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하러 나갈 때마다 묻는다. "엄마도 같이 갈래요?" 내일 갈게, 내일 하다가 3주가 지났다. 종일 집에 있어도 전혀 답답하지도 않고 나가는 것도 귀찮았는데 딸아이가 혼자(루이와 함께 가지만 사실 루이가 우리를 지켜주기보다 우리가 루이를 지켜줘야 할 판이다.) 산으로 올라가는 게 걱정되어 따라나섰다. 지난 2주 동안 시리얼 킬러 내지는 사이코패스가 날뛰는 추리 소설을 계속 읽었더니 괜히 걱정되더라고.


우리 동네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데다 오더라도 겨울에 주로 온다. 물이 모자라서 마당에 물 주는 횟수까지 제한했던 게 그리 오래되지 않았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가 많이 왔다. 그냥 많이 온 게 아니라 정말 많이 왔다. 4월까지 이렇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건 정말 처음인 듯하다. 그래서인지 산에 올라갔더니 야생화들이 너무 이쁘게 피었다. 







우리 집에서 산을 넘으면 바로 공원과 초등학교가 나온다. 예전에 막둥이가 자전거를 타고 산을 넘어 학교에 다녔다. 이번 주부터 다시 연 공원들이 있다고 하던데 우리 동네 공원은 아직인가 보다. 주차장도 공원도 텅 비어있다.




비가 많이 와서 물웅덩이가 많았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올챙이들이 보인다. 처음에는 어머머 올챙이야!하면서 들여다봤는데....


저 검은 덩어리들이 뭐지?




저 덩어리들이 모두 올챙이??!!!! 으악 징그러워!!(네, 저는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 놈들이 모두 개구리가 되면 개구리를 먹는 뱀도 늘어날 터. 으악!!! 뱀이라니!!!! 


간만에 산에 오르니 기분이 상쾌하고 좋았다. 음악 들으면서 따라 부르며 흔들흔들 몸을 흔들며 걷는 것도 재미있고 (당연히 산에 사람이 없었음) 그래서 다짐했지. 내일부터 매일 산책해야지. 하지만 역시.... 나가는 것 보다 집에 있는 게 더 좋다. 내일은 꼭 나갈 거야. 꼭. 아마도.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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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4-24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아지와 산책 나가서 산을 넘을 수 있다니^^; 광활;;한 주차장과 공원이네요ㅎㅎ 속이 다 시원합니다. 꽃이 너무 예뻐요. 저도 집에 있는 걸 너무나 좋아하는데 psyche님 덕분에 대리만족합니다. 감사드려요. ^^

psyche 2020-04-25 03:02   좋아요 0 | URL
집 바로 앞에 산(?)이거든요. 산은 아니고 여기서는 캐년이라고 부르는 곳이에요. 나가서 한 바퀴 돌고오면 아 좋다. 이쁘다 하는데 막상 집에 있으면 나가기가 귀찮네요. 알라딘 서재 이웃분들도 다들 집콕을 좋아하시는 거 같아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의 특징인 걸까요? ㅎㅎ

수이 2020-04-24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나가는 것보다는 집에 있는 게 좋은데 집에 이틀 동안 꼼짝 않고 있었더니 막 나가서 돌아다니고 싶어져요. 산책 풍경도 동네 풍경도 모두 아름다워요 프시케님, 다만 올챙이들 사진은......

psyche 2020-04-25 03:05   좋아요 0 | URL
저도 올챙이 보고 으악 했답니다. 처음에 한 두마리 보이는 곳에서는 어머 올챙이네 했는데 저렇게 떼로 우글거리니까 너무 징그럽더라고요. 거기에 개구리 먹는 뱀이 늘어날 생각하니 더욱!!!

