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 영원히 철들지 않는 남자들의 문화심리학
김정운 지음 / 쌤앤파커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어제 오랜만에 만나 함께 영화를 본 여인이 말했다. 

'사는게 재미없어....휴우..... ' 

평소같으면 사는게 다 그렇지뭐 하며 농담으로 흘려 들었을텐데  

어젠 좀 다르게 들렸다. 

 

이책을 3분의 2쯤 읽고 난 다음이었기에, 

'재미'나 '감탄'이라는  단어가 참 소중하다는 것을  느꼈기에....  

 

'청담보살'보자는 것을 청담은 혼자서 따로보고 

오늘은 '집행자' 보자며 우겼는데 내가 이겼다.ㅎㅎ..

 

단순하게 웃고 넘기는 영화가 좋아 하던 그녀였지만 막상 집행자를  보면서는 '이 영화 참  

생각을 하게 하네' 하면서  집중하였다.  

아무튼,  영화잘보고 점심먹고 집에와서 차 한잔하고 만남을 마무리 한다음 다시  

책을 들어 나머지 부분을 펼쳤다. 

 

이책의 최대 장점은 술술 잘읽힌다는 점이다. 어려운 책을 읽자는 말도 있지만 

이런 책도 좋다. 심리학책 여러권 있지만 다른책은 반 읽다가 말고 3분의 1읽다가 말고...에 비해 

이책은 단숨에 읽을수 있어서 띵호아! 다수의 대중을 위해서라면 이런책이 더 좋은것 같다. 

이책이 추구하는 것은,

재미있게 살자. 감탄하면서 살자. 돈과 지위 명예 따위 다 필요엄써.... 

물론 돈과 지위 명예있고 '재미'를 느낄수있으면 그보다 더 좋을수가 없겠지만  

많은 사람들의 경우 돈과 지위와 명예 좇다가 인생 다 소모하는 경우가 부지 기수이기에...

이 분의 생각에 대부분 동의 .....  

 

그러나 골프(얘기를 대중에게 굳이 할 필요가)라든가 이분의 이력에서 보이는 찌라시

몇글자는 나를 씁쓸하게 했다. 

물론 재미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지만.... 슈베르트의 가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무엇을 해도 면죄부를 줘야하겠지만 ... 이런 분이 찌라시를 장식해주니 찌라시가  

안 망하는 구나.... 

  

어쨌든, 언젠가 티비에서 '재범'군에 관한 얘기를 할때도 공감했다. 

다시 가요계로 돌아올수 있도록 배려하자는 것이  소위 팬들과  양심가들의 

일반적 생각이었다면 이분은 그게 아니고... 

'아직 젊으니까..... 굳이 가요계에 목멜것 없이 천천히 다른일을 찾아보는것도....'하면서 

말끝을 흐렸나...  

난 그말을 들으면서 공감했다. 

 

아직 젊으니까. 춤으로 정상에 오른 그 실력이라면 다른 무엇을 해도 그만큼 할것이고 

찾아보면 분명 춤보다 더 매력적인 어떤 일은 얼마든지 있을 것이다. 

대중가요를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고만고만한 댄스가수는 자고나면 쏱아지고 쏱아지는 

세상이니 재범군이 다시 돌아와 인기를 얻는다 해도 얼마나 길것인가. 

 (뭔소리여? 남의 인생에... 요는, 남들이 다 우리 사회의 야만성을 질타하고 돌아오라를 말할때

'다른' 각도로 본 그 창의성이 신선했다. 물론 재범을 그렇게 보낸 것은 당근 나쁘고...)

 

결론은,  

인생이 재미없는 사람 , 특히 중년의 남성들 한번 읽어 볼 만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작품 - 예술가의 초상
에밀 졸라 지음, 권유현 옮김 / 일빛 / 200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뻐꾹 시계가 막 7시를 알렸고, 그는 그곳에 장장 8시간이나 서 있었던 것이다. 마른 빵 한조각 이외엔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열에 들떠서 1분도 쉬지 못하고 서 있었다. 해가 기울며 아틀리에에 어둠이 깃들기 시작하였다. 하루가 무섭도록 우울한 느낌을 던지며 끝나가고 있었다. 작업이 잘 진행되지 않는 위기의 순간에 이렇게 빛까지 사라지고 나니, 마치 태양이 이 지상의 생명과 노래하듯 유쾌한 모든 색깔들을 빼앗아 달아난 후 다시는 떠오르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85쪽

