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정말 원하는 것 미래그림책 51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지음, 이미옥 옮김, 헤르베르트 렌츠 그림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1월
평점 :
품절


  한 광대 가족 이야기를 통해 엄마(혹은 아내)가 집안일만 하는 존재가 아니라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자기만의 꿈을 가진 존재임을 일깨워주는 그림책이다. "호첸플로츠" 시리즈의 작가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의 작품으로, 이 책은 힘든 집안 일을 가족들도 함께 하자는 선에서 더 나아가 엄마를 꿈을 지닌 한 개인으로 부각한 점이 돋보인다. - 본문을 보면 등장인물 이름 앞에 '멍청한'이란 수식어가 종종 등장한다. 이 점이 책을 읽어주는 어른들로서는 조금 껄끄러울 수 있을 듯 하지만 원제가 Die dumme Augusine'임을 감안하여 보아야 할 듯.

 광대 가족을 소개하는 장면 다음에 나오는 그림을 보면 가족을 비롯하여 서커스 단원들, 그리고 우리 속의 동물들까지도 앞모습이나 옆모습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에 반해 오직 엄마만, 빨래를 널고 있는 아우구스티네만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뒷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일상에 묻혀 드러나지 않는 아내 혹은 엄마의 희미한 존재감을 표현한 장면이 아닐까 싶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를 떠올리며 서커스 무대에 오르는 꿈을 꾸곤 하는 아우구스티네의 미소가 어린 얼굴은 집안 일을 하고 있을 때의 표정 없는 아우구스티네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남편인 아우구스트가 공연을 하며 박수 갈채를 받는 동안 아우구스티네는 하루 종일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집안일과 양육을 하느라 바쁘다. 빨래, 다림질, 요리, 설거지, 청소, 숙제 봐주기, 아이 돌보기 등등 셀 수 없이 많은 일들. 결혼한 여성에게 흔히 비하하는 투로 "집에서 애보고 살림이나 하지~." 하늠 말을 하곤 하는데, 해도 표 안 나고 안 하면 대번에 표 나는 게 바로 집안 일이라는 것을 해본 사람은 안다. 그러나 가족들은 엄마(혹은 아내)가 이런 많은 일들을 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뿐, 엄마에게도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는 것을 생각지 않는 경향이 있다. 아우구스티네도 남편에게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가 애들이나 키우라는 소리를 듣는다.

 결혼 전에 가졌던 미래의 꿈이나 계획들은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며 정신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면 뒷전으로 밀려나기 일쑤이다. 이 책을 보며 주부로, 아이 엄마로서의 나 말고 한 개인으로서의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인지를 생각해 보게 된다. 가족을 위한 일도 소중하고 중요하지만 가슴 속에 품고 있는 꿈이나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이해와 도움이 꼭 필요하다. 아우구스티네가 멋지게 공연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된 남편은 그날 밤 아내에게 앞으로 자기도 집안 일을 도울 테니 함께 무대에 서자고 한다. 아이들과 가끔 장래희망에 대해 이야기를 하곤 하는데, 이 책을 보며 아이들도 엄마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꿈을 가졌는지 관심을 가지게 되지 않을까 싶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07-04-03 1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7-04-03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홍/수가 "엄마 꿈은 뭐?" 하고 물으면 "부자되는거" 라고 대답을 해요. 그러면 수가 단번에 "부자는 나쁜 거~" 하고 말하더라구요.
과연, 진정한 나의 꿈을 뭘까요?

비로그인 2007-04-03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제 꿈에 대한 꿈을 꾸어보곤 한답니다. 우리 멋진 계획을 세워 한번 이루어보도록 해요.화이팅!

소나무집 2007-04-04 0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꿈이 있었지만 그 꿈을 이루기엔 너무 늦지 않았을까 망설이며 또 세월을 보냅니다. 그래서 요즘은 아내나 엄마나 주부로서도 쉽게 이룰 수 있는 작은 꿈을 꾼답니다.

아영엄마 2007-04-04 2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님/저도 꿈이 있긴 한데 나이를 자꾸 먹어가니 과연 이룰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홍수맘님/부자가 나쁜 것만은 아닌데 말이죠. 삶의 여유가 있어야 꿈도 꾸게 되는 것 같아요.
승연님/님은 꿈을 이루어 가고 계실 것 같은데요? ^^
소나무집님/나이를 먹어가니 젊을 때의 꿈은 접고 좀 더 쉽게 이룰 수 있는 꿈쪽으로 무게를 싣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