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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2월이다. 게으르게 살아서 몸도 비명을 지르나보다.

그래도 난 힘들었는데, 그간의 생활이 잘못되었다고 호되게 꾸증을 들은 기분이다.

그 덕에 난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아침마당도 보고, 9시전에 아침식사를 마칠 수 있게 되었다.

설 전주부터 희안하게도 속이 너무 울렁거렸다.

주위사람들은 둘째어쩌고 하지만,,, 계획에 없던 일일뿐.

 

울렁거리고 미슥거리고 음식이 들어가건 공복이건 계속 그랬다.

이참에 위내시경을 한번 받아볼까 했는데, 5일치 4일치 4일치 중 하루분을 먹고나서는 예전으로

돌아간 듯 편안하다.

 

규칙적인 식사가 문제였다. 주말에도 두끼 먹기 십상이었고.

일찍 일어나 제 시간에 먹어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이번에 깨달았다.

  

명절을 쇠고 집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기름진 것, 육류, 커피 등등을 끊고 소화잘되는 음식들을 먹었다. 일주일동안은 좋았는데 이제 맛있는 게 먹고 싶다.

 

일찍 일어나니 하루가 길어서 좋다. 육아의 시간도 길어지는 셈인가.

애가 일찍 자니 비슷할꺼다. 진작 바꿀껄..ㅎㅎ

 

올해는 좀더 부지런해져서 계획한 바를 이루고 연말에 파티할 수 있었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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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오후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아가는 낮잠을 자고, 나는 자유를 만끽하는 중이다. 

 

행여 낮잠에서 깰까 음악은 커녕 차 한 잔 마시기 위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조차도 

조심스럽다. 얼마 안되는 자유시간에 금이 갈까봐 노심초사.. 

 

백년만에 책도 주문하고, 컴퓨터로 듣는 음악도 오랜만이다. 

 

오늘부터는 잠을 좀 줄여야겠다. 

대신,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좀 해야지.. 

 

오늘에야 비로소 몇 달 동안 모아둔 신문들을 다 보고 재활용통에 넣었다. 

밀린 숙제를 끝낸 기분이다. 

 

다음 달 부터는 나도 경향으로 갈아탈까 보다. 

 

벌써 칠월, 몸무게는 아직 요원하다.  

언제쯤이면 내 바지들의 주인이 될 수 있을지..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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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수유와 홍매화가 피었나 싶더니 목련과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리는 계절을 맞이하였다.  

자연은 어김없이 제 할 도리를 하느라 그렇게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아침의 쌀쌀한 공기는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하고   

한낮의 따뜻한 햇살은 우리의 얼굴에 곱게 내려 앉아 시나브로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마치 어버이처럼 아무 대가를 바라지 않고 우리에게 고마운 선물을 마구 안겨주는 듯하다. 

 

신학기라 캠퍼스는 갓 스물의 대학생들로 활력이 넘쳐흘렀다.  

꽃보다 더 아름다운 시절을 맞이한 친구들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고 그저 마음이 흐뭇하였다.  

사람들의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밝은 색상의 옷이 눈에 자주 띄는 걸 보니 완연한 봄 한가운데  

있음을 다시 느끼게 된다.  

 

선물 같은 계절 한가운데 있지만 경제도 어렵고 앞산터널 공사도 시작되고,  

YTN노조사태와 PD수첩수사, 나약하고 힘없는 신인배우의 죽음 등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누르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닌 때이기도 하다. 

 

자연은 우리에게 생색내지 않고 보듬어주고 품어주기만 하는데 우리 인간들이  

만든 어떤 것들은 도리어 우리에게 해를 입히고 있을 때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런 광경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다. 

 

사후 20주기를 맞은 기형도 시인은 말했다. 

"나는 한동안 무책임한 자연의 비유를 경계하느라 거리에서 시를 만들었다. 거리의 상상력은 고통이었고 나는 그 고통을 사랑하였다. 그러나 가장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음을 지금도 나는 믿는다. " 

'가장 위대한 잠언이 자연 속에 있다' 

이 말이 주는 여운을 꽃의 계절에 되새겨본다. 

 

이맘때가 되면 '사월의 노래'도 종종 들을 수 있다.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트레의 편질 일노라~'  

로 시작되는 노래인데 아마 아는 사람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언제 왔나 싶게 짧게 가버리지만 이 봄을 즐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길을 걷다가 걸음을 멈추게 만드는 봄꽃들이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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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빈치

 

친구랑 오랜만에 한잔했다. 둘이서 오붓하게..

연일 새벽귀가다. 이십대에 그렇게 살아봤으면 내 인생이 좀 달라지지 않았을까.

 

살짝 들뜬 기분에 노래도 술술 잘 나왔다.

달짝지근하게 좋은 기분도

분홍빛으로 물든 친구의 뺨을 보는 일도 다 좋았다.

 

오랜만에 듣는 옛날 노래들도, 따뜻했고,

새벽의 공기도 따뜻했다.

 

계절을 느낄 수 없을 만큼.

 

08.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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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에서 출근 하는 길이었다. 

버스 안으로 비쳐드는 햇살이 더없이 포근했다.

라디오에서는 철지난 유행가가 시나브로 흘러나왔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거울을 꺼내 들었다. 코끝이 빨개졌다.

아마도 봄이 온 게 마음을 흔들어 놓은 모양이다.

그렇게 짐작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다르게 살고 싶었다.

그래서 달라졌다.

 

국어교육론 수업을 들은 지난 아침,

학부시절 거닐었던 교정을 돌아나오며

얼마나 심장이 뛰었던지.

 

곧 노오란 산수유와 하얀 목련이 가슴을 뛰게 만들 것이다.

교정에서 다시 그것들을 볼 수 있다는 게 꿈만 같다.

그래서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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