아요. ^--^ (신간이라 아무래도 가격 부담이 좀 되지요.)
- 연우 방금 깨서 님 서재는 나중에 들릴께요~

프레이야 2010-07-28 0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급호감 가요.
한때 그림책에 관심 집중되어 이론서도 좀 보고 했는데..
다 시들해졌네요.
그런데 이 책은 정말 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