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의 딸들인 30대의 조카들을 만나면 누나일 뿐임에도 나이 차이가 많이 나서 그런지 부모인양 늦둥이 남동생(고1)을 걱정한다.

 

그리고 얼마나 예뻐하는지…. 내가 볼 땐 웃자란 키에다 깡마르니 뭔가 엉성하고 안정적인 느낌이 없는 데다 얼굴에는 청춘의 다이아몬드가 초롱초롱해서 징그럽기 그지없건만 그녀들은 유치원생 예뻐하듯이 토닥인다.

 

"그렇게 실속 없이 예뻐만 하지 말고 진정으로 저 애를 위해서 누나들이 할 일이 뭔가를 생각 해봐."

"진정으로라면 어떻게?"

 

그토록 예뻐하면 답이 나와도 벌써 나왔을 텐데 녀석의 누나들은 나를 만날 때면 늘 한숨이다. 아무리 예뻐해도 공부 못하는 것을 잘하게 할 수는 없는지. 글쎄, 이번 중간고사에서는 수학을 19점인가 맞았대나. 수학이라면 거의 만점 가까이 맞았던 둘째 조카로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점수였을 것이다.

 

"찍어도, 찍어도 어찌 그리 정답을 피해가면서 찍었는지."

"야, 갸는 아무래도 그 부분에서는 이 고모의 피를 이어 받았나봐(웃음)."

 

수학 왕 조카의 장탄식을 듣자 푸~훗 옛 추억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왕년의 학력고사에서 일찌감치 수학을 포기했기에 수험 당일엔 무조건 찍었는데 나중에 결과를 보니 15점이었다. 좀 잘 찍어서 30점은 언감생심, 25점쯤 받고 싶은 것이 내 소망이었는데 수학은 내 시험 점수로 '확률'이라는 단원의 존재를 알려줬을 뿐이었다.

 

아무튼, 10점대의 점수를 받은 전력이 있기에 막내 조카의 19점은 나로서는 200퍼센트 이해가 가는 점수였다. 그 19점은 그나마 객관식이 있는 시험에서 '확률'이라는 것이 적용되었으니 망정이지 실지의 성적은 0점이라 해야 할 것이다.

 

그러니 이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내 경험에 비춰 볼 때 억지로 노력하기보다 그냥 포기하는 게 맞다고 본다. 포기하고 그 시간에 다른 것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 생각한다. 아닌 게 아니라 막내조카는 수학은 19점 받으면서도 국어는 조금만 공부하면 90점대를 넘는다고 했다. 그러니 이 아이의 머리는 100퍼센트 인문 쪽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점수로서 증명하는바.

 

문제는 그 많은 수학 시간을 어떻게 3년씩 견디냐 하는 것이렸다. 이 부분에서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 조카처럼 수학에 취미 없는 얘를 앉혀놓고 가르치는 선생님도 불쌍하고 배우는 조카도 불쌍하고…. 그 지루하고 어이 없는 경험은 이 몸 또한 뼛속 깊이 경험해 본 것이기에 막내조카 또한 나의 전철을 밟을 것을 생각하니 애처롭다.

 

아무튼 오빠네 가족들은 중학교 3년과 그리고 이번 고등학교 1학년 1학기까지 "그래도, 그래도" 하면서 "혹시나, 혹시나"하면서 기대를 접지 않았는데 이번 19점 앞에서는 확실하게 풀이 꺾인 듯했다. 나는 막내조카가 중2 무렵부터인가 공부가 싫다면 학원비(월 20만 원)를 차라리 다른 식으로 소비하라고 누차 건의했다.

 

즉, 학원비의 절반은 저축하고 나머지 절반만 털어서 한 달에 두 번 정도 기차 타고, 버스 타며 타 지역을 같이 여행하라고 말이다. 1차 목표로는 가까운 남부 지방 주요 사찰들을 두루 탐방한다든가 아니면 역시 남부 지방 명산들을 두루 답사 등 견학거리는 찾으면 세고 센 것 아닌가.

