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 (1disc) - 아웃케이스 없음
마이크 니콜스 감독, 줄리아 로버츠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주드로와 클라이브 오웬이 얼마나 멋있게 나온는지 궁금하여 이 영화를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끈적끈적하게 다가오고 가는 영화 싫어하기에 별로 내키지 않았는데

'당췌 네게서 눈을 뗄수 없다'는 빽 뮤직 때문에 궁금하여 보게 되었습니다.

아니, 얼마나 아름다우면 눈을 뗄수가 없다는 것일까이?

 

아무튼 두남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영화를 보았는데 두남자 못지 않게 두여자도

멋지더군요. 특히나 줄리아 로버츠 , 저는 준것도 없이 그녀가 그 큰입으로 이영화 저영화에서

웃어재끼는 것을 싫어했는데 이 영화에선 이미지 변신을 했더군요.

크으~ 사진 작가 안나로 나오는 그녀의 우수어린 눈빛 너무나 매력적이었지요.

그녀의 그 처연한 모습은 왠지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성숙한 레옹의 마틸다, 나탈리 포트만 또한 사랑을 인내하는 모습이 안타까우면서도

아름다웠습니다.

 

주드로, 이영화에서 증말 다정했습니다. 아니 이남자가 이렇게 잘 조근대는 남자였나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콜드 마운틴>에서는 멍하니 말이 없었거든요. 기운이 다 빠져서... 전쟁의 후유증 땀시..

ㅠㅠ..

클라이브오웬, 와, 박력있었습니다.^^ 느끼한 피부과 의사로 나오는데 느끼하면서도 나름대로

사랑스러운 존재였습니다.^^

무엇보다 클로저는 대화들이 짧아서 초보자가 영어회화 배우기에 딱 좋은 영화였습니다.ㅋㅋ

글고, 이 영화는 네 사람의 얽히고 설킨 사랑의 감정과 사랑의 실체 그리고 허망함

...그리고 남는 현실등을 통해 사랑에 대해서 각자 한번쯤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입니다.

현대인의 이기적인 사랑이 보여주기도 하고요.

 

아무튼 손해볼것 없는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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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우면 가벼워지는 인생
양석일 지음, 김국진 옮김 / 오늘의책 / 2004년 8월
평점 :
절판


<택시운전사에겐 뭔가가 있다?>

이런 영화제목 하나 안 나오나 모르겠습니다.

빠리의 택시운전사 홍세화씨는  동명의 책을 내어 고국사람들 가슴을 쥐어짜게 하더니

그것은 맛배기에 지나지 않았고 연거푸 롱런을 날리다 못해 지금은 한겨레에서

제일 영향력있고 잘나가는 언론인으로 변신을 한것 같은데...

 

그런 저력이 담긴 택시운전사가 빠리에만 있은게 아니었습니다.

<피와 뼈>의 양석일씨. 그는 도쿄의 택시운전사였습니다. 영화 <피와 뼈>에서도

나왔듯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시인을 꿈꾸며 살던 청년은 인쇄업을 하다 당시돈으로

10억엔(100억)의 빚을 지고 에라, 모르겠다 도망을 쳤다가

도쿄로 와서 3일 동안 물만마시고 살다 도저히 안되겠다 생각하던차

바람에 휘날리던 신문쪼가리 하나를 집어들었는데 거기에 택시운전사구인 광고가

있었다더군요.

 

그길로 10년 택시운전을 하면서 많은 노동을 알았고  우연찮게 시집을 출판하고

소설도 출판을 하고 상도 받고 그의 소설들이 영화화되고

또 그 영화는 좋은영화라해서 또 상을 받고.... 물론 그것은 우연만 작용한게 아니라

늘 자작시를 주머니에 끼고 다니고 술만 취하면 시를 읆어대었기에 가능한 것이기도 했습니다.

 

저는 이책을 읽기 전에는 이분이 만년 청년인줄 알았는데 올해 70이 되시는 분이군요.

하긴 제 나이가 불혹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니...

위의 책은 양석일씨의 단상입니다.