라로 2020-04-24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루이 얘기를 하실 것 같아서 얼른 왔습니다! ^^
올챙이가 정말 많네요!! @@ 저희집 근처에는 두꺼비가 사는 것 같아요.
밤이랑 아침 일찍 우는데 보이지는 않네요!! 그런데 정말 뱀!!ㅠㅠ
저는 뱀이 너무너무 싫어요.ㅠㅠㅠㅠㅠ
언젠가 남편이 뱀을 잡기도 했고(저희집 주차장에서!!!ㅠㅠ) 저는 얘기만 들었는데도 주차장에 한 이년은 안들어갔어요.ㅠㅠ
지금 다시 생각나네요.ㅠㅠ

저도 내일부터 열심히 걸으려고 여러가지 준비를 했어욥!! ^^;;
걷는데 왜 준비가 필요한 건지? 응?? -.-
암튼 루이는 저렇게 자유롭게 다니는 군요!!
저희 강아지는 저렇게 했다가는 줄행랑을 쳐서 차타고 잡으러 가야해요.ㅠㅠ
루이는 참 충직한 개에요!! 저희집 개는 그런 소속감이 없는 듯.

정말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저희집 뒤 언덕에도 노란꽃이 잔뜩 피어서 예뻐요.
그런데 어제부터 너무 더운데 거기는 그래도 바다가 가까우니까 그렇게 안 덥죠?
프님 동네로 이사가고 싶어요!!

아! 그리고 프님처럼 무서운 것 잘 읽으시는 분들도 그런 책 읽은 다음에 걱정 하시는 군요~.^^ (댓글 계속 추가중 ^^;;)

psyche 2020-04-25 03:19   좋아요 0 | URL
비 때문에 물웅덩이가 많이 생겨서 올챙이가 많은가봐요. 뱀 조심해야 할 거 같더라고요. 지난번에(3주전) 산책할 때 만난 노부부가 뱀 두 마리 봤다고 조심하라고 하던데 지금은 더 늘었겠죠. 저도 뱀 너무 싫어요. 아니 뱀만 아니고 뱀, 개구리, 쥐 다 싫어요. 몇 년 전에 저희 집 앞에 방울뱀이 있었거든요. 라로님 댁 근처에도 방울뱀이 많나요? 샌디에고에는 방울뱀이 많은 곳이라 항상 조심하라고 하는데 집 앞에 나올 줄이야!!! 지나가던 이웃이 발견해서 플라스틱 통으로 덮어놓고 저희한테 알려줬어요. 새끼 방울뱀이긴 했는데 나뭇잎 속에 있었기 때문에 깜빡하면 모르고 밟을 수도 있었겠더라고요. 큰 일 날 뻔했죠.

루이는 겁이 많아서 막 뛰어가거나 도망가지 않아요. 그래도 동네 돌 때는 꼭 목줄을 하고 도는 데 산에서는 사람 만나는 일이 거의 없으니까 목줄 풀어주고 걷다가 멀리 사람이 오면 목줄하고 기다리고 그래요. 제가 루이 키우기 전에 개를 너무 무서워했었기 때문에 목줄 안 한 개 너무 싫어했거든요.

저 겁 많아요. ㅎㅎ 겁 많아서 그런 거 더 많이 읽는 듯? 읽으면서 미리 이럴 때는 이렇게 해야 되겠다. 저런 데는 절대 가지 말아야지 뭐 이러면서 마음의 준비?? 를 하나봐요

책읽는나무 2020-04-2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풍경이 속시원허니 확 트인 것이 꼭 제주도 풍경처럼 아득하네요?^^
그리고 웅덩이에 올챙이들이!!!!!!
그리고 뱀도 자주 출몰한다는 것도 자연환경이 정말 남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psyche 2020-04-25 03:24   좋아요 0 | URL
사진빨 덕분이지 제주도랑 비교가 안되죠 ㅎㅎ
미국에서도 시골 사는 분들은 훨씬 더 야생 동물들이 많은데 제가 사는 곳만 해도 집들이 많이 들어서서 야생 동물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뱀 특히 방울뱀이 많은 곳이라 곳곳에 방울뱀 조심 사인이 있고요. 저도 예전에 산에 올라갔다가 큰 방울뱀을 본 적이 있고, 집 앞에도 있었고. 제일 많이 나오는 녀석은 코요테에요. 사슴도 나온다는 데 저는 한번도 못봤어요.