 

그러면 이 누님들은 순간은 혹하나 자기들 집으로 돌아가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공부에 대한 미련을 못 버리고 학원행을 독려했다. 때문에 한 다리 건넌 내 처지에서 자꾸 강요할 수도 없어 나 몰라라 했는데 역시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공부 학원 말고 다른 학원 보내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 막내가 나름 융통성(?)이 있어서 공부 스트레스를 주는 쪽쪽 다 받아 먹지는 않는다는 것. 성적도 안 오르는데 가기 싫은 학원을 꾸역꾸역 가면서 스트레스 왕창 받으며 우울해 하면 보는 사람도 애처로울 것이다. 그런데 이 녀석은 학원 잘 가는 척 하면서 요령껏 빼먹으며 가끔 영화도 한 프로 씩 땡기는 듯했다.

 

그러다 꼬리가 길 경우 한 번씩 들켜서 반란이라곤 모르는 오빠네 식구들을 아연 실색케 하지만 나는 녀석의 그런 낙천성에 한 표 주고 싶어진다. 나아가 비굴하게 학원이나 '띵겨' 먹는 그런 짓 좀 하지 말고 당당하게 "부모님, 누나들 나 학원 싫소"라고 좀 외쳐주었으면. 당당하게 외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대안이 있다는 뜻일 수도 있을 것이기에 말이다.

 

인즉슨, 고교에 올라온 조카는 공부학원 말고 태권도 학원을 보내 달라고 했다는데 가족들은 들은 체를 안했다고 한다. 운동 배워 힘 쓰는 것 아닌가 불안해 하면서 말이다. 나는 그게 아니고 아무래도 걔가 청춘이다 보니 에너지가 남아 돌아 그런가 본데 건실한 육체를 가지다 보면 혹 호연지기가 생기지 않을까 보내보라고 권했다.

 

나아가, 독서 계속하고 기타 학원 같은데서 기타를 좀 배우게 하면 어떨까 했지만 이 고리타분한 가족들은 '딴따라' 시킬 일 있나 하면서 고개를 저었다. 딴따라는 아무나 하나. 딴따라 될 생각이 있을 정도로 기타를 튕긴다면 다른 무엇도 야무지게 할 수 있을 것이다.

 

내 생각은 태권도를 배우면서, 손톱에 핏물이 들도록 기타 줄을 뜯으면서 혹, 인내, 용기 그리고 아름다움을 느끼고 즐길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인데 가족들은 딴따라와 조폭만 연상했다. 휴~, 아무튼 궤도를 이탈하는 것은 용기를 필요로 하고 어렵다. 그러나 한번 이탈해보면 별것 아니고 단지 해방일 뿐일진대….

 

우리 다닐 때야 한번 공부 시기를 놓치면 영원히 낙오자였지만 지금은 아니다. 입시 공부를 잘 따라가는 애라면 힘들어도 그냥 가라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내 조카처럼 따라갈 생각이 전혀 없는 경우는 계속 학교와 학원 이중으로 다니게 하는 것은 시간 낭비이자 청소년 학대다.

 

둘 다 보내며 애를 혹사 시키기보다 그중 하나는 떨쳐 버리고 대신 견문을 넓혀 주는 것이 오히려 더 조카 마음에 단비를 주는 게 아닐까. 물론, 새가슴 오빠네 가족들은 학교를 관두게 하는 것은 꿈에도 생각할 수 없을 것이니, 소득 없는 학습학원이나 이참에 제발 좀 정리하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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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집을 돌다보니 조중동 끓기 비법이 나오던데 내용증명 우쩌고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나는 그보다 더 쉬운 방법을 알고 있다. 정말 간단하다.

나도 일년에 네 다섯번은 조중동과 지역신문 권유를 받는다.

"사모님, 신문 한번 바꿔보시죠? 상품권도 드리고요. 무료도 6개월입니다."

"아 그래요. 그러나, 사장님 저는 한겨레 보거든요. 한겨레 보는 사람 무료도 싫어하고

상품권도 싫어하는 것 아시죠?"

이럴때 중앙일보의 경우,

"우리 신문은 조선일보랑은 다름니다."

