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 살던 시절 우리가 왜 양키들의 명절을 따라 해야 하냐며 당시 남친이었던 남편에게 초콜렛 한번 준 적이 없던 나는 미국에 와서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며 초콜렛과 장미를 받아왔다.
얼마 전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엔양이 아빠가 한국에 있었을때 엄마가 발렌타인스 데이에 초콜렛을 주었냐고 묻는다 (엔양이 화이트데이도 알더라고) 남편이 그동안 무척 억울했었는지 자기는 한 번도 초콜렛을 받은 적이 없고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네?
그래서 좋아. 까짓거 소원 한번 들어주지 뭐
올해는 내가 초콜렛 살 테니 남편은 사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남편이 장미랑 초콜렛을 또 사 왔다.(그것도 고디바 큰 봉지 두 개나.. 안 그래도 체중조절 해야 한다는 경고받았는데 어쩌라고 ㅜㅜ)
전날 저녁 삼겹살에 와인을 조금(!) 많이 마시는 바람에 라면으로 해장을 하려 했는데 엔양이 발렌타인스 데이에 라면이 뭔말이냐며 아침을 차려주었다.
고맙긴 한데.... 엄마는 얼큰한 국물이 필요하단다. ㅜㅜ
하지만 위대한 모성으로 열심히 먹었고 먹다 보니 그럭저럭 해장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해장으로 햄버거를 먹는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괜찮았다. 내 식성이 미쿡화 되어가는 걸까.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