 

일본의 고민이랄까 현실같은게 보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재생 불가능한

인생이기때문이야 말로 하고싶은 것을 하고 죽어라는 메세지가 곳곳에

보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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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yako Uehara - 차이코프스키 : 피아노 협주곡 1번 & 무소르그스키 : 전람회의 그림
차이코프스키 (Peter Ilyich Tchaikovsky) 외 작곡, Ayako Ueha / 이엠아이(EMI)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저는 음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악기를 직접 다루는 사람들이나 전공자들처럼

섬세하게 알지는 못하지요. 그러나 다른것은 몰라도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 1번 만은

캬라얀지휘의 베를린 필 하모니의 1980년대 음반을 잊지 못합니다.

제가 들은것이 89년쯤인가라서 정확히 그 음반의 녹음따위가 언제 되었는지는 지금 당장은

모르겠습니다.

(판을 찾아야 하는데 너무 깊이 넣어두어설라므네..죄송...)

 

LP의 시대가 가고 CD의 시대가 오자 과거의 끈을 놓지 못하는 사람들은 햇살가득한

창가에서 LP판을 닦으며 음악을 듣네 어쩌네 했지만 요즘도 그러한 말을 했던 사람들 그렇게 닦으며

음악을 듣는지 궁금하군요.ㅠㅠ..

 

빈정댐이 아니라, 저도 처음에는 그런편에 서 있었는데 언제부터인가 너무도 자연스럽게 cd를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cd는 무엇보다 클라식 음악을 듣기에 참 편리하지요. 태이프나 LP의 경우 초보자가 들을경우

도대체 언제 1악장이 끝나고 2악장이 시작되는지 알수(?)가 없는데 CD는 번호가 딱 매겨져있으니

구별이 쉽고 귀에 먼저들어오는 악장을 선택하여 반복 재생도 가능하고요.

 

아무튼 '캬라얀'의 <차이콥스키,피아노 협주곡 제1번>은 펄펙트 하였습니다.

처음도입부의 '빠바바 밤~~~~빠~~ 빠바~~바...'중 '~~~'한 부분을 캬라얀의 지휘로 들으면

마치 벽돌로 이뤄진 어떤 커다란 집이 갑자기 우두두두 순서정연하게 무너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요.

두서없이가 아니라, 두두두두.... 무너졌다가 캬라얀의 지휘봉이 한번 위로 날개짓을 하면,

일순에 전열을 가다듬고 그 다음으로 명쾌하게 들어가는 듯한.....말로는 형용할수없는 상쾌함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첫부분에 매료되어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반복에서 리듬을

거의 외울지경으로 들다보니 다른 필아모니의 연주를 우연히 들을때면 그 차이를 느낄수 있게 되더군요.

FM실황음악회 같은데서 다른 필하모니의 연주를 듣자면 이 첫 도입부가 어려운지 간단하게 축약해서

연주하는 필도 있었고, 어떤 필의 경우는 나름대로 정석대로 연주하기는 하나 듣기가 조마조마하고

불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럴때면 '그게그렇게 어렵나' 하면서 캬라얀의 것을 다시 한번 들어보면'음,역시나' 였습니다.

 

알라딘 홈에서 검색하니 차이콥스키의 다양한 음반과 캬라얀 지휘의 피아노 협주곡도 보이는데

리뷰쓰기에서의 '선택'에서는 다른 음반들이 뜨질 않는 군요.

 

아무튼, 차이콥스키의 <피아노 협주곡 제 1번>은 꼭 들어야 할 명곡입니다.^^

혹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알라딘 메인홈에서 '음반'을 누르시고 다양하게 골라보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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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연인 SE - 무삭제 완전판
버나드 로즈 감독, 게리 올드만 외 출연 / (주)다우리 엔터테인먼트 / 2005년 3월
평점 :
품절


대형 할인점을 가는 일이 좀처럼 없는 요즘인데 그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아무튼 가게 되었다. 가면 늘 그렇듯 서적코너와 음반, DVD 코너를 한바퀴 빙 도는데 그날도 예외 없이 그렇게 흐느적거리다가, 갑자기 '심봤다'를 외칠 뻔 했다.

