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배출 - 채소·과일·무첨가 주스는 어떻게 비만과 질병을 몰아내는가 조승우 한약사의 완치 시리즈 1
조승우 지음 / 사이몬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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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들면 움직이는 시간은 줄어들고 같은 양을 먹어도 쉽게 살이 찐다. 젊었을 때는 삼시세끼 밥을 배불리 먹고도 날씬하다 못해 마른 체형이었는데, 결혼하고 아이 둘을 낳은 후 10킬로가 쪘다. 둘째 산전검사 때만 해도 모든 수치들이 정상이었는데 그로부터 정확히 십년 후 건강을 돌보지 않으면 안 되는 순간을 맞이하였다.

건강 수치 회복을 위해 식단과 운동을 열심히 하기로 했다. 보통체중에서 저체중으로 감량해서 결혼 전 몸무게로 회귀했다. 체중감량의 비법은 간단했다. 아침은 채소과일을 먹었다. 점심과 저녁은 일반식을 하되 밥 양을 반으로 줄이고 동물성 식품은 먹지 않았다. 가공식품과 정제탄수화물, 커피와 술도 끊었다.


건강서적을 족히 100권은 읽었나 보다. 수많은 건강서적 중에 눈에 띤 것은 <완전배출>이었다. 저자 조승우가 지은 <채소과일식>도 읽어보았는데, <완전배출>은 첫 책과 일맥상통하는 내용이었다.

점심과 저녁에는 일반식을 하더라도 배출주기인 오전 12시까지는 채소과일이나 무첨가 주스를 반드시 실천하시기 부탁드립니다. 살아 있는 음식은 절대 과식할 염려가 없습니다. 어느 정도 일정량이 차면 우리 뇌는 '산 음식을 계속 먹어라'라고 명령하지 않습니다. 아이들도 배부르면 그만 먹습니다. 그러나 설탕과 인공감미료가 듬뿍 첨가된 공장 음식은 우리 뇌를 교란시켜 계속 먹게 만듭니다. (62쪽)

저자는 배출주기인 아침에 채소과일식을 추천했다. 탄수화물과 염분 섭취를 줄이려고 채소과일식을 시작했는데, 확실히 채소과일은 소화가 잘되어서 금세 배가 꺼지기는 했다. 그래도 소화가 잘 되니 속이 편하고 과식하지 않게 되어서 좋았다. 날씨가 차가워지니 냉장고 속에서 꺼내서 찬기가 가신 후 먹는 것이 좋겠다 싶었다.

7대3의 법칙으로 드시라고 강조합니다. 과일과 채소와 무첨가 주스를 7로 하고 나머진 3은 마음껏 드셔도 좋다고 말합니다. 그렇지만 이 '마음껏'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저는 몸에 좋은 음식 순서를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 몸에 좋은 음식 순서
(1) 산 음식(채소, 과일, 무첨가 주스 등)
(2) 익힌 통곡물(현미밥, 나물, 고구마, 감자 등)
(3) 각종 육류(고기, 생선, 계란, 우유, 유제품 등)
(4) 공장 음식(빵, 과자, 케이크, 라면 등)
(5) 가공육(소세지, 햄, 베이컨 등) (212쪽)


저자는 '(1)번을 주식으로 하고 (2)번을 마음껏 음식으로 하면 된다'고 한다. 그렇게 한다면 100점 만점에 120점이라고 후한 점수를 주었다. '매일매일 몸속 쓰레기가 1도 남지 않게 배출하는 식단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현미채식의 선구자 황성수 박사는 동물성 식품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했다. 몇 달간 실천했지만 수 십 년 동안 길들여진 식단을 바꾸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책의 저자 조승우는 7대3 법칙을 적용해서 좀 허용적인 식단을 제시하니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랄까. 현미채식이든 저탄고지든 개인에게 맞는 식단이 존재할 것이다. 나는 콜레스테롤이 높아질까 해서 현미채식을 택했으나 현미도 나와는 맞지 않았다. 천천히 꼭꼭 씹어 삼키기를 해도 소화가 쉽지 않았다. 귀리, 보리, 백미를 섞은 잡곡밥으로 먹되 양을 줄이는 편이 나을 듯했다.

현대인들은 너무 많이 먹어서 몸에 문제가 생긴다. 아무거나 많이 먹어도 건강한 사람은 정말 복받은 사람이다. 예전보다 먹거리가 풍부한 데다 서구식 식습관이 더해졌다. 패스트푸드 가공식품도 손쉽게 접할 수 있어서 일상이 바쁜 우리들의 기호에 잘 맞는다. 게다가 운동할 시간도 부족하니 적정 체중을 유지하기도 버겁다.

가정에서 만들어 먹는 음식이 가장 좋고, 좋은 재료로 골고루 먹되 적당한 양을 먹는 것이 건강의 지름길이다. 조승우의 <완전배출>은 죽은 음식(공장에서 만들어진 음식)말고 살아있는 음식을 먹으라고 강조한다. 자연에서 온 음식만 먹어도 몸은 저절로 건강해질 것 같다. 다만 실천이 힘들 뿐. 이 책은 건강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큰 울림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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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다른 슬픔으로 저문다
윤인숙 지음 / 서쪽나무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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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을 읽는다는 것은 외롭다는 말이 아닐까.