 

'해가 비치는 마지막 1분 까지 이용'하며 그림을 그리던 주인공 클로드가 하루해가 저물자 비로소 온몸의 피로를 체감하며 별 소득 없이 또 하루를 보내야 함을 탄식하는 대목이다. 태양이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닐진대. 무심한 보통사람에게는 아침에 떴다가 저녁에 지는 것이 해이고, 내일이면 또 내일의 해가 뜰 텐데 그렇게 아쉬워하다니.

 




그러나, 대작에 대한 열정으로 온몸을 불사르던 클로드에게는 해가 떠있는 시간의 그 일분일초가 늘 아쉬웠다. 빛이 사라지기 전에 빨리 그 아름다움을 포착하여 어떻게든 그려야 되겠는데 늘 지나친 완벽주의가 제동을 걸어 이제 완성인가 싶으면 또 결점을 발견하게 되고. 하여, 그리고 또 그리고, 지우고 또 지우며 힘겨운 날들을 되풀이 하였다. 
 

인상파 화가들의 예술적 고뇌가 고스란히..

 

에밀졸라의 <작품>(일빛 출판사)은 19C 인상파 화가들의 창작과정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 책에는 화가를 꿈꾸는 '클로드'와 '드뷔슈' 그리고 작가가 꿈인 '상도즈' 세 사람을 중심으로 이들의 동료 화가와, 조각가, 화가의 작품을 품평하는 기자, 화가의 모델 등 다양한 군상들이 나온다.

 

빛을 이용해 그림을 그리는 이 새로운 화법의 시도는 기성 살롱 출품 전에서는 번번이 미끄러졌다. 그러나 그들은 그에 굴하지 않고 자신들의 화법을 고집했으며 낙선한 그들의 그림만을 모아 따로 '낙선 전람회'를 열기도 한다.

 






  
작품
ⓒ 도서출판 일빛
에밀졸라



예나 지금이나 예술가를 가장 괴롭히는 것은 먹고 사는 문제일 텐데 이들은 빵 값을 아끼기 위하여 빵을 먹기 어렵게 딱딱하게 말려서 먹는가 하면 포도주에는 언제나 물을 많이 타서 양을 늘려 마셨다. 그러나 그림에 대한 열정만은 타협할 수 없었다.(물론, 여기서도 남의 것을 제 것인 양 슬쩍하여 부와 명성을 동시에 얻는 인사도 나온다.)

 

특히 주인공 클로드는 걸작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아내와 아이에게도 무관심 할 뿐더러, 종내에는 자신의 몸과 마음 모두 피폐 할대로 피폐하게 만들었다. 뭐든지 적당한 선에서 배부르고 더 이상 욕망이 안 생기는 나로선 도무지 이해 못할 고집이요 한편으로는 부러운 열정이었다.

 

졸라는 이 소설을 쓰기에 앞서 주인공 클로드는 '세잔과 마네'를 섞은 인물이라고 하였다. 때문에 세잔은 이 소설이 출판되었을 때 다 읽고는 졸라에게 아주 냉소적인 답장을 보냈고, 그 후로 그들은 단 한 번도 재회하지 않았다고 한다. 중학시절부터 쌓은 30년 우정이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된 것이다. 물론 나는 세잔에게 한 표다. 아무리 허구라지만 너무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마고우인 친구를 아무리 허구 속에서라지만 너무 비참하게 그렸다. 실지의 세잔이 당대에 성공한 사람이었다면 처참하게 짓이겨도 아무런 아픔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허구 속도 실지도 한줄기 빛조차 느낄 수 없었던 암담한 상황이던 세잔이었기에 누구 약 올리는 것도 아니고 무척 섭섭했을 것이다.

