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버스터 1
미야베 미유키 지음, 김소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07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2006년은 여느 때보다 일본 문학 작품이 많이 출간된 해였는데 나 역시 작년에 몇몇 일본 작가들의 작품들을 접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유>, <모방범> 등으로 미스터리 문학(사회파 추리소설) 쪽으로 먼저 이름을 알린 미야베 미유키는 미스터리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쓰는 작가라고 한다. 일전에 읽기 시작한 <브레이브 스토리> 역시 미스터리 쪽인 아닌 판타지 문학이며, 두 개의 공간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 <드림 버스터>는 SF 계열의 소설이다. 개인적으로 SF 문학 쪽은 호감을 가지는 정도이지만 '미미 여사'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저자의 작품은 '미야베 미유키'의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읽어 보기를 청하게 된다.

  처음에 '드림 버스터'라는 제목이 생소하여 무슨 뜻인지 궁금했었는데 이는 주인공의 직업을 일컫는 용어로, '고스트버스터즈 (Ghostbusters, 1984) '라는 영화를 떠올려 이해하기 쉬울 듯 하다. 이 작품은 두 개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이야기도 두 부분으로 진행되는데, 주인공인 셴과 마에스트로가 거주하는 ‘테-라’라는 행성과 이들이 활동하는 지역인 지구의 일본이 주 무대이다. 사람의 꿈을 통해 그 사람을 지배해 버리는 존재를 잡아 들이는 일을 하는 드림 버스터란 직업이 생겨난 것은 테-라에서 무리한 실험으로 사고가 일어난 후부터이다. 그 사고로 다른 공간인 지구와 연결되는 구멍이 생겨나고, 실험대상이 되었던 사형수들의 '의식'이 지구로 도망쳐 오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즐거운 글을 쓰고 싶다'는 저자의 마음이 반영된 작품이라고 하는데 작품 내용이 무겁지도 않지만 이야기 속에서 다루는 소재들이 가벼운 것도 아니다. 흉악범들의 '의식'에 의해 꿈을 지배당하는 사람들은 매사에 자신감이 부족한 여성이나 학대 받는 아이 등 현실이나 내면에 큰 아픔을 지녔거나 갈등, 혼란을 겪는 이들이다. 저자는 작품 속에 사회 문제를 반영하는 작가답게 이들의 내면 묘사에도 충실하다. 누군가의 꿈 속에 존재하는 의식을 잡기 위해 드림 버스터가 출동할 때마다 새로운 등장인물들을 만날 수 있는지라 흥미를 가지고 읽어나가기 수월하며 재미가 있다.

 저자인 미.미. 여사가 게임도 탐닉한다고 하던데 작품 출시일에 맞춰 "대항해 시대"라는 온라인 게임에 이벤트 형식으로 드림 버스터 미션이 들어가기도 했었단다. 실험대상이 된 흉악범 중의 한 명이 셴의 어머니인 점 또한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유발하는 흥미로운 요소이다. 저자는 테-라의 척박한 환경이나 부족한 물자로 어려움을 겪는 생활, 무모한 실험 등을 통해 인구 과잉, 환경 오염, 자원 부족 등의 원인으로 먼 미래에 지구에 일어날 수 있는 일에 대해 경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드림 버스터가 또 어떤 꿈 속으로 출동하게 될 지, 언제쯤 셴이 엄마의 '의식'과 조우하게 될지 흥미를 가지고 시리즈 다음 권이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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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2-01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취향에 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