"중앙 입장에서는 좀 다르다 생각하겠지만 다르다 쳐도 중앙의 논조는 삼성의 그림자가 느껴져 더 싫습니다. ^^"

"그래도 일년만..."

"사장님도 잘 아시면서.... 한겨레 본다는 사람들 아무리 판촉해도 잘 안되죠?  저는 한겨레가 조선처럼 커지는 날까지 볼겁니다. ^^  못 봐줘서 죄송하네요. 그럼."

(아주 부드러운(?)목소리로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진지하게 혹은 상냥하게 대거리를 하면 대부분 전의상실ㅋㅋ)

요즘은 경향이 참 많은 노력을 하기에 미안키는 하나 기왕 보는 것을

바꿀수는 없고해서  다른 사람에게 권할때 경향을 자주 추천한다.

그럼 다음은 명사들의 조선에 대한 일성. 즐감하시길~~

<명사들의 조머시깽이 생각>

*조중동, 그게 어디 신문인가? 조중동이 그나마 중학교 3학년 수준에 머물러 있던 한국사회를 중학교 2학년 수준으로 떨어지게 만들었다.
-조순(전 서울시장)


*우리 사회의 슬픔과 비극은 조선.동아.중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이 언론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해결할 수 없는 비극이다.
-조정래(소설가)


*조선일보는 그 존재자체가 불의(不義)이다.
-김원웅(전 국회의원)


*조중동은 조폭과 다를게 없다.
-정연주(KBS 사장)


*전두환ㆍ노태우 군사정권은 용서해도 지금도 계속되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의 역사에 대한 반역죄는 용서 못한다.
-이해찬(전 국무총리)


*조선일보의 발행이 계속되는 한 아직 한국의 민주주의는 '미완의 혁명'에 불과하다"
-명계남(영화배우)


*조선일보는 범죄집단이다. 범죄집단을 가만히 놔두는 것은 직무유기이다.
-신학림(전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조선일보는 합법적으로 매일 그 위계와 사술을 구사하며, 그러나 그 누구도 섣불리 이를 문제 삼을 수 없는 사회적 흉기다.
-김명인(문학평론가)


*일본은 과거의 역사를 왜곡하지만 조선일보는 현재의 역사를 왜곡하는 신문이다. 이는 훨씬 더 심각한 문제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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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있어 ‘주식’이란 두 글자는 마약, 패가망신, 알코올 중독, 도박, 늪 등과 이음동의어였다.

 

그것을 증명할 사례들은 열 가지도 넘게 읊을 수 있다. 한 친구의 남편은 “코스닥이 뭐예요?” 시절, 묻지마 투자 열풍에 실려 7천 만 원인가 날리고서 주식에 손 씻었다고 하였다. 십여 년 전 7천 만 원이면 지방에선 집한 채 값이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한 지인 역시 애써 장만한 넓은 새 아파트를 겨우 일 년 살고 전세를 줘야 했다. 이유는? 역시 남편의 주식투자 실패 때문이었다.

 

크게는 집한 채, 작게는 1~2천 만 원 등 주식해서 잃었으면 잃었지 덕본사람 못 봤다. 때문에 나는 아무리 주식 값이 오르고 그것이 대세라 해도 주식엔 절대 발을 담가서는 안 된다는 마음이 확고했다. 스스로 다잡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가끔 남편이 예금이자 낮은 것을 투덜거리며 ‘나도 한번 주식을?’ 하며 말을 꺼내면 손사래부터 쳤다.

 

“정 그럴 돈 있으면 땅을 사라. 땅을 사면 나무 몇 그루 심어놓고 잊고 지낼 수 있지만 주식은 오르면 올라서 내리면 내려서 늘 마음을 써야 되니, 우직하게 땅을 사라.”

“땅 살 돈이 어디 있어?”

“땅 살 만큼의 돈도 안 되면서 그 돈으로 주식을 한다는 것은 더더욱 말이 안 돼. 우리 같은 새가슴, 콩알 간 들은 주식 신경 쓰다 필경 ‘위산과다’ 되기 십상이니 그냥 생긴 대로 삽시다.”