유부만두 2020-04-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챙이들도 떼로 모여있으니 무섭네요;;;;; 특히 사진이 크게 보이니까 ...으....

그래도 꽃사진이 많아서 좋아요. 정말 귀한 봄꽃이네요.
언니네 뒷산은 가본 적이 없어서 (그 지대가 언덕이었던 기억은 나요) 모르지만 꽃과 함께 하는 산책길은, 루이가 있고! 부러워요. 전 그냥 내내 집에만 있는데.
오늘은 나가 볼까 했더니 4월에 꽃샘추위라고 .... 베란다에만 나가도 썰렁하네요.

psyche 2020-04-25 03:32   좋아요 0 | URL
실제로 더 무서웠어. 쟤들이 다 개구리가 된다고 생각하니 더 ㅠㅠ
우리 집 바로 앞에 캐년으로 올라가는 길 (길은 아니고 물이 내려오게 만든 곳인데)이 있는데 엄청 큰 캐년의 끝자락? 이야. 한국의 산처럼 나무가 우거진 그런 곳 아니고 전형적인 남캘리의 트레일이지. 그래도 멀리 바다도 한조각 보이고, 요즘은 비덕에 꽃도 많이 피고 해서 이쁘더라고.
한국이 갑자기 추워졌다는 이야기 들었어. 넣어두었던 겨울옷 막 꺼냈다고 하던데. 요즘 같을 때 꼭 감기 조심!

보슬비 2020-04-2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집콕의 어려움을 못느끼시는것 같습니다.ㅎㅎ
저도 코로나로 인해 한달간 한번 나가보지 않았어요. 일반적인 식재료는 인터넷으로 배달되고, 간단한것은 신랑이 운동하면서 사오고 하니 굳이 나갈 이유가 없더라구요. ㅋㅋㅋㅋㅋ 다들 진짜 징하다고...(그래도 그때는 좀 춥기도하고..) 지금은 날씨가 좀 풀려서 간간히 점심 먹은후 집근처 산책을 하는데, 진짜 계절이 바뀐것을 실감했어요. 카푸도 산책을 시키는데, 코로나가 심할때는 강아지 산책도 눈치보여서 못 시켜서 미안했지만, 대신 집에서 자알(?) 놀아주었어요.^^

psyche 2020-04-27 02:4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책을 좋아하는 분들을 집에만 있어도 전혀 답답하지 않은 거 같아요. 사실 책만 있으면 앉아서 온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으니까요. ㅎㅎ
사람은 괜찮은 데 강아지들은 그동안 좀 힘들었을 거 같아요. 사실 저희 집은 작은 마당이 있으니 루이를 마당에 내보내면 되지만 한국 아파트에서는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겠죠. 코로나 때문에 강아지들도 고생이에요.ㅜㅜ

2020-04-27 1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27 12: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04-27 14: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희선 2020-04-28 0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는 논에서 개구리알이나 올챙이 봤는데 지금은 거의 안 보여요 집앞에 있던 논도 다 없어지고, 밭은 조금 있군요 개구리 소리도 이제는 안 들려요 별도 잘 안 보이는군요 산책하면서 여러 가지 보셔서 기분 좋았겠습니다 올챙이 보고는 뱀을 걱정하셨지만, 저는 그 생각 못했습니다 뱀 싫어하는데 어릴 때 많이 봤어요


희선

psyche 2020-04-29 11:36   좋아요 2 | URL
한국은 아파트도 많고, 인구도 많고 하니 그런 거 같아요. 미국은 큰 도시 몇 군데를 빼고는 아직도 자연친화? 적이긴 하죠. 그래도 집 앞에 나가면 가게도 있고, 배달도 잘 되고 그런 거 부러워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 배달이 많이 늘기는 했는데 그래도 한국 같지는 않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