봄볕이 너무 좋은 날 시집을 만났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라서 햇볕이 그리 좋은가 보다.





햇살처럼 따뜻한 시집 '저녁이 다른 슬픔으로 저문다'는 





싱그러운 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이글거리는 불과
얼음으로 짠 옷을 입고
세상 처음 실눈 뜬 봄밤에
침묵을 고백으로 들어요 - P19

붉은 빛 비치도록
눈꺼풀 내려앉으면
머리카락 내어주고
꿈속으로 숨어들었으면 - P70

말이 꼭 어딘가에 닿으라고 하는 건 아니잖아요

오갈 데 없어도 어딘가 가고 싶은

...

서로에 대해 궁금해지는 날까지

천천히 날씨와 햇빛, 나무이야기나 합시다 -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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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들다 - 불교와 정신분석으로 읽은 신화와 동화
김권태 지음 / 서쪽나무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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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동화에 투영된 인간의 내면 심리를 쉽게 잘 풀어냈다. 깊어가는 가을 '인간의 마음과 마음 이면'을 살펴보고 싶다면 일독을 권한다.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봤던 일들이 어떤 의미였는지 곱씹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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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라는 순간 - 정명희 산문집
정명희 지음 / 서쪽나무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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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순간 행복을 느끼며 살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 눈 깜짝 할 사이 10년이라는 시간이,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그 찰나의 순간은 한 번 지나가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래서 그 소중한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내려면 우리는 늘 성찰의 삶을 살아야 한다. 아름다운 음악과 감동적인 영화 한 편도 인생의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그 가운데 최고는 독서가 아닐까. 그렇게 말하면서도 지난 10년간 책을 많이 읽지 못했다.

결혼 이후의 삶은 이전이랑 무척 다르다. 누군가 알려주었더라면 그리 쉽게 아이를 낳지 못했을 것이다. 결혼 초기에는 처음 해보는 육아로 눈코 뜰 새가 없었고, 이제 십년 차 쯤 되니 한숨 돌릴 만하다. 퇴근이 없는 가사노동도 이제는 눈감고도 밥을 하고, 국이든 반찬이든 스피디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뒷 베란다에는 며칠 전 사놓은 한 접의 마늘이 껍질을 벗겨달라고 아우성이고, 거실에는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건조된 빨래들이 서랍 속으로 고이 모셔달라고 외쳐댄다. 남편과 아이들이 나간 후에도 전업주부의 일은 끝이 없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고 이제 슬슬 책읽기에 재미를 붙여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눈에 들어온 책이 있었다.

 


<당신이라는 순간>(정명희, 서쪽나무)은 저자가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들을 수정 보완해 책으로 나온 것이다. 이 책은 고정관념 비틀어보기, 책이 주는 행복 하나, 영화처럼, 일상의 소소함, 책이 주는 행복 둘 이렇게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눠져 있었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은 '그때 정말 나한테 삐삐 안쳤나?'와 '사랑하는 사람아'와 '내 아버지의 로맨스'다.



'그때 정말 나한테 삐삐 안쳤나?'는 저자가 결혼에 골인하게 된 이야기를 유머러스하게 풀어간다. 25번째 맞선 본 남자와 드디어 결혼을 하게 되나 생각하고 있는데 상대 쪽에서 도통 연락이 없자 잘못 온 삐삐번호를 상대방이 보낸 것으로 오해해서 편지 쓸 용기를 갖게 되고, 그 편지로 인해 한 번 더 만나서 결혼하게 되는 영화 같은 이야기.



그런데 알고 보니 절대 삐삐 안쳤다는 남편 분. 어찌 인연은 오해로 시작했을지언정 해피엔딩이면 되는 거다. 기사로 처음 이 글을 읽었을 때 배꼽이 빠지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책으로 읽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선본 다음 날 정말 내한테 삐삐 안쳤나?"
"안 쳤다 안 카나?"
"정말이가?"
"그래."
"솔직히 말해봐라. 치다가 용기가 없어서 대충 번호 누르다 말았제?"
"환장을 하겠네. 정말 안 쳤다. 똑같은 말 다시 더 묻지 말라고 했을 끼인데."
"그라면 왜 내 편지 한 통 받고 얼씨구나 결혼하자 켓노?"
"안 그래도 억울해 죽겠구마는. 어리하이 해가지고 늙은 여우의 꾐에 빠져서… 그때 편지만 안 받았어도. 마아, 내 인생 돌리도∼돌려 달라고오!" - 본문 183쪽

 



'사랑하는 사람아'는 저자가 어린 시절 처음으로 극장에 간 경험을 풀어놓은 글인데, 그후 극장이라는 공간이 좋아졌다고 한다. 감수성이 가장 예민한 시기에 처음 접한 영화라니 얼마나 감동적이었을까.