 

아무튼, 주식은 한번 발을 들이면 빠져나오려 하면 할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늪’이고 ‘마약’일 뿐이니 아예 주식 근처엔 얼씬도 말자가 내 신조였다. 뿐만 아니라 누가 주식투자를 한다면 내가 아는 실패 사례들을 열거하며 하지 말 것을 권하곤 하였다.

 

 

그랬는데.... 어! 주식을 사고 보니 마음이 달라져....

 

하여간 주식의 ‘주’자만 봐도 거부감이 일던 내가 요 근래 난생 처음 주식을 사게 되었다. 장안의 화제가 된 ‘ㅅ’ 식품의 주식을 산 것이었다. 의미 있는 일에 동참한다는 뜻에서 20주를 50만원주고 샀다. 막상 사고 나니 별것 아니었는데 그것을 사기까지 며칠을 고민했다.

 

‘남편에게 말할 경우, 우씨, 니도 하는데 나도 하자고 하면 어쩌지? 나는 딱 20주만 사고 만다는 전제하에서 사지만, 내가 그동안 생각했던 대로 정말 주식이 마약이라면, 20주만 사고 싶은 원래의 마음은 도망가고 내 마음이 휘리릭 변해버리면 어떡하지?’

 

기껏 20주 살 거면서 걱정은 2000주만큼을 하였다. 어쨌든, 마음을 먹었으니 50만원 없다셈치고 증권회사부터 무작정 찾아갔다. 주식을 사고 싶은데 뭐부터,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으니 친절하게 상담해 주었다.

“통장 개설하고 통장에 돈 있으면 언제든 사고 팔수 있어요.”

“그럼 통장을 개설해야 되겠네요. 하나 만들어 주세요.”

 

말은 통장이었으나 직사각형의 종이 통장은 없고 카드만 주었다. 왜 그렇죠 물었더니 뭐라뭐라 설명하는데 다 까먹었다. ‘나만 안 주는 게 아니고 남들도 다 없다면야’(웃음)

 

통장을 개설하고 수수료를 감안에 50만원 조금 넘게 입금하니 명함을 한 장 주면서 명함에 적힌 직원에게로 가서 사라고 하였다. 직원에게 가서 ‘ㅅ’ 식품 주식 사고 싶다고 하니 그래프와 숫자들이 빽빽한 화면을 보여주며 약간의 설명 후,

 

“사시겠습니까?”

(설명을 해도 잘 못 알아들었지만 사는 게 목적이라)

“예. 20주 주세요.”

 

내 대답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증권사 직원은 ‘도도도도’ 능숙하게 자판을 몇 번 두드렸고, 거래는 성립되었다.

 

“앞으로 사거나 팔일이 있으시면 전화주세요. 제가 대신 매수 매도도 해드립니다.”

“그래요? 저는 직접 올게요. 아니 이것으로 끝입니다.”

 

이렇게 하여 나도 주주가 되었다. 정말 주식이 마약인지 아니면 내가 주식에 대해 너무 배타적이었는지, 뭐, 둘 다겠지만, 여하간 주주가 되니 세상이 달라보였다. 참여연대에서 삼성을 상대로 소액주주운동 할 때 뭔 소린가 했는데 이제 이해가 되었다.

 

주식, 비호감에서 급(?)호감

 

‘이래서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이 되는구나.’

 

그렇다고 해서 당장 주식에 몰두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주식에 대한 필요이상의 비 호감 고정관념을 깼다는 것이다. ‘주식도 건전하게 하면 좋을 수도 있구나.’ 자신의 예금에서 10분의 1이나 2정도는 주식으로 갖는 것도 괜찮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주식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깊은 내막은 모르고 알고 싶지도 않지만 아주 기본 적인 몇 가지는 이해했다는 것이다. 즉, 나는 모든 주식의 1주가 5000원 인줄 알았다.(풋) 그런데 알고 보니 삼성전자는 1주가 66만원이 넘고, 포스코는 54만원, 현대차 7만 원대, 국민은행 6만 원대, 현대건설 7만 원대 등 해당기업의 정도에 따라 1주의 가격도 천차만별이었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1주에 5000원 이하의 주식도 있다는 것이었다. 2000원대 3000원대의 주식을 보니 견물생심. 복권 사는 셈치고 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1주에 2000원 하는 주식이라면 100주를 사도 20만원 밖에 안하니 망할 일은 없고 망해도 그만이고 조금이라도 잘되면 은행이자 보다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결론은, 주식은 신중히....