왜냐하면 베토벤의 전기 영화인 <불멸의 연인> DVD가,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몇몇 DVD 속에 유일하게 하나 보였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 가격이 너무도 싸서 한번 놀랬고, 또, 그것이 다른 것과는 달리 '하나'밖에 없다는 절박성에 더 가슴이 뛰었다. 인터넷서점에서는 그 DVD가 분명 '품절'로 표기되었었다. 때문에 DVD는 체념하고 비디오를 확보해 둔 것으로 만족하고 있었는데 DVD라니, 내게 그것은 심마니의 산삼이나 마찬가지였다.

'살아생전'을 아무데나 갖다대면 주책일지 모르나 이 <불멸의 연인> DVD를 손에 넣자 저절로 '살아생전에' 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아 <아마데우스> DVD가 재발매 된 것에 비추자면 이미 품절이 된 베토벤의 DVD를 갖자면 그의 250주년 생일까지 기다려야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

아무튼 요란한 심장박동을 애써 잠재우며 <불멸의 연인> DVD를 샀고 이미 내 손에 들었으니 뭐가 급하랴 하며 개봉도 하지 않고 모셔두었었다. 이미 비디오로 여러 번 보았기에 급하게 뜯을 이유가 없었다.

그랬는데, 어제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비닐커버를 뜯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듣기공부 차원에서 <비포선셋>을 반복해서 보곤 했는데 문득 그 대화들이 지겨워진 탓도 한몫 했던 것 같다. 막상 개봉을 했으나 왠지 영화로 바로 들어가고 싶지가 않았다. 그래서 빈둥거리는 기분으로 '스페셜 피처'부분부터 보게 되었다.

어머, 그런데 그 부분들이 영화만큼이나 재미있었다. 다른 dvd들에 비해 이 dvd는 배우들과 감독의 영화작업 과정에서의 어려웠던 점과 인상적이었던 점 그리고 캐스팅 배경 등을 상세히 들려주었다. 뿐만 아니라, 배우들의 간단한 약력까지 보너스가 푸짐했다.

ⓒ 아이콘 엔터테인먼트
완벽한 배우들과 제작 과정들....

버나드 로즈 감독: <안나 카레니나,1997>의 감독이기도 한 버나드 로즈 감독은 어린시절부터 베토벤의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이었고 고전음악에 대한 조예가 아주 깊었다. 그리고 그는 이 영화의 각본을 쓴 장본인이기도 하였다.

그가 이 영화를 만들면서 쏟은 정열은 일시적 몰입이 아니라, 그의 삶과 함께 축적된 베토벤 음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 그리고, 베토벤의 삶에 대한 방대한 자료조사와 탐구를 통한 결과물이었다.

게리올드만 : 베토벤 역을 맡은 그는 이 영화에서 베토벤이 자신의 청력에 문제가 있음을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들통 나는 장면, 즉, 피아노 협주곡 제 5번 <황제>의 첫 도입부 독주부분을 연주하는 장면을 얼굴, 손 혹은 뒷모습을 부분적으로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전체로 보여주었다.

때문에 비디오로 보았을 당시 나는 '저 양반 진짜 치는 건가. 설마 진짜는 아니겠지만, 너무 진짜 같네. 아무리 배우라지만 손가락을 저렇게 비슷하게 운용 할 수도 있는 것일까'하며 감탄했었다.

그런데 이 스페셜 피처에 의하면 그 장면은 진짜로 게리 올드만이 연주했다는 것이었다. 버나드 로즈 감독은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평소 영화 속 엉터리 연주 흉내를 참을 수 없어 하는 사람이었다.

그는 게리 올드만에게 다른 부분은 몰라도 이부분 만은 직접 치는 것을 그대로 보여주자고 하였고 피아노 전공자라도 그렇게 치는 일은 쉽지가 않은데 그는 해내었다. 물론 우리가 실지로 듣게 된 소리는 보다 정제된 '머레이 페라이어'의 연주였지만 어쨌든 그와 똑같이 게리 올드만이 틀리지 않고 그대로 황제 협주곡을 연주한 것은 사실이라고 하였다.