 

게다가, 반대로 졸라 자신을 형상화 한 듯한 상도즈는 화목한 가정생활에다 친구들도 챙기고 작가로도 성공하고 인격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이 그렸다. 물론 클로드가 다 세잔이 아니고 상도즈가 다 졸라가 아닐 것이다. 클로드의 고뇌가 고스란히 졸라의 작가적 고뇌일수도 있고 여타 화가들의 이심전심일수도 있겠다. 그래도 세잔은 그렇게 속편하게 생각할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허나, 뭐니뭐니해도 실지의 세잔이 절교를 선언할 만큼 그렇게 기분 나빴던 것은 결국 졸라의 '묘사'가 탁월했기 때문이었을 터. 졸라의 묘사가 탁월했기 때문이야말로, 주인공을 비롯한 여러 화가들의 고뇌와 욕망과 열정이 손에 잡힐 듯 느껴졌다.       

 

아무튼, 이 책은 허구 속에서 실재를 유추하며 읽으면 훨씬 재미있다. (번역본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특별히 추가했는지 몰라도)책 중간 중간에 소설이 묘사하는 실지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 또한 삽입되어 있기에 마치 소설로 해석한 그림이야기를 읽는 느낌이다. 뭐 실지 그렇기도 하고. 더불어, 한사람의 예술가로 살고 싶다면 적어도 이 정도의 열정은 있어야 되는구나 싶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쟈의 인문학 서재 - 곁다리 인문학자 로쟈의 저공비행
이현우 지음 / 산책자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서재 일일 방문자 수가 200 여명쯤 될때 나는 우연히 로쟈씨네 집을 처음 방문하였다. 

'이런 곳도 다 있군요' 내말이~~~ 참 뭔가 나같은 군상과는 차원이 다른 

어떤 존재 같았다. 해서 가끔 들르다가 한때는 무작정 로자씨의 마이리스트중  

어느 하나를 골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체크해서  책을 사기도 하였다. 

그러나 푸훗~ 책장에 고대로 모셔두고 읽지 못한 것이 많다. 

 

읽지는 못했지만 핑계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읽을것이고  

읽지는 못해도 끊임없이 새로운, 내가 모르는 세계의 책을 소개해주는 로자씨가 고맙다. 

사실 나는 로자씨의 서재에 들를때 글을 읽기보다 제목만(?) 읽을 때가 많다.

그런데 제목 읽는 것도 벅차 방문자수 300 이후로는 발길도 뜸하였다. 

 

대신 우연히 버스를 타고 오다가 라디오에서 로자씨의 음성을 듣고 음 목소리는  

또 저렇군. 한겨레21과 시사인에 올려진 서평을 보고는 오호라  

비범한 사람은 결국 만인앞에 드러나지 않을 수가 없구나... 그러다  '책 읽는 밤'에 

출연한 그의 얼굴을 보고는 아 쪼까 깐깐 답답시러븐 천상 샌님이구나 ㅋㅋ.... 

(이러니, 꼭 스토커 같네. 그러나 너무 걱정마셈.  로자씨는 그것으로 끝입니데이. 호기심이 해결 되었기에...^^) 

 

아무튼, 이런저런 관찰을 거쳐 몇주전 드뎌 '로쟈의 인문학 서재'를 읽게 되었다. 

읽고난 바로 다음 뭔가 끄적여야 되는데 그 새 다 까먹어버려 가물가물하다. 

김훈, 고종석, 김규항의 문체에 대해 200프로 동감했다. 

아주 가렵던 부분만 솔솔 긁어주는 그 센스라니.

사실 난 왠지 아직 김훈을 읽고싶지 않아 읽지 않았고 고종석의 문체에 대한  

가없는 찬사가 반쯤 이해 안가고 김규항에게는 글의 내용보다 그의 문체에 

끌리곤 하였다. 

 

특히 김규항씨의 문체는 까미유 끌로델의 조각 '왈츠'에서나 느껴지는  

매끄러운 아름다움과, 군더더기는 없으면서 뼈대는 있고 그러면서도 

전체적으로 물결치는, 그리운 어떤 느낌이 그의 문체에서  

느껴지곤 했는데 ....데, 그분이 김대중 노무현을 가차없이 씹을때는 당췌 이해가 ....

저는 얼마나 잘나고 추진력있는지.....  

 ..... 

장정일에 대한 언급 공감갔고.... 

러시아에는 네 스키가 있는데 음악에는 차이콥스키, 문학에는 도옙스키, 미술에는 칸딘스키, 

영화에는 타르코프스키... 넘 웃겼다. 

