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면조를 부탁해! - 크리스마스 파티 맹앤앵 그림책 5
나탈리 다르정 지음, 박정연 옮김, 마갈리 르 위슈 그림 / 맹앤앵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아, 벌써 12월이라니! 11월의 마지막 날을 보낼 때만 해도 한 해가 다 가고 있다는 느낌이 덜했었는데 마지막 장인 12월 달력을 보니 연말이 다가온 것이 실감난다. 아이들에게 12월 하면 생각나는 것들은 뭐니 뭐니 해도 겨울 방학과 크리스마스! (시험도 있겠지만 별로 생각하고 싶지는 않을 듯) 특히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는 먹음직스러운 요리도 먹고, 선물도 받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크리스마스는 일 년에 딱 한 번 있는 생일잔치만큼이나 손꼽아 기다려지는 날이다. 

 


  우리나라야 크리스마스라고 특별히 준비해서 먹는 음식이 없지만 서양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에 칠면조 요리가 빠질 수 없는 모양이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벌이기로 한 늑대, 여우, 족제비. 여우가 제일 미모로운 칠면조를 납치(?)해 오긴 했는데 집에 도착하자 생각지도 않은 일이 벌어진다. 여우에게 잡힌 칠면조라면 고양이 앞의 생쥐 마냥 발발~ 떨어야 정상이겠지만 이 칠면조 아가씨는 뭔가 다르다! 자루에서 나온 칠면조가 집안 꼴이 엉망이라며 청소부터 하라고 엄명을 내린 것이다. 집안이 난장판인 것은 파티 준비 준비에 임하는 자세가 아니긴 하다. 손님 초대해서 맛있는 요리를 먹는 날에 청소는 기본이지~. 


 


 칠면조 아가씨는 안락의자에 떡 하나 자리 잡은 자태가 영락없는 안방마님 포스이다. 청소하는 여우가 투덜거리며 본분을 다하여 집안이 깨끗해질 무렵에 도착한 족제비와 늑대. 이들은 칠면조 요리 빼고는 다른 음식은 먹을 생각이 없었는데 파티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들통 날까 칠면조가 시키는 대로 음식 재료를 구하러 갔다 온다. (배경이 눈 내린 겨울인데 새싹을 구해오는 설정은 조금 애매하게 여겨진다.) 


 


 칠면조가 요리한 음식을 맛있게 먹고 카드놀이도 하며 멋진 시간을 보낸 세 동물은 이까지 닦고 잠자리에 든다. 와우~ 잠자리에 드니 책도 읽어 준다! 그 뒤로 여우, 늑대, 족제비는 칠면조가 시키는 대로 빨간 열매가 달린 장식용 호랑가시나무, 큼지막한 트리용 나무, 장식 줄 등을 준비하느라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낸다.  한 마디로 칠면조가 시키는 건 다 열심히 해~~. 


 


 마침내 크리스마스 전날 밤이 되자 칠면조는 자신을 어떻게 요리할 것인지 물어보고는 포도주에 익혀지고 싶다는 자신의 포부를 밝힌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즐겁게 준비하며 이제껏 잘 지내온 세 동물들로서는 밤잠을 설칠 만큼 당황스러운 이야기. 새로운 친구를 어찌 구워 먹을 수 있겠는가. 더구나 늘 자기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요리해주는 존재이거늘... 
-  잡아먹으려는 쪽과 잡아먹히게 된 쪽이 함께 지내게 된 <화요일의 두꺼비>라는 동화책을 보면 심술궂던 올빼미 역시 결국 두꺼비를 잡아먹지 못한다. 그게 다 함께 지내며 쌓은 정(우정이든 인정이든)때문 아니겠는가~.  



   

 그러자 칠면조는 일 년의 유예 시간을 갖기로 한다. 세 동물로서도 환영할 만한 일. 같이 지내온 정 때문에라도 잡아먹을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게다. 자기들이 좋아하는 최고의 요리를 해주는 칠면조라니, 상전으로 떠받들고 모실만 하다니까~. 그러고 보면 칠면조도 참 영리하다니까. 세 동물을 걱정거리를 해결해 주기 위해 크리스마스 파티 칠면조가 되는 것을 뒤로 미룬다고 했다지만 따지고 보면 자기 목숨을 스스로 구한 셈이지 않는가. 칠면조가 이 책에서 보여 주는, 어디 가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과 지혜로움은 우리 삶의 커다란 원동력이다. 해피엔딩의 결말과 등장 동물들의 익살스러운 표정이 함께 웃음 짓게 만드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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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09-12-05 2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재미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