나는 게리 올드만이 그토록 피아노에 조예가 깊다는 것에 놀랐다. 아무리 그 부분만 특별히 연습했다지만 그 부분만 특별히 연습한데도 어느 정도의 고급 연주 실력을 갖고 있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할 수 없었으리라. 그는 처음엔 캐스팅을 거절했는데 자신의 매니저까지 동원한 두 번째 부탁에서는 어쩐 일인지 승낙하였다고.

이사벨라 로셀리니 : 이사벨라 로셀리니는 이 영화에서 베토벤의 아픔을 이해하고 서로 사랑하는 비중 있는 역을 맡았는데... 아, 그녀가 그 유명한 장미 한 송이와 45도 위쪽 어딘가를 응시하던 랑콤 화장품의 정녕 그녀였다는 말인가.

랑콤 화장품의 그녀가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이라는 것 밖에 몰랐던 나는 잉그리드 버그만의 딸과 이사벨라 로셀리니가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이 참에 알 게 되었다. 그녀는 유명 감독과 배우인 아버지와 어머니의 후광과는 상관없이 스스로의 능력으로 자신의 인지도를 높였으며 인디영화와 비주류 영화에도 출연하는 등 나름의 고집을 가진 배우였다고.

요안나 테르 스티게 : 조안나 역을 맡은 그녀는 영화에서는 시종 어둡고 무거운 역이었지만 인터뷰속의 그녀는 밝고도 차분한 모습이었다. 조근 조근 얘기하는 그녀의 말을 듣고 있노라니 생각이 깊고 자신이 맡은 역에 대한 탐구에 결코 소홀하지 않는 성실함을 느낄 수 있었다.

제론 크라베 : 베토벤의 비서인 쉰들러 역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축인 그가 처음 제의 받은 역은 베토벤 역이었다고 하였다. 그런데 촬영 일주일을 앞두고 당신의 배역은 쉰들러라는 말을 들었다고. 그 얘기를 듣는 순간, 나 안 해, 갖고 노는 거야가 아니라.

'뭐라고요? 그렇다면 대본을 다시 봐야 겠는데요'라고 했다고 하였다. 왜냐하면 그 전 까지는 자신이 맡게 될 베토벤 역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뭐, 신들러?' 그런 사람도 있었나 하는 느낌이었다고.

그러나 다시 대본을 정독하니 과연 쉰들러는 있었고 자신은 베토벤보다 쉰들러가 더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였다고. 쉰들러는 굉장히 선하고 베토벤의 음악에 심취한 나머지 평생 베토벤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베토벤을 떠나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그의 '한 인격'해 보이는 넉넉한 인상은 충분히 쉰들러 역의 자격이 있었다.

ⓒ 아이콘 엔터테인먼트
<불멸의 연인> DVD 재발매를 기대하며...

비디오 가게에서 빌려본 화질이 바랜 상태의 비디오로 볼 때는 잘 몰랐는데 DVD로 다시 보니 정말 영화의 장면 장면들이 깨끗하고 화려했으며 명장면이랄 수 있는 부분들이 너무 많았다. 아니, 영화 전체와 인용음악 전체가 명장면 명연주였다.

감독은 영화의 전반부는 화려한 시대를 대변하듯 의상이 화려하기 그지없었으나 후반부로 갈수록 실용적이고 근대적인 시대 풍을 따라 가발도 없어지고 옷 색깔도 검은색 톤이 주를 이루었다고. 그것은 베토벤의 암울했던 말년과도 자연스레 연결되었다고 했는데 그러고 보니 과연 그랬다.

그리고 베토벤의 청력에 빨간 불이 켜졌음이 들통 나는 장면을 보면 곳곳에 촛불이 켜져 있음을 볼 수가 있다. 그런데 그것은 당시 음악회의 분위기를 내고자 실지로 그 많은 촛대에 일일이 다 불을 밝혔는데 촛불의 수를 헤아리자면 약 600~700개가량 된다고 하였다.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의 유홍준 교수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사랑하게 된다.'는 말을 한 시절 유행하게 만들었는데 내게 있어 이 <불멸의 연인>이 바로 그랬다. 소소한 정황을 알기 전에도 좋았지만 DVD로 이 영화를 만듦에 있어서의 어려웠던 점과 숨겨진 이야기 그리고 감독과 배우들의 철학 등을 알고 보니 영화가 한층 더 깊게 다가왔다.