몇년전 예술의 전당에서 칸딘스키 전신회를 뻔히 눈앞에 두고도 보지 않고 밑에 층의  

도자기 전시회만 보고온 기억이 있는데 그때 보고올 껄. 내 언제 칸딘스키 그림 볼거라고.. 

 

그땐 단순히 이해도 못하는 그림 봐서 뭣하나 해서 안 봤는데 후회가 되네... 이해 못해도  

한번 보기나 할것을.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희생'은 내가 두번째로 이해안가고 어려운 영화였는데 

(첫번째는 노스텔지어) 고러코롬 분석을 해 놓으니 그런강?   

......  

이름만 알고 그들의 책 제목만 몇개씩 알 뿐인 오! 무수한 철학자들의 말쌈과 로쟈씨의 

해설....그냥 부처님 말씀 예수님 말씀처럼 쉽게 말하면 말이 안되는지 철학자들은...ㅋㅋ 

집중해서 읽으면 이해가 되기도 하나 쉽게 넘기며 읽을수는 엄꼬 다시보고 싶지도? 않은! ㅋㅋㅋ  

 

아무튼, 결론적으로 로쟈씨는 정말이지 용의자 엑스처럼 책과 글에 헌신하는 사람같다. 

이토록 학문과 각종 예술에 몰입하자면 뼈가 뽀사지고 온몸의 진기가  

다 빠질것 같은데..... 그 모양을 매일 봐야 하는 옆지기와 자녀는 오죽할까? ^^ 

 

나라면 책을 '사부작 사부작'(개그맨 김신영 식으로) 보따리에 싸서 가을 낙엽과 더불어 확!  

불싸질러 버리고 싶어질 것이다...ㅎㅎ

무르팍 도사씩 결론을 내자면 로쟈씨는 현재 너모 피로해 보인다.  

인간사 철학도 좋고 뭐도 좋고 다 좋지만 결론은  

로쟈씨의 책에도 나와있듯이  

'먹고, 살아남고, 자기 복제' 이외에는 다 부질 없는 것 아닌가벼. 

하므로,

한달동안 책을 금하고 가족과 함께 가을 단풍이나 보러 이산 저산 쏘 다니시길~~팍팍!!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보 별님 - 동화작가 정채봉이 쓴 김수환 추기경 이야기
정채봉 지음 / 솔출판사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그가 돌아갔을때 나는 울지 않았다 .  

나 아니라도 신자들이 많이 울어주겠지.... 하면서.

하여, 티비에서 다들 눈물짜고 꽃을 바치고 할때 그냥 덤덤한 마음으로  

보았을 뿐이었다. 그러다 시사인 표지로 나온 빨간 옷을 입은 그를 보고, 

빨간색이 참 잘 어울리는 남자구나 생각했다.  

 

 기사를 읽고는 빨간색 만큼이나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수십년 함께한 그의 불면증에 짜안 가심이 아팠다. 

월매나 괴로웠으면, 하루이틀도 아니고, 한두달도 아니고, 일이년도 아니고  

수십년, 쭈욱 그렇게 전전반측 잠을 못 이루셨을까이.. 

 

하여 송구스런 마음에  뒤늦은 추모의 념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한집에 신부님이 둘씩이나.... 추기경님은 본시 신부되기 싫었는디 추기경까지 되셨네. 

얼떨결에 눌러 앉아 터줏대감 되더라고 딱~~^^ 

사형제폐지에 남달리 천착하셨던 것은   

젊은날 대구교도소 사형장에서의 경험때문.  

즉, 사형 집행장에서 밧줄이 끊어져 집행도 하기전에 

사형수가 아래로 떨어졌는데  그 사형수 필경 죽었을 것이라하며(사형수는 사형장을 걸어오며 이미 혼이 나간다고...하물며 떨어지기 까지 했으니 ...) 

모두 아래층으로 내려가보니.... 

"주교님 또 뵙습니다.^^" 

그후 어쨌냐고? 

 

밧줄을 손봐서 다시 사형집행을 하였고 그는   

"30분 후에 천국가서 주교님을 위해 기도하고 있겠습니다." 라고 하였다. 

그분의 이름은 최. 월. 갑. 

