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고한 벽을 만들어 버리는 편견

편견 - 세상을 바르게 보는 6가지 따뜻한 시선
고정욱 외 지음, 유기훈 그림 / 뜨인돌어린이 / 2007년 1월

 "세상을 바르게 보는 6가지 따뜻한 시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 여섯 명의 작가-고수산나, 고정욱, 김진, 박민호, 윤소이, 임정진-가 사회적인 약자에 속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 단편이 실려 있다. 각 편마다 본문 뒤에 '작가의 말'이 실려 있다. 외국인, 장애인, 탈북자, 학력, 외모 등 우리의 눈을 가리고 벽을 만들어 버리는 편견을 주제로 한 여섯 편의 이야기를 통해 내 안에 존재하는 편견들에 대해 인식해 볼 수 있다. <플루토 비밀 결사대> 등의 책에 삽화를 그린 유기훈씨가 그림을 그려서인지 화풍이 눈에 익은 표지가 단박에 눈에 들어온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알게 모르게 편견 덩어리들을 차곡차곡 쌓아 간다. 다른 사람들을 대할 때 이 가시 돋힌 덩어리들은 슬그머니 머리를 쳐들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차갑고 견고한 벽을 만들어 버린다. 상대의 본 모습을 보지 못하게 가려 버리는 무수한 편견들. 내 속엔 얼마나 많은 편견이 또아리를 틀고 있을까? 내가 지닌 편견 탓에 용기내서 다가오는 사람들을 밀어내 버리지는 않았을까. 그로 인해 크게 상처입은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으며 편견은 세상과 사람을 대하는 나의 시선을 흐리게 만들어 버리는 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와 오까상>편은  일본인 엄마를 둔 아이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우리나라와 일본의 역사적인 반감 때문에 겪게 되는 편견과 어려움을 담고 있다. 작가의 말을 읽으며 인종이나 나라의 부의 수준 등으로 달라지는 외국인에 대한 편견과 호의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새터민 석철이>에서는 북한에서 탈출하여 온 새터민 아이에 대한 편견을 다루고 있으며, <엄마는 예언자>는 장애가 있는 엄마를 둔 아이의 이야기다. 

  외모가 큰 비중을 차지하여 아이들에게도 큰 고민거리로 작용하는 요즘 세태를 반영한 <난 아름답고 뚱뚱해!>는 각기 다른 이유로 힘들어 하는 두 아이를 등장시키고 있다. <만수 아저씨의 꿈>에서는 학력만 믿고 전통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은 형과 아버지 곁에서 묵묵히 일을 배운 아우를 대비시켜 학력보다 능력을 우선으로 하는 세상이 왔으면 하는 소망을 담고 있다.  그리고 마지막 편인 <50년만의 졸업식>은 여자라는 이유로 배우고 싶어도 배우지 못하고 천대받던 시대를 산 할머니의 이야기로, 처음 접하는 류의 이야기도 아니면서 읽다가 마음이 아파 울컥 울컥, 눈물이 났다.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버려야 할 편견이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자신의 편견을 하나, 둘 털어내고 세상을, 이웃을 대한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따뜻해지고 밝아질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난 후에 가장 높은 별점을 주라고 요청한 우리 아이가 고정욱님의 말처럼 '사회의 약자를 이해하고, 그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미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