시골학생이 도시로 나와 만난 신세계. 돌아가 친구들에게 자랑할 만하다. 그 영화가 사춘기 소녀들에게 적합한 영화는 아니었겠지만, 어린 조카 꼬맹이까지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니 세대를 초월하는 슬픈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었나 보다.

 

합당한 돈을 지불하고 어두컴컴한 극장 안으로 들어가니 극장 안에는 의자들이 빽빽하니 놓여있었고 무지 넓었다. 넒은 것에 비해 사람은 별로 없었다. 관람하기 좋은 자리에 착석을 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니 얼굴에 미소가 번졌고, 극장이라는 공간에 있는 내 자신이 무척 만족스러웠다. -본문 109쪽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사돈처녀와 나는 서로의 퉁퉁 부은 눈을 바라보며 수줍게 웃었다. 아무런 감정이 없겠거니 했던 꼬맹이의 눈도 퉁퉁 부어있었다. - 본문 111쪽

 



'내 아버지의 로맨스'는 어찌 보면 저자에게는 상처가 되었을 이야기임에도 제 3자가 이야기하듯 덤덤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저자의 아버지는 객지로 돈 벌러 가서 9년 만에 돌아왔는데, 알고 보니 막 이룬 새살림을 뒤로한 채 조강지처가 있는 곳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남편이 없는 동안 시부모 봉양에 4남매를 키우는 삶이 얼마나 팍팍하고 고달팠을지 엄마가 되어 보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이루지 못해 회한이 된 아버지도 딱하고, 그런 남편을 버리지 않은 어머니의 삶도 한스러웠다.

 

그렇게 돌아온 아버지는 한동안 고향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하였다. 어느 날은 저녁이 어둡도록 집에 돌아오지 않아 다시 가버렸나 싶어 엄마가 불안한 마음으로 신작로를 따라 찾으러 나서니 아버지는 마음은 진부에 가 있고 몸만 터덜터덜 돌아오고 있었다. - 본문 167쪽

아버지 살아생전 술잔을 손에 들고 당신이 직접 감동 없이 되풀이해서 충청도 출신 아낙을 언급할 때는 지겹기만 할 뿐 그 속에 어떤 '회한' 같은 것이 들어 있다고는 생각도 못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니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아버지는 지금의 내 나이쯤에 나름의 로맨스에 작별을 고하고 조강지처가 있는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 본문 168쪽

 


어떤 글은 객관적이고 관념적이고 지적이다. 그 모든 글이 다 좋지만 나는 감동을 주는 글이 좋다. 어떤 글을 읽고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울컥 올라오는 동시에 코끝이 시큰해지는 경험을 한 이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각박해도 한 편의 글을 읽고 또르르 눈물 한 방울을 흘릴 수 있다면, 그것은 소중한 경험이다.



나는 그런 글이 좋다. 시사주간지에 실린 영화평을 보더라도 두 명의 에세이스트가 있는데 한 명은 그런 감동을 주기에 늘 챙겨보게 된다. 오늘은 또 어떤 글로 나에게 감동을 줄까하는 기대와 함께 말이다. <당신이라는 순간>도 나에게 그런 감동을 전해주었다. 웃다가 울다가 감정의 기복이 참 심하게 만드는 책이었다.

 

 

좋은 책을 읽고 그 경험을 나누는 것은 참 고마운 일이다. 내가 봐서 좋은 글은 남이 봐도 좋을 가능성이 높다, 한번 검열을 거친 셈이라고 할까. 그런 경험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라 감히 말해 본다.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경험을 나누고 매 순간 행복을 느끼며 살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사는 세상이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소설가 김연수는 <청춘의 문장들>에서 '이 모든 순간은 곧 사라질 텐데,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라고 했다. 기실 그렇다. 이 모든 순간은 곧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순간순간을 사랑하고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인간의 삶은 유한하고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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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바꾸는 책 읽기 - 세상 모든 책을 삶의 재료로 쓰는 법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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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새벽 세시의 책읽기 코너에서 저자와 종종 만난다.

 

도서관 서가를 오가다 만난 책인데,

진작 나온 책이라 제목은 알고 있었지만 책과의 인연이라는 것도 그렇게보면 다 때가 있나보다.

 

책에서 가장 강하게 뇌리에 남는 구절은 우리에겐 '나를 키우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느라 정작 나를 키우지 못하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서늘했다.

 

내가 하고싶은 일들을 잠시 미루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어쩔 도리없이 핑계일뿐이라는 것.

 

왜 책을 읽어야 하나 초심으로 돌아가게 해준 고마운 책이었다.

종종 길을 잃고 헤매고 있을때 중심을 잡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으로 책만한 게 또 어디 있을까.

 

가을이라 하기보다 겨울에 가까운 요즘 날씨는 따뜻한 차 한잔과 더불어 책읽기 더없이 좋은 계절이다.

책읽기에 좋은 계절이 따로있나마는...

 

책읽기에 대한 수많은 궁금증을 저자가 해결해줄 것이다.

책을 잃은 그대에게, 책이 읽고픈 그대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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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2-28 2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