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우기라고는 하지만 비가 많이 오지도 않고 그나마도 밤에 주로 오는 이곳에서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은 거의 없다. 어제 오랜만에 비소식이 있구나 했는데 오후부터 내린 비가 하루종일 좍좍 오늘까지도 계속 내리고 있다. 식탁에 앉아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고 있으니 해야할 일도 있고, 내가 하려고 맘 먹은 일도 있었는데 다 하기 싫어졌다.
그래서 벌떡 일어나서 김치부침개를 만들어 와서 앉은 뒤 '트루 디텍티브'를 보기 시작했다.
스토리 전개가 느리고, 분위기가 무척 우울해서 어쩌다 한개씩 보던건데 오늘 앉아서 다 끝내버렸다. 하도 드라마의 분위기가 암울해서 끝을 보지 않으면 우울을 못 벗어날 거 같아서... 비도 오는데, 드라마도 우울하고, 전에 루터 라는 영드를 볼때도 우울이 땅밑으로 들어갔었는데 이건 더 하다! 도대체 왜 이걸 보기 시작한거야.
특히 매튜 매커너히는 내가 별로 안좋아하는 배우. 왜냐면 도대체 그사람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전에 인터스텔라를 극장에서 봤었는데 미국극장은 자막이 없기 때문에 안그래도 말을 잘 못알아 들으면서 보는데 이 매튜 매커너히의 말은 도대체 하나도! 알아 들을 수가 없는것이다. 이 드라마에서도 특유의 밑으로 깔리면서 웅얼거리는 그 목소리가 드라마를 더욱 더 우울하게 만들었다. 목소리만 들어도 막 우울이 몰려들어옴 (그래도 한글 자막으로 봤으니 다행이다. 안그랬으면 보다 포기했을수도) 그래도 연기는 진짜 잘했다!! 파트너로 나온 배우 우디 해럴슨의 연기도 짱.
5회정도가 되니 대충 윤곽이 나오고, 6회부터는 속도도 붙고, 끝 마무리가 잘되어서 다행히 기분은 좀 나아졌다. 드라마는 참 잘 만든, 좋은 드라마이고 배우들의 연기는 더할 나위없이 좋고. 그런데 막 한번 보라고 하지는 못하겠다. 우울의 늪속에 빠질 가능성 아주 높음.
내가 만든 김치전은 까먹고 사진을 안찍었고 아들녀석 만들어 준 호떡을 대신. 어쩐지 비오는 날은 기름기가 있는 걸 먹어야 하는거 같다. 좀 이따 저녁으로 또 김치부침개 먹어야지.
------------------------------------------------------------------------
저녁으로 김치전 먹으면서 추가
빗소리 들으면서 먹다보니 막걸리 뭐 이런거랑 같이 먹어야 딱인데 전에 한국마켓에서 사온 막걸리를 큰딸이 연말에 친구집에 가면서 가져가 버려서 (호응이 엄청났단다) 없다. 흑 어쩔 수 없이 콜라랑 먹어야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