뿐만 아니라, 소품 하나하나 그들이 얼마나 고증을 거치고 완벽을 기하려 노력했는지 눈여겨보게 되었다. 나뿐만 아니라 그 누구든 이 영화의 감독과 배우들의 육성을 듣고 난 다음 다시 한번 영화를 보게 된다면 자신도 모르게 '더 많이 알기 때문에 더 사랑하게 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때문에 주장하는바, 이름 없는 '아짐'의 작은 외침이 무슨 울림이 되랴만 그래도 외쳐본다.

"<불멸의 연인>dvd를 제발, 재발매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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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 - 초회 한정 패키지
이안 감독, 히스 레저 외 출연 / 기타 (DVD) / 2006년 5월
평점 :
품절


혹시나 해서 ‘티켓링크’에서 <브로크백 마운틴>을 찾으니 그새 새로운 영화가 얼마나 많이 나왔는지 <브로크백 마운틴>은 ‘끝물’이었다. 여차하다간 못 볼 수도 있겠다싶어 부랴부랴 한 시간여 시내버스를 타고 대구시내의 모 극장으로 갔다.

상영시간 20분 전쯤에 도착하였기에 혹시나 매진이 되었으면 어쩌나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매진은 아니었다. 매진은커녕 영화상영 10분전 좌석을 찾아 앉고 보니 다른 좌석들은 거의 텅 비다시피 했다.

‘내가 너무 늦게 보러왔나, 아님 우리나라 관객들이 아카데미를 물먹이고 있나….’

이 영화가 개봉되기 전, 영화를 먼저 본 기자나 영화평론가들의 글을 보면 부정적인 견해는 거의 보지 못했다. 다들 찬사일변이었다. 그러한 평들을 읽으면서, 흠잡을 데가 없는 영화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지난 겨울 비디오에 빠지면서 <결혼피로연>과 <와호장룡>을 보았고, 예전에 <센스 엔 센서빌리티>를 아주 좋게 본 기억이 있는데 이 영화들이 모두 이안 감독의 영화였기 때문이다.

아무튼 잔뜩 기대를 하고 영화에 집중했다. 엥? 그런데 ‘집중’을 해야 될 만큼 영화장면들이 빠르게 전개 되지 않았다. 배경음악 또한 처음에는 좋게 말하면 절제였고 나쁘게 말하면 너무 밋밋했다.

뿐만 아니라,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콜드 마운틴>에서 쭉쭉 빵빵 원시림의 고고함과 설산의 고요를 이미 경험했기에 <브로크백 마운틴>의 음울한 풍경은 그저 그랬다. 물론 양떼의 행렬은 장엄했다. 수백 마리의 양들이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그러나 영화는 시종 잔잔하다기보다 좀 지루하고 무심한 듯 흘렀다.

▲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한 장면
ⓒ Paramount
‘잭 트위스트(제이크 질렌할 분)’와 ‘에니스 델마(히스 레저 분)’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를 지키는 목부였다. 그 산에서 수백의 양떼와 수만의 나무들 속에서 사람이란 오직 그들 둘뿐이었다. 그런 가운데 숙취의 어느 밤, 추위 때문에 한 텐트 속에서 잠이 들면서 보편적이라면 남녀사이에 일어나야 할 일이 그들 사이에 일어나고 말았다.

이튿날, 이미 약혼자가 있었던 그리하여 한철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돈을 번 다음 결혼을 계획했던 에니스는 단 한 번의 실수쯤으로 여기려 하였다. 그러나 그를 보는 잭의 눈빛은 달랐다. 그리고 에니스가 부정한다고 해도 그 적막한 산속에서는 결국 그렇게 역일 수밖에 없어 보였다.

아무도 보는 이가 없고 드넓은 산속 평원에서 그들은 그렇게 서로에게 애정을 쌓아갔다. 그러나, 꼬리가 길면 밟히는 것은 만고의 진리. 이 청년들이 일은 잘하고 있나 한 차례 시찰을 나온 주인이 이를 목격하고 만다.

