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을 다 알고 있거나 심지어 비슷한 내용의 책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림책의 경우에는 좋아하는 그림 작가의 그림을 보고 싶다거나 갖고 싶어서 탐나는 책이 있다. '리즈베스 츠베르거'도 그런 그림 작가 중의 한 명으로 <난쟁이 코>를 통해 처음으로 이 작가의 화풍을 접하고 매력을 느끼게 되었다. 그 후에 지금은 절판된 그녀의 작품 다섯 권(도도 명작그림동화 시리즈/작가 이름:리즈벳 쯔베르커로 되어 있음)을 공구 형식으로 구입하기도 했었다. ^^* - 알라딘은 표지에 나와 있는 이름이 아니라 "리즈벳 쯔베르커"로 올려 놓았는데 어느 쪽이 외래어 표기법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 집에 있는 책은 2007년에 나온 개정판으로, 1판에는 8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었는데 개정판에 3편-엄지 아가씨/돼지치기와 어리석은 공주/나이팅게일-이 추가되었다고 한다. (구판을 미리보기로 비교해 보니 문장도 조금 손본 듯) 아직 안데르센의 작품을 모두 접해보지 못하였는지라 이 책에 실린 "모래 아저씨"나 "높이뛰기 선수들" 같은 동화는 나나 아이들이나 처음 보았다. 작은 아이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큰 아이(초등 5학년)는 이 책을 들고 들어가서는 자라고 해도 책을 덮지 못하는 거 보면 엄마의 잔소리도 이겨낼 만큼 매력적인가 보다. -결국 불 켜진 마루로 나와서 다 보고 자러 갔음. -.- 간결하면서도 차분한 느낌과 스케치한 선의 섬세한 느낌이 살아있는 수채화의 담백한 매력을 발산하는 리즈베스 츠베르거의 그림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그림을 직접 보면 아이보다 어른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이 책처럼 여러 가지 이야기가 한 권에 실려 있는 경우 삽화가 낱권 책보다 풍부하지 못하다는 단점이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절판 그림책과 비교해 보니 삽화가 다 실린 것이 아닌 모양이다.("엄지 아가씨"를 절판 그림책과 비교해 보니 삽화가 반 정도만 실려 있다. 두 책의 번역자가 달라서인지 문장도 차이가 나는데 본 책의 문장이 내용 묘사가 좀 더 자세하고 내용도 풍성함.) 글 분량도 많고, 책 무게도 만만치 않아서 대상 연령은 저학년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안데르센의 동화는 권선징악 구조의 옛이야기와는 다른 스타일인지라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거부감을 주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동화 내용을 손질한 책이나 축약본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 어른이 되어 어릴 적 읽었던,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읽는 동화의 작가 안데르센의 삶과 작품 세계, 작품의 배경 등을 알아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 삽화가 다 실리지 못한 점을 고려하여 별점을 넷으로 함. 저작권이 어디에 속해 있는지 모르겠지만 '리즈베스 츠베르거'를 좋아하는 독자를 위해서라도 절판된 작품들이 다시 선을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절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