 

두분은 시방 천국에서 만났을까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쉽게 읽는 백범일지
김구 지음, 도진순 엮음 / 돌베개 / 2005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난핸가 ‘모건 프리먼’ 주연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가 만들어 진다는 뉴스를 보고, 기시감을 느꼈다. 믿거나 말거나 좌우지간 나는 상상했었다. 몇 년 전 만델라 전 대통령의 자서전(두레출판사간행)을 읽으며 이 보다 더한 시나리오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 내 마음대로 만델라 대통령 역엔 망설임 없이 모건 프리먼을 찍었었다. 두고 보자 하면서...ㅎㅎ.


그의 어린 시절에서 보여 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부족 전통, 흑백 분리정책에 저항하다 감옥에 잡혀간 그와 수많은 아프리카민족회의 사람들, 그곳에서 고문과 강제 노역을 당하며 27년 6개월의 감옥살이, 그 후 극적으로 대통령이 되고 세계의 지도자 반열에 오르는 것 등에서 보자면 드라마도 이런 드라마는 없을 것이다. 
 

뿐인가, 사소하게는 남의 입질에 오르내리기 좋으나 영화소재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어려울 때 감옥 밖에서 함께 투쟁해준 재혼한 아내와 헤어지고 또다시 역시 어려울 때 도와준 이웃나라 여자 대통령과 ‘삼혼’ 하는 등 노익장도 그런 노익장이 없으렸다. 현재 93세. 그가 돌아가고 난 다음 영화를 만들어도 좋겠지만 그의 살아생전 영화를 만들어 그에게 느낌을 물어봐도 나쁘지 않을 터, 암만.

아무튼, 나는 지금 이제나 저제나 만델라 전 대통령의 전기 영화 개봉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내년 여름쯤? 아니면 가을? 생각만 해도 설레어 진다.

이희호, 김대중의 삶도 만델라 못잖아

7월 2일자 (한겨레)신문 ‘왜냐면’에서 박영환 민족문제 연구소 고문은 <백범일지>를 읽고 나서 김구 선생께 매료되어 선생이 돌아가셨을 때는 ‘졸도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하였다. 그 대목에 손뼉을 치며 공감한 것은 나또한 <백범일지>를 읽고 선생에게 반했기 때문이었다.

‘훌륭한 사람은 단 한권의 진솔한 기록만으로도 읽는 이의 마음을 통째로 빼앗는구나.’

잠시 옆길로 새는 감이 있으나, 단 한권의 책으로 타자를 사로잡는 사람을 한사람 더 소개하자면 그는 바로 노무현 대통령이다. 노대통령이 해양수산부 장관시절일 때 나는 <여보 나좀 도와줘>(도서출판 새터)를 읽고 이 사람은 진짜 믿어도 되겠구나 생각했었다.

내가 쉽게 경도 되는 사람인가 하면, 그렇지 않음을 증명할 말을 며칠 전에 들었다. 임 떠나고 뒤늦게 부랴부랴 <여보, 나 좀 도와줘>의 책장을 넘긴 이웃 지인이 독서 소감을 말하였던바.

‘이분은 너무 진실해서 나도 예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때부터 그를 좋아했을 거야. 나만이 아니라 누구든 이 책을 읽으면 이분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아. 좀 더 일찍부터 좋아하지 못한 게 한이야. 이분 친구도 너무 멋있고...’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희호 김대중. 솔직히 이 두 분. 별 ‘찌릿한’ 감정은 없이 그저 ‘현대사의 파고와 더불어 역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이란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하나, 6.15 선언이 채택 되던 해의 그 순안공항에서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정말 믿음직스럽고, 눈부시고, 존경스러웠다. 나는 그가 너무도 큰일을 해내었기에 TV앞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렸었다.

그러나, 그 후론 다시 역사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 생각했을 뿐 김구선생에게서 느낀 노무현에게서 느낀 생각만 해도 심장이 ‘짠’해지는 그런 감정(?)은 없었다. 광주의 원흉을 풀어주고, 박정희 기념관을 세우자는 유화적인 자세는 못 마땅하다 못해 속에서 천불이 났다.(그러나, 얼마나 답답하셨으면 그런 제의를 하셨을까. 그가 ‘전’을 풀어주고 ‘박’을 기념하자 말하도록 무식 충만했던 우리의 죄가 더 컸다, 알고 보니.)

