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가 사상과 민주주의

묵가는 하느님이라는 권위를 제시하고 인간을 법과 제도를 만드는 사회적 과정에 참여하게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종교적 권위가 사람들을 적잖이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은 오늘날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동감할 것입니다. 또 나라와 천하를 다스리는 큰 원칙과 기준을 만들 때 갑론을박의 토론장에 사람들을 참여하게 하면, 아무래도 결과적으로 만들어진 대원칙을 더 잘 존중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도 묵자는 사후에도 설득이 필요하다고 본 것 같습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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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을 하고 합의를 이끌어내고 이후에 설득을 하자? 좀 현대적인 것 같지요?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서구적인 냄새가 날 텐데요. 사회계약, 사전 토론, 사후 설득을 말한 것을 보면 정말 동양사상이 맞나 싶기도 합니다. 《묵자》 후반부에는 후기 묵가가 만들었다는 《묵경墨經》이 있는데, 《묵경》을 보면 토론·합의·논리·논증·수사 등등 더욱 서구적인 냄새가 많이 납니다. 내 주장을 이해하게 하고, 개념을 명확하게 정의하며, 근거를 통해 의견을 분명하게 전개하고, 서로 같은 점을 찾아내는 소통의 기술과 설득의 방법들이 쓰여 있는데, 그것을 보면 묵자는 정말 토론과 설득을 통해 인간이 어떤 대원칙과 기준들을 잘 지키는 인간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본 것 같습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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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능과 의심스런 정치적 효과

유가는 윗사람이 솔선수범하면 절로 사람들이 착해지고 정치의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한비자 생각에는 솔선수범의 효과는 없고 신상필벌만이 답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유가는 군주에게 단순히 모범을 보이라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고 성인 군주가 되라고 하는데, 사실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일이죠. 윗사람이건 아랫사람이건 사람이라면 약점과 흠결이 있기 마련인데, 윗사람에게 늘 성인이 되길 당부하고 성인과 같은 도덕과 윤리의 화신이 되길 바라는 건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고 지나치게 비현실적입니다. 설령 정말 성인이 된다고 해도 정치적 효과가 있을까 의심스러운데 그런 비현실적 과제를 부여하다니요? 또 그러면 자칫 정치와 통치가 챙겨야 할 근본적인 일들이 소홀히 될 수 있습니다. 상과 벌을 제대로 주고 사회적 자원의 분배를 합리적으로 해서 사회적 생산성을 높이는 과제들이 무시될 수 있지요.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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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디 인人과 민民은 다르죠. 당시에 인은 국인國人으로서 제후와 대부·귀족계층과 같이 성안에 사는 사람, 즉 교육과 문화의 수혜자이자 지배집단에 속한 사람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민은 성 밖에 사는 사람들, 육체노동에 종사했던 피지배층을 뜻합니다. - <제자백가, 인간을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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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를 제대로 지으려면 균등한 토지 분배가 우선인데, 그것을 위해 맹자는 정전제井田制를 대안으로 주장했고, 또 가구마다 5무畝의 집터와 100무의 논밭을 소유하게 하면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맹자는 토지의 균등한 분배를 주장하면서도, 동시에 귀족의 기득권도 옹호했습니다. 맹자는 항상 대를 이어 벼슬을 하고 정치를 한 귀족, 세족世族, 거실巨室을 존중하라고 했지요. 정전제로 대변되는 토지의 균등한 분배와 귀족의 기득권 및 특권 유지는 병행될 수 없는 문제인데도 말입니다 -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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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를 포함해 대부분의 법술지사는 군주의 무위無爲를 주장합니다. 로봇처럼 아무 생각 없이 법을 기계적으로 적용하면서 기능적 역할만 하는 군주를 생각한 것이지요. 이것이 법술지사가 주장하는 군주의 무위이고, 법치는 그러한 무위와 같아야 한다고 했지요. 상앙이 한비자만큼 철저히 군주의 무위를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군주가 사적 욕심과 의지를 배제하고 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정도의 무위를 주장한 것은 사실입니다. -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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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는 귀족, 지주, 관료를 인정합니다. 모두가 법 앞에서 평등하고 군주 앞에서 동일한 의무와 권리를 가진 존재가 아니라, 철저히 기득권층을 인정한 채 시작하지요. 다만 신분 계층의 상위에 있는 이들이 도덕적으로 충분히 수양을 한 군자가 되기를 바라는 것일 뿐입니다. - <제자백가, 공동체를 말하다>, 임건순 지음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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