주인은 곧 태풍이 온다는 핑계와 양들 수가 많이 줄어든 것을 타박하며 예정보다 일찍 양떼를 하산시켰고, 그렇게 그들은 일자리를 잃었다. 때문에 이별은 생각보다 빨리 오게 되었다. 그리고 환경적으로건 인습적으로건 산에서 있었던 그들 사이를 산 아래서도 지속할 수는 없었다. 그들은 무심히 헤어지는 듯했으나 에니스는 잭의 차가 보이지 않자 통곡한다.

남들처럼 살려 노력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에니스는 예정대로 약혼녀와 결혼을 하고 다른 목장의 목부가 되었고, 잭은 잭대로 예전에 그랬듯 별 끗발 없는 로데오 선수로 돌아갔다.

그리고, 에니스는 아내 ‘알마’와 함께 딸 둘을 낳아 기르며 맞벌이 부부로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한편 잭은 로데오 선수로 살지만 늘 지지부진한 기록으로 가망 없는 세월을 보내다가 부잣집 딸 로린을 만나 결혼한다. 그후 아들도 얻어 로데오로부터도, 가난으로부터도 해방되었다.

그렇게 세월은 4년이 흘렀고 부잣집에 장가간 것까지는 좋았으나 사위 대접을 못받고 살던 잭은 에니스에게 엽서 한 장을 보냈다. 만나고 싶다고. 힘겨운 일상과 그리움에 목마르던 에니스에게 잭의 방문은 구원이었고 둘은 너무 반가운 나머지 격렬한 포옹과 입맞춤을 하였다. 우연히 그 광경을 목격한 에니스의 아내 알마는 충격을 받았다.

그러나 대놓고 말할 수 없는 시대인지라 에니스는 속으로 끙끙 앓았고 그들 부부 사이는 삐걱거렸다. 잭은 잭대로 돈독에 오른 아내와 장인의 멸시를 받으며 힘겹게 살았다. 그 팍팍한 세월, 마누라 덕에 부자인 잭은 ‘텍사스’에서 가난한 에니스를 배려해 늘 ‘아이오밍’으로 차를 몰았다.

그러나 그들의 밀월이 거듭될수록 알마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고 결국 이혼을 요구하였다. 에니스는 알마가 아이를 맡았기에 매월 양육비를 지급하여야 했다. 이혼은 부부관계의 끝이었을 뿐 자식에 대한 의무는 더 가중 되었다.

한편, 에니스가 이혼을 하자 잭은 이제 둘이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려나 했는데 한 달에 한 번 아버지 노릇을 해야하는 에니스 때문에 이전 보다 만나기는 더 어려워졌다. 잭은 에니스에게 ‘장인이 이혼하면 위자료 듬뿍 준다고 했는데 이혼하고 그 돈으로 우리 둘이 목장하며 살면 안 될까’라고 제의했으나 에니스는 거절한다.

에니스는 어린시절 보았던 카우보이들의 비극적 결말을 이야기하면서 ‘가끔씩, 몰래, 오래’ 만나는 것이 차선임을 말하였다. 함께 조그만 목장을 하며 살 꿈을 꾸었던 잭으로서는 서글프기 이를 데 없는 대답이었다.

“너에게는 내가 가끔 만나는 친구일 뿐이지만, 난 너를 20년이나 그리워했어.”

그러나 에니스는 생활고 때문에 그리고 딸들이 커감에 따라 아버지로서도 당당하고 싶었기에 잭만을 생각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아닌 날벼락, 어느 날 잭에게 보낸 엽서가 반송되어왔다. 이유는 수취인 사망.

잭의 집에 전화를 하니 잭의 아내 ‘로린’은 에니스란 이름을 들은 적 있다면서 남편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하게 되었음을 알려주었다. 그들이 오랜 친한 친구였고 브로크백 마운틴이 술집 이름 따위가 아닌 산 이름이라는 것을 알게 되자 로린은 남편의 평소 희망을 에니스에게 부탁하였다.