그랬는데.... 뒤늦게 이희호 여사의 자서전 <동행>(웅진지식하우스)을 읽고 나는, 이 부부에게 완전 홀딱 반하였다. 이희호 여사는 좋은 가문, 좋은 학벌에다 영부인 까지 하였으니 그 보다 더한 영광이 어디 있으랴 싶었는데 세상에나 영광은 잠깐이요 고난은 백조다리라.

김대중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되었을 때 일본의 한 언론인이 김대중은 이희호가 있었기에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고 하였다는데 정말이었다. 이희호 여사가 김대중 대통령을 위하여 그토록 헌신한줄 나는 몰랐다.

희호여사의 표정이 무덤덤하잖은가. 그리고 강인해 보이기도 하고. 때문에 고통이 크다 해도 그리 큰 줄 몰랐다. 그 많은 옥바라지와 연금생활, 망명생활 그리고 한 발만 늦었어도 바다에 수장될 뻔 했던 중앙정보부에 의한 납치사건 등 두 분은 그 험난한 길을 어찌 다 겪고 이겨냈는지....

김대중 대통령이 동물과 식물을 무척 아끼고 잘 돌봤다는 얘기와 정치인이기에 앞서 항상 책을 가까이 하며 사색하고 토론하는 ‘학자적 품성’이 몸에 밴 남자였음을 알게 된 것은 과외의 소득이었다.(나는 그냥 닥치는 대로 책을 많이 읽는 남자로만...) 
 

결론은,

이들의 얘기는 영화 한편으로는 부족하고 해마다 한편씩 찍어내도 소재는 무궁무진 할 것이다. 나찌 영화만 해마다 우려먹으란 법이 있나. 만델라와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얘기도 우리현대사와 김대중의 얘기도 몇 번을 우려먹어도 국물은 여전히 진할 것이다.

나는 벌써 김대중 대통령 부부 역으로 누가 어울릴까 배우를 고르고 있다. 내 꿈이 언제 이뤄질지는 모르겠지만 미래의 언젠가는 이뤄지리라 믿는다. 기왕 이뤄 질 거면 만델라 대통령의 경우처럼 김대중 대통령 살아생전에 만들어져서 당사자에게 소감을 물어 보는 것도 의미 있을 텐데...

‘우생순’의 신화를 만들었던 핸드볼 임 감독도 영화 끝나고 자막 올라갈 때 한 말씀 하던데, 이희호 김대중도 그들의 영화 끝 그 장면에서 한 말씀 덧붙인다면 얼마나 근사할 것인가. 아마, 세계인들이 더 환영하지 않을까. 우린 만델라에게는 사심 없는 박수를 보내면서 우리안의 보석엔 너무 무심한 것 같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시절 두 번이나 우리나라를 방문하였다고 한다. 아마 두 분은 만나서 ‘당신 팔자나 내 팔자나, 우린 어찌 그리 징한 팔자를 타고 났을까. 그러나 후회는 없어.’ 하며 서로 농담을 주고받지는 않았는지.

마무리...

언젠가 들으니 일주일에 한 번씩인가 4시간씩 신장 투석을 받으신다고 하였는데..... 요즘처럼 사회적 문제 들이 연일 터질 때면 김 전 대통령의 안부가 먼저 걱정되곤 한다. 세상이 거꾸로 굴러가도 당신 몸만 챙기시고 그저 오래사시기를 빌어보는데, 워매, 낼 모래 아흔을 목전에 둔 이 늙은 오빠는 나라의 나아갈 방향을 그 누구보다 선명한 혜안으로 조언해 주시는데 그 형형한 청년 정신이라니, 정말 나이는 숫자에 불과 해. 
 

그의 조언들이 현실정치에 부디 반영되어 헝클어진 남북관계가 복원되고 나라 살림살이 또한 제 궤도에 오르길 빌어 본다.

그러니, 결론이 뭐냐고요? 결론은 두 가지. 하나. 헐리웃이 만델라 전기 영화 찍고 있으면 우리나라 감독들은 최소한 김대중 전기 영화 시나리오만이라도 쓰고 있으라. 둘. 역사에 길이 남을 멋있는 사람들은 단 한권의 책으로도 읽는 이를 ‘확’ 잡아끈다, 머 이런.(웃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