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이 책을 잡게 되었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강의,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숲 등 신영복선생님의 여러 책들을 소장했음에도 끝까지 읽어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담론은 특별났다. 일단 김미화씨의 사회로 녹음하여 들려준 팟캐스트 방송이 있었다. 듣기와 병행함으로써 이해를 도왔다.
선생님이 쇠귀체로 쓴 ˝서울˝, ˝처음처럼˝, 상선약수˝ 등의 글들에서 감명을 받기도 해왔다. 작년말 한 시민단체에서의 후원의 밤에 ˝더불어 숲˝ 현판이 경매로 나와 수백만원대에 낙찰되어 기부되기도 했다. 그만큼 인지도가 있으신 분...
박정희대통령 시절에 통혁당사건으로 영창으로 끌려들어가 사형수에서 무기수로 바뀌면서 기약없는 복역을 하다가 20년만에 광복절특사로 사회에 나오셨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자신의 그 불운한 시기를 대학시절이라고 하시며, 감옥에서 인간학을 배웠다고 하신다. 이 책도 고전에서 배우는 인간관계에 대한 내용으로 강의한 녹취록이다.
1부에선 시경, 초사, 주역, 논어, 맹자, 한비자, 노자, 장자, 한비자 등 중국의 춘추전국시대 사상을 소개하면서 우리 시대에 투영시키셨다.
기계에 대한 추종을 맹목적으로 따라가는 현대시대이지만, 장자에서 들려주는 한 농부의 기계무용론은 귀담아들을 부분이 많다. 이미 선투자에 의해 자본이 투여된 것이기에 비용이 적게 드는 것도 아니란 말과 함께 기계의 마음 때문에 인간이 소외된다는 점은 무시못할 점이라는 것이다.
또한 묵자의 ˝네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면서 반전론으로 몸바쳐서 전쟁을 막아내려 한 그들, 겸손을 최고의 미덕으로 따른 이들에 대해서도 감동적이었다.
2부에선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쓸 때의 본인의 상황과 만났던 인생들 이야기이다. 1부에 비해서 스토리가 있어서인지 내겐 더 잘 읽혔고 재미졌다.
물처럼 산다는 말. 상선약수. 그리고 그러한 인생을 살아간 두 작가 박완서, 박경리 선생 이야기도 맘에 다가왔다. 또 샌님같은 지식인으로 대우받고 인정받는게 익숙했던 본인이 어떻게 낮춰지고 무시되고 또 기술을 배워 물건을 만든 것에 대해 욕을 먹고 하면서 두 손이 거칠어졌는지.이야기하는 부분에선 느끼는게 많았다. 그분은 어린아이들과 추억담을 기록했던 ˝청구회의 추억˝을 기록할 때 쯤에는 암울한 감옥생활이었지만 그 기억을 되뇌이면서 잠시의 안식이었음을 고백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인생의 어둔 터널같은 시기가 있다. 이 시기를 어떤 자세로 맞아서 겪는가에 따라 그 자취가 다르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가 그냥 이론이 아닌 실천과 삶을 기반한 것이기에 더욱 호소력이 짙고 우리 맘을 두드리는 북소리가 되는 이유일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