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에 살던 시절 우리가 왜 양키들의 명절을 따라 해야 하냐며 당시 남친이었던 남편에게 초콜렛 한번 준 적이 없던 나는 미국에 와서는 로마에서는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며 초콜렛과 장미를 받아왔다.

얼마 전부터 한국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엔양이 아빠가 한국에 있었을때 엄마가 발렌타인스 데이에 초콜렛을 주었냐고 묻는다 (엔양이 화이트데이도 알더라고) 남편이 그동안 무척 억울했었는지 자기는 한 번도 초콜렛을 받은 적이 없고 한 번 받아보는 게 소원이라네?

그래서 좋아. 까짓거 소원 한번 들어주지 뭐

올해는 내가 초콜렛 살 테니 남편은 사지 말라고 했는데 굳이 남편이 장미랑 초콜렛을 또 사 왔다.(그것도 고디바 큰 봉지 두 개나.. 안 그래도 체중조절 해야 한다는 경고받았는데 어쩌라고 ㅜㅜ)


전날 저녁 삼겹살에 와인을 조금(!) 많이  마시는 바람에 라면으로 해장을 하려 했는데 엔양이 발렌타인스 데이에 라면이 뭔말이냐며 아침을 차려주었다.

고맙긴 한데.... 엄마는 얼큰한 국물이 필요하단다. ㅜㅜ


하지만 위대한 모성으로 열심히 먹었고 먹다 보니 그럭저럭 해장이 되었다. 미국에서는 해장으로 햄버거를 먹는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그게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괜찮았다. 내 식성이 미쿡화 되어가는 걸까.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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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2-16 06: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해피 발렌타인 언니!!!! 언니의 평생 스윗 하트 남편분, 안 그런척 하시며 다 챙겨주시는 분인거 제가 알죠! 언니네 옛날 컴퓨터 방 책장의 빽빽히 꽂혀있던 책들도 기억 나고요. 언니 보고 싶어!

psyche 2021-02-16 07:56   좋아요 2 | URL
스윗 하트 남편은 요즘 나이가 늘었나 무척 징징??? 거리네. ㅋㅋ 사실 미국에서는 친구도 없고 그저 마누라만 바라볼 수 밖에 없으니 그렇긴 하지만... 올해 한국에 갈 거니깐 그때 꼭 보자고!!

단발머리 2021-02-16 07: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아아아아아! 정말 하트하트한 장면인데요. 초콜렛도 장미꽃도 너무 근사합니다. 엄마 아침 차려주는 딸마음이 예뻐요~ 하려는데 예쁘게 차린 아침상도 이쁘네요. 저도 어제 초콜렛을 먹긴 했는데 ㅋㅋㅋㅋㅋㅋㅋ 왜 먹는지 모르고 먹었더랍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syche 2021-02-16 07:58   좋아요 1 | URL
둘째가 잘 챙기는 스타일이라 무슨 날이고 하면 꼭 챙겨요. 무심한 저를 안 닮아서 얼마나 좋은지. ㅎㅎㅎ

붕붕툐툐 2021-02-16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발렌타인데이를 정말 발렌타인데이로 보내셨군요!! 장미 넘넘 예뻐요!!😍

psyche 2021-02-16 08:00   좋아요 2 | URL
미국에서는 발렌타인데이를 많이 챙기다보니 저렇게 꽃도 받고 아침상도 받았네요 ㅎㅎ

다락방 2021-02-16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우리 조카가 할머니한테 초콜렛을 줬는데 그게 발렌타인 데이 때문이었군요!!!

장미도 예쁘지만 저 아침상 정말 마음에 쏙 드네요. 사진엔 없지만 삼겹살에 와인도요. 호호 🤭

psyche 2021-02-17 02:07   좋아요 0 | URL
저는 와인에 아픈 추억이 있어서 와인을 잘 안 마십니다만.. 간만에 삼겹살하고 마시니 좋더라고요. ㅎㅎ
딸들이 요리를 잘해서 좋아요. 더군다나 코로나로 딸이 집에 와 있으니 가끔 딸이 식사 준비를 하니 그것도 좋고요.ㅎㅎ

scott 2021-02-16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핫케익에 꼭 박힌 불르베리가 하트로 보임 ㅋㅋㅋ 프쉬케님 남편분 어메리칸 스타일로 바뀌신것 같아요 초쿄보다 장미에 마음을 담아놓으쉼 💐

psyche 2021-02-17 02:11   좋아요 1 | URL
그러고보니 그렇네요 ㅎㅎ 저 팬케익이 블루베리와 초콜렛칩 두 가지였는데 다들 초콜렛 칩만 먹으려고....ㅜㅜ 그래서 가족들이 뒹굴뒹굴 굴러 다니나봐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1-02-16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유부만두님 서재에서도 달달한 이야기 읽고 왔는데 프쉬케님네 댁에서도 달달함과 장미향까지!!!!!
여기저기 달달함 넘 좋네요~~^^
발렌타인 데이고 화이트 데이고 이런 날 빙자하여 모두가 사랑을 표현하는 건 참 좋다!!! 란 생각 불현듯 스칩니다.
그동안 넘 무심하게 그냥 지나쳐 왔었구나!!란 생각이 드네요.
아이들이 보고 자란다는 생각을 못했어요ㅋㅋㅋㅋ
행복한 아침상이에요^^

psyche 2021-02-17 02:19   좋아요 1 | URL
미국은 무슨 날이면 온 나라가 들썩거려요. 발렌타인스 데이 같은 경우는 초등학교 때는 반에서 막 행사도 하고 반 친구들 모두에게 작은 카드랑 사탕 이나 초콜렛 한 개 같은 걸 주고요. 마트에서 파는 걸 가져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어떤 아이들은 정말 정성담긴 카드를 주기도 하고 그러거든요. 아이들이 학교에서 그렇게 하니까 자연스럽게 집에서도 그냥 넘어가지 않게 되네요.
미국 사람들은 사랑한다 뭐 이런 거 표현을 무척 많이 하잖아요. 한국도 이제는 바뀌고 있지만... 저는 옛날 사람이라 처음에는 뭐야 닭살스럽게 했는데 살다보니 서로 사랑한다고 이야기하고 표현하는 게 좋은 거 같더라고요.

라로 2021-02-1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번 발렌타인데이 아무도 초콜렛을 안 줘서 제가 저를 위해 사줬어요.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프님은 많이도 받으셨네요!! 고다이바라고 발음하던에,,,맛있었나요?? 아니 다 먹었나요??ㅎㅎㅎ 꽃도!! 젤 부러운 것은 둘째 따님이 차려주신 아침상!! 어떻게 하면 그런 효녀를 낳을 수 있나요? 저는 이미 늦었으니 그 비밀을 제 딸에게 전수;;;

psyche 2021-02-18 08:41   좋아요 0 | URL
그죠. 미국에서는 고다이바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는 고디바라고 ㅎㅎ 저 사진에 있는 건 제가 가족들한테 사준 거고요. 남편이 사준 고디바 두 봉지는 열심히 먹고 있습니다.
저 같이 무심한 엄마한테서 어떻게 저런 딸이 나왔는지는 정말 미스터리입니다. 혹시 엄마랑 반대로 가는 걸까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