“화장을 했는데 남편이 평소에 죽으면 브로크백 마운틴에 묻히고 싶다고 하였기에 가능하면 당신이 그렇게 해 주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잭의 고향집을 방문한 에니스는 브로크백 마운틴에서 양떼를 몰던 시절, 서로 갈등하며 싸우다 피 묻힌 셔츠가 고이 걸려있는 것을 보고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가져온다.

두 곡의 노래, 두 사람의 고백

▲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포스터
ⓒ Paramount
그후 어느새 장성한 딸아이가 결혼 소식을 알리러 오고, 그 딸을 다시 돌려보낸 뒤에야 그는 드디어 ‘의무’에서 벗어나 온전히 잭만을 생각하며 살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 걸까? 옷장 안쪽 문에 브로크백 마운틴 사진과 함께 걸어둔 피 묻은 잭의 옷에 대고 에니스는 맹세하였다. 잊지 않겠노라고. 그러면서 옷장 문이 닫히며 화면이 어두워졌다.

‘뭐야, 이게 끝인가.’

그 순간 자막과 함께 노래가 흘러나왔다. 젠장, 시종 배경음악이라곤 나쁘진 않았지만 너무 잔잔했는데 때늦게 웬 울림? 성질 급한 관객 몇몇은 자막이 올라가자 상투적인 엔딩곡이려니 생각했는지 미련 없이 나가버렸다.

오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자막이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은 그동안 미진하다 싶었던 모든 것을 설명해 주었다. 두 고백의 노래를 들으며 영화를 거슬러 올라가자니 비로소 잭과 에니스, 그리움을 ‘절제’ 하며 산 20년의 세월이 아프게 다가왔다.

에니스의 입장에서 한 곡(He Was a Friend of Mine)

그는 내 친구였네/ 그는 내 친구였지/그를 생각할 때마다 눈물이 흐르네… 그는 떠돌다가 죽었지… 그의 영혼은 떠돌아 머물 곳이 없었네… 난 그에게서 도망쳤지 그리고 울었네 /난 가난했고 불안했기 때문에 /그는 내 친구였네…

잭의 입장에서 한 곡(The Maker Makes)

나는 당신과 더 가까워지기 위해 사슬을 하나 더 끊지만
신은 내가 끊어버리지 못하게 사슬을 하나 더 엮네.
나는 너를 잊지 않도록 사랑의 상처를 하나 더 긋지만
신은 내 얼굴에 그늘이 지도록 상처를 하나 더 긋네…
나는 한 번 더 가장 기쁜 것처럼 거짓 미소를 지어보지만
신은 내가 슬프다는 것을 알기에 나를 미소 짓게 만드네…


노래가사를 눈으로 한줄 한 줄 읽을 때마다 그리고 귀로 짠한 멜로디와 노래 소리를 들자니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선곡도 어찌 그리 잘하였는지 위 곡들을 이 영화에 갖다 대니 딱 들어맞았다.

아아, 인생이란, 삶이란 저렇게 끝나서는 안 되는데. 좋은 친구와 살고 싶은 대로 살지 못하고 의무만 다하며 살아가는 에니스의 고달픈 인생과 그리움에 찌들다 속이 새까맣게 탄 채 비명에 간 잭의 삶은 결국은 우리네 삶과도 닮았다는 생각이 들면서 목 언저리가 아파왔다.

또, 사랑이 아닌 ‘친구’라는 말이 그렇게 와 닿을 수가 없었다.

‘그는 내 좋은 친구였지… 친구였지….’

한번도 깔끔한 적이 없었던 에니스의 꾀죄죄한 의상이 그의 피지 못한 삶과 연결되면서, 그러니 저 혼자 남은 사나이를 어째, 어이할꼬, 어이할거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은 슬프게 끝이 났지만 이 영화를 보고나자 지리멸렬이라 생각했던 내 삶의 일상이 문득 소중해지면서 더욱 의미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비포 선셋> 이후 내 생애 두 번째의 OST를 사게 되었다. 그리고, 아무리 생각해도 자막과 더불어 두 곡의 노래는 너무 멋졌다. 자막과 더불어 그 발상 또한 넘 멋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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