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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ㅣ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평점 :
양로원을 탈출하여 가방을 훔쳐서 다니는 위험폭발같은 알란 할아버지.
그의 생애와 도망다니는 시간을 추적하며 인생사 사는 낙천적인 모습에 즐거움의 독서를 한듯 싶다.
꼼꼼한 스토리라인 속에서 마치 포레스트검프 마냥 역사의 중요사건, 주요인물을 만나고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각색한 상상력이 기발나다.
그는 늙고 기력이 쇠해갈 때 마냥 주저앉아서 주어진 양로원의 스케쥴대로 지내면서 죽음을 기다릴 수 없었던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그가 때론 상식밖의 일을 저지르지만, 밉지않게 묘사되기도 해서인지 모르겠지만 같이 박수치고 같이 동행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러기에 아론손 반장도 나중엔 합류한 친구가 되지 않았던가 말이다.
역사속 대통령들과 지도자라 하는 이들의 인간적인 때론 우스꽝스러운 캐릭터 묘사가 압권이다.
이념과 사상에 억매이지 않고, 비극과 슬픔에도 초연하고 자기의 끼를 충실히 발휘하며 산 알란 칼손이란 인물은 이전 그리스인 조르바에게서도 본 비슷한 내음을 뿜는 인물이다. 두꺼운 책이지만 재미있게 보았고, 최근 개봉한 영화에도 관심을 기울이게 했다. 스웨덴에 이런 작가가 있다는 건, 그들의 복이 아닐런지.
★ 역자의 글
책장을 넘기며 혼자서 키득거리게 만드는 작품, 고개를 끄덕이고 무릎을 탁 치게 하는 작품, 이야기에 빠져 정신없이 번역하다 보면 어떻게 페이지들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되는 작품, 마지막 페이지가 가까워질수록 기쁘기는커녕 점점 줄어드는 케이크 조각을 보듯이 아쉬움이 커지는 작품. 독서의 즐거움과 번역가로서의 보람을 동시에 안겨주는 대박과도 같은 작품. 번역 일을 하다보면 이런 책들을 가끔은 만난다. 이 작품,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이 바로 그런 행복한 책이었다.
백 세 노인의 나이의 반만 되어도 벌써 저마다의 감옥을 파고 그 속에 자빠져 누워 버리는 우리들에게 한 가닥 힐링처럼 다가오는 이 상쾌한 책은 스웨덴의 신예 작가 요나스 요나손의 첫 소설이다.
★ 요나스 요나손 : 첫 소설로 대박난 작가
- 1961년 7월 6일 스웨덴 백시에에서 태어남. 예테보리 대학교에서 스웨덴어와 스페인어 공부.
- 졸업 후 15년간 기자로 일했고, 1996년에는 OTW라는 미디어 회사를 설립,
- 고질적인 허리 통증으로 고생하던 중 의사의 말을 듣고 회사를 매각하고 20여 년간 일해 온 업계를 떠나기로 결심
- 2007년 스위스 티치노로 이주 뒤 오랫동안 구상해 온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집필
★ 이 소설의 특징
- 현재와 과거가 경쾌하게 교차하는 이야기
- 이데올로기의 함정을 비웃는 정치적 중립성
- 현대사의 주요 장면과 맞닥뜨리는 재미
★ 간략 내용 : 다이너마이트급 꽃할배, 웃음은 기본 역사는 옵션
- 1905년 스웨덴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노인이 살아온 백 년의 세월을 코믹하고도 유쾌하게 그려냄.
- 100세 생일날 슬리퍼 바람으로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탈출한 ‘알란’이 우연히 갱단의 돈가방을 손에 넣고 자신을 추적하는 무리를 피해 도망 길에 나서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 양로원을 탈출해 남은 인생을 즐기기로 한 알란은 버스 터미널에서 한 예의 없는 청년의 트렁크를 충동적으로 훔치고 버스를 탐. 사실은 돈다발이 가득 차 있었던 트렁크로 인해 쫓기는 신세가 된 그의 여정에 평생 좀스러운 사기꾼으로 살아온 율리우스, 수십 개의 학위를 거의 딸 뻔한 베니, 코끼리를 키우는 예쁜 언니 구닐라 등 잡다한 무리가 합류.
- 스웨덴의 소읍은 노인의 실종으로 발칵 뒤집히고 연로한 노인을 찾기 위해 형사반장이 급파됨. 백 세 노인 일행과 그들을 쫓는 갱단, 그리고 그 뒤로 또다시 그들의 자취를 따라가는 경찰. 보통의 추격전과 달리 도망치는 쪽이 여유롭기 그지없는 술래잡기
- 이와 같은 이야기 속에서 시한폭탄과도 같은 노인 알란이 세계사의 격변에 휘말리며 살아온 인생을 되돌아보게 됨.
어려서 부모를 잃고 폭약 회사에 취직한 알란은 험한 시대가 요구하는 그 기술 덕에 스웨덴 시골뜨기로선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인생을 살게 됨. 그저 검둥이를 한번 보고 싶어 고향을 떠난 그는 스페인 내전에서 프랑코 장군의 목숨을 구하는가 하면, 미국 과학자들에게 핵폭탄 제조의 결정적 단서를 주고, 마오쩌둥의 아내를 위기에서 건져 내고, 스탈린에게 밉보여 블라디보스토크로 노역을 갔다가 북한으로 탈출해 김일성과 어린 김정일을 만나기도 함.
- 엄청난 사건과 고난이 끝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를 견지하는 알란의 모습은 독자들로 하여금 행복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유의지를 과연 그 무엇이 억누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함.
- 우연히 세계 유명 인사를 만나고 커다란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지만 자신은 정작 어떠한 정치적 견해도 갖지 않는 백지 상태의 정신은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영화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게 하기도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