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의 숲에서 거닐다 - 박홍규, '에세'를 읽으며 웃다
박홍규 지음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10월
절판


몽테뉴의 삶은 그 시대와는 다른, 매우 예외적인 행동이었다. 물론 그 서재라는 것도 일종의 창고 겸 헛간을 이용한 것에 불과하고, 어떤 의미로 봐도 특별하거나 사치스러운 일이 아니었다. 여하튼 몽테뉴는 계속 말한다.

모든 은거지에는 산책로가 필요하다. 내 생각은 앉아 있으면 잠들어 버린다. 나의 정신은 다리가 그것을 흔들지 않으면 더 이상 나아가지 않는다. 책 없이 공부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럴 것이다.

몽테뉴가 바란 것은 오직 하나, 산책하는 것이다.-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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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속의 검은 잎 문학과지성 시인선 80
기형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89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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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데 한낮의 더위는 아직 가시지 않았다.

고즈넉한 밤 <입 속의 검은 잎>을 펼쳐본다. 언제 읽어도 감동은 그대로, 퇴색하지 않는다.

 

시집은 학교다닐 때 작은 모임을 통해 처음 읽었다.

전혜린을 찾다가 알게 된 기형도 시인, 그들은 일찍 세상을 떠나서 사람들의 가슴 속에 애틋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김연의 장편소설 <그 여름날의 치자와 오디>를 읽다가 문득 그 시집을 꺼내들었다.

기형도를 좋아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 걸까.

 

시집을 펼치면 그 때 함께 했던 친구들의 모습들이 더욱 그리워진다.

지금쯤 그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하고.

 

책 한 권,  시집 한 권에도 그렇게 추억이 묻어있다니, 그리고 추억할 수 있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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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11-20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형도 시인의 시가 좋지요.
무거운듯 마음에 울림이 있습니다.
진정 아까운 분..


연잎차 2006-11-20 2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동감이예요!! 가을이나 겨울즈음 문득문득 생각나는 시인이지요.
 
길을 묻는 아이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92
김고연주 지음 / 책세상 / 2004년 12월
구판절판


가정이라는 사적 공간에서 주로 부모에 의해 성별 교육을 받아온 아동들은 적절한 사회화를 거치면서 우리 사회의 성별성을 더욱 강하게 주입받게 된다. 물론 이러한 성별 교육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보이지 않더라도, 이 시기의 아동들은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엄격한 이분법적 성별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그러나 2차 성징이 시작될 무렵부터는 지금까지의 성별 교육의 성과를 확인하고 성별성을 더욱 공고히하며 빈틈없이 내재화시키기 위한 가정과 학교의 분주한 노력이 시작된다.

특히 청소녀들은 2차 성징이 시작될 때 자신의 성을 둘렀나 다양한 언설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들이 경험하는 언설은 극단적으로 모순적이다. 청소녀들은 가정과 학교로부터 정숙한 자세를 익힐 것돠 성적으로 소극적이 될 것을 요구 받는 한편으로, 사회로부터는 섹시하고 도발적인 여성이 매력 있다는 사실을 학습하게 된다.-38~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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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독하다
황인숙 지음 / 문학동네 / 1997년 2월
품절


프루스트는 말한다. '부재란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확실하고 가장 효과적이고 가장 뿌리깊고 가장 파괴할 수 없는 가장 충실한 현존이 아닐까?' ... '부재에 익숙하다는 것, 부재를 괴로워하지 않는 것, 이것이야말로 가장 부끄러운 고통이며 가장 심한 타락이다.'-34~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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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
이혜경 지음 / 창비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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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이 많다고 씌어진 도도록한 눈에 눈물이 글썽거린다. 사레 때문에 맺힌 눈물 같지는 않다. 끝내버린 연애 때문이 아닐까 다만 철가방이 있는 곳이 다 그 시절엔 나름대로 절실했지만, 실상 철가방은 내 무수한 짝사랑 가운데 한사람일 뿐이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옆집 아이를 짝사랑해서 걔하고 결혼하겠다고 우긴 이래, 나는 수많은 여자들과 남자들에게 빠져들었다.

그 홀림을 상대방이 알아차리게 드러낸 적은 거의 없었지만, 그냥 내 안에 사람을 품고, 그 사람이 내는 빛을 쬐는 것만으로 행복했다. 철가방도 그저 장난기 섞인 짝사랑의 대상일 뿐이었다.-74~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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