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툴라는 못 말려! 내친구 작은거인 18
베벌리 나이두 지음, 강미라 옮김, 피에트 그로블러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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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물의 왕 사자도 바보로 만들어 버리는~, 못 말리는 꾀보 토끼 무툴라! 표지 속의 음흉한 웃음을 흘리고 있는 표지 속의 토끼를 보니 뭔가 재미있는 이야기가 펼쳐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솔솔 인다. 우리나라 옛이야기에도 꾀 많은 토끼가 종종 등장하는데 다른 나라에 전해지는 이야기 속의 토끼는 어떤 꾀들을 발휘하는지 궁금해진다. -'작가의 말'을 읽어보니 (미국에 출판된) 브레어 토끼 이야기의 뿌리는 아프리카라고 한다. 여러 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단편적이지 않고 앞의 내용과 연계되어 있어 읽는 재미가 더 크다. 

 [대단한 줄다리기]는 무툴라가 꾀를 발휘하여 두 동물이 엉뚱한 상대와 줄다리기를 하게 만든 이야기이다. 덩치 큰 코끼리, 힘 센 하마도 당하고 마는 무툴라의 꾀에 [사랑에 빠진 사자왕]마저도 당하고 마는데, 사자왕은 심지어 자기 먹잇감이랑 춤을 추기도 한다. [작은 동물은 큰 동물을 놀리면 안 돼!]에서는 털이 길고 북슬북한한 꼬리를 가지고 있던 산토끼들이 스스로 꼬리를 자르고 짧은 꼬리를 갖게 되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런데 책을 읽고 있노라면 무툴라가 늘 다른 동물들을 약 올리고 때로는 애꿎은 다른 동물들을 곤경에 처하게 할 때도 있는지라 은근히 얄미운 마음이 인다. 그래서 한 번쯤 무툴라도 다른 동물의 꾀에 당했으면 하는 마음이 살짝 드는데 [물웅덩이 소동]과 [달리기 경주]는 바로 이런 독자의 마음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이야기이다. 거북이 쿠두가 달리기 선수가 되기 위해 연습을 하고 있다며 무툴라에게 달리기 경주를 제안하는 것으로 시작되는 [달리기 경주]는 흔히 알고 있는 토끼와 거북과의 경기와는 내용이 조금 다르다. 
- 거북이가 무툴라를 속이기 위해 가족을 이용하는 부분은 다른 책에서 본 그림 형제의 "산토끼와 고슴도치 부부" 이야기와 유사한 면이 있다. 

 무툴라가 오디 주스가 먹고 싶어 작은 뿔을 구해 머리에 붙이는 [산토끼와 뿔]에서는 땅돼지 타카두가 무툴라의 꾀에 당한다. 무툴라의 간교함이야 널리 알려져 있나니, 어찌 타카두를 멍청하다 비난할 수 있을까. 마지막 이야기는 악어를 구해주려다 도리어 잡아먹히게 생긴 한 소녀가 무툴라 덕분에 살아난다는 내용으로 우리나라 옛이야기인 '토끼의 재판'과 비슷한 형식을 띄고 있다. 이처럼 읽다 보면 다른 이야기책이나 우화에서 접해 본 적이 있는 듯한 내용도 간간히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읽는 재미가 반감되지는 않는다. 여운이 남는 마지막 문장으로 또 다른 이야기를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으로 130여 쪽의 분량의, 저학년이 가볍게 읽을 수 있는 동화.

- 아난시'를 주인공으로 한 아프리카의 옛이야기 그림책을 보서 'ㅋ, ㅌ' 같이 발음이 강한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이 책에 실린 이야기에 등장하는 동물들의 이름-무툴라, 느트주, 투루, 쿠부, 츠웨네 등은 아프리카 (세츠와나) 언어에서 따온 것이라고 한다. 
(별 네개를 찍을까 했는데 이 책을 재미있게 본 작은 아이는 별 다섯, 큰 아이는 별 넷 반을 준지라 다섯으로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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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08-04-30 2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굉장히 오랜만이어요~ 많이 바쁘셨나봐요!
브리핑에 뜨길래 반가워서 성큼 달려왔어요~~~ ^^

아영엄마 2008-05-01 00:24   좋아요 0 | URL
바쁘게 산다기보다 개인적인 일로 컴을 멀리 하고 지내다보니 자주 안 들어오게 되네요. 반갑게 달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

비로그인 2008-05-01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반가운 마음에 들어와 봤어요.
건강하신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