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마뉴 대왕의 위대한 보물 문지아이들 38
드보라 클라인 그림, 나디아 웨트리 글,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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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에 존재하는 실존 인물 샤를마뉴 대왕을 주인공으로 한 작품으로, 책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을 일깨워 주는 그림책이다. 오일 파스텔, 아쿠아 크레용, 연필을 사용하여 그린 그림도 내용과 잘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초반에 시대적인 배경 설명-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암흑시대-이 간략하게 언급된다. 영토 확장에 힘써 대제국을 이루었지만 조금도 행복하지 않았던 샤를마뉴 대왕은 신하들을 불러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는 것, 외로움과 따분함을 가시게 해 줄 보물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내린다. 과연 어떤 보물이 막강한 부와 권력을 지닌 이 대왕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을까?

  대왕의 명령이 신성로마제국 전체로 퍼져 나가고 한 달 뒤 신하들이 보물을 선보이기 위해 모이게 된다. 그런데 신하들이 벌이는 요란한 소동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기만의 세계에 행복하게 빠져 있는 초라한 남자가 대왕의 눈에 들어 온다. 그는 '알킨'이라는 도서관 사서로 대왕에게 도서관 수리비를 청하러 온 것으로, 대왕에게 절을 하다 무엇인가를 떨어뜨리게 된다. 그것은 바로 책!! 책을 좋아하는 알킨은 대왕에게 받치기 위해 가지고 온 것이 아님-이제 막 재미난 부분을 읽을 시작한 참이기에 더욱!-을 밝히는데, 바로 이 점이 이 이야기가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부분이다.

  알킨은 책 속에 세상의 보물이 다 들어 있다고 말하며 글을 읽을 줄 몰라 책이 소용없다는 대왕에게 글을 가르치기 시작한다. 읽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대왕이 양피지를 거꾸로 들고, 마음처럼 금방 배워지지 않자 버럭 화를 내기도 하고, 자기 이름을 읽을 수 있게 되자 틀리게 나마 벽에 마구 적는 모습 등이 미소를 자아내게 한다. 그리고 대왕이 전쟁에 나갈 때도 알킨 사서를 대동하여 매일 책을 읽어달라고 하고, 스스로도 읽을 수 있게 되는 모습은 엄마가 책을 읽어주는 것을 듣고, 글을 익혀 스스로 책을 읽게 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왕이 책을 읽는 모습을 담은 장면은 흐뭇하기 그지없는 광경이다. 밥 먹을 때도, 잠자리에 들어서도, 목욕을 할 때도, 전투나 중요한 회의를 하러 갈 때도... 황금이나 아름다운 여인보다 더, 여러 나라의 진기한 보물보다도 더 위대한 보물. 대왕은 평생 동안 자신을 행복하게 해 줄 위대한 보물을 찾아낸 것이다! - 이 때는 사람이 일일이 책의 글을 손으로 베껴서 복사본 책을 만들어야 했던 시기이니 그 책 한 권 한 권이 얼마나 소중했겠는가.

 우리 아이들이 책에 빠져들어 있는 모습, 참 어여쁘고 근사하지 않던가. 가끔 책 보느라 밥 먹는 것도, 공부도 뒷전인 우리 아이들을 보면 속이 상하고 화가 나기도 하지만 어쩐지 책을 보고 있는 그 순간만큼은 야단을 치기가 어렵다. 혹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이 있다면 이 그림책을 통해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가 되어 줄 책이 주는 즐거움과 행복함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보고 나서 너무나 뿌듯하고 행복했던 그림책으로 우리 아이들도 재미있게 보았는지라 별점 다섯개를 줌~. (글 내용이 조금 많은 편이라 대상 연령은 7세 이상이 적정할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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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아이 2007-01-17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권해주는 가장 큰 의미는 '아이들에게 인생의 소중한 동반자'를 마련해주기 위해서겠지요. 도서실에 있다보면 수단으로만 독서를 이용하는 엄마들을 보게 되는데, 참 마음이 아프답니다. 이 책, 꼭 구해서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