 

스스로 생각할 때 매사에 충동적인 사람은, 주식은 안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그런 사람은 , 아니 그런 사람이 아니더라도 어쩌다 한 번 온 행운에 발목 잡힐 수도 있다. 돈이 좀 있어 여유 있는 사람의 경우도 투자 상담사들의 말만 믿고 홀랑 넘어갔다가 정말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

 

때문에 정녕 주식을 하려면 하기 전에 먼저 나름의 원칙을 정해두는 것도 좋을 것이다. 아무리 시세가 좋아보여도 절대, 적금 해약하거나 남의 돈 빌려서 투자하는 등의 행위는 하지 말자 등 말이다.

 

아무튼, 향후 나의 계획은 2000원짜리 주식 100주 즉, 20만원어치 사서 푹 묻어둘 생각이다. 20만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 망해도 그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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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은행에 갔다가 모처럼 조찌라시를 봤다. 읽지는 않고 그냥 둘러 봤다. 그러다 몇몇이름들에 눈이 멎었다. 정운찬, 이주향, 아 또 한 사람 누구더라? (그 분이야 말로 엄청 실망한 사람인데...) 

정운찬, 모르긴 해도 일개 경제학자인 이분, 한겨레 칼럼을 통해서 큰줄로 알고 있는데 .... 난 이런 분들이 이해 안간다.

극단의 양쪽신문에 다 발 담그는 사람들 말이다.

물론 나름대로 속사정이야 있겠지만.. 그 사실을 확인하는 순간 신뢰를 거두게 된다. 이덕일도 그런 인물중 하나이다. 아무리 책소개를 통해서라지만... 아무튼, 조찌라시에 글 실은 것을 보는 순간 바로 신뢰를 접는데 오늘 따따블 실망할 사람을 발견.  그는 다름아닌, 최장집. 나는 이분의 고별강연 소식을 며칠전 한겨레에서 봤는데

고별이래서 특별히 세심히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뭔말인지 모르겠더라. 즉, 나랑 통하지 않더라는 말씀, 그래서, 잘난 사람 잘난대로 사시오. 정도에서 이분에 대한 느낌을 접었는데 오오,

이분 한겨레만이 아닌 여기저기 고별강연 소문 안낸데가 없네.  말씀도 각 신문의 입맛에 맞게 하셨는지 . 제목을 보니 어느 신문인지 알겠고녀. 그럼 즐감하시길~~

최장집의 마지막 헛기침
‘대의제가 민주주의 전부 아니다’

최장집이 고별강의를 했다. 신문들은 이런 제목을 뽑았다. ‘운동의 정치화, 현실 대안 될 수 없어’(문화일보) ‘촛불집회, 정권퇴진 요구 바람직하지 않다’(중앙일보) ‘사회 현안마다 촛불 들 수 없어’(조선일보)

‘의견 다른 타자와 타협할 수 있어야’(동아일보) ‘제도권 밖 운동보다 정당정치 복원이 중요’(한국일보) ‘민주주의는 대의제, '정권퇴진' 구호는 잘못’(오마이뉴스) 과연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나는 관심없다.

그는 촛불을 위하여 쓸모있는 말 한 마디를 던져주지 못했다. 막힌 것을 뚫고, 새 길을 열고, 가득한 안개 걷힌 후 찬란한 태양을 드러내게 하는 속시원한 한 마디를 그는 끝내 던져주지 못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들은 중학생도 아는 거다. 교과서적인 발언이다. 모범답안이다. 과연 범생이다. 그러나 ‘그래도 최장집이 뒤에 버티고 있어주니까 촛불이 폭주하지는 않겠지.’ 하는 정도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발언을 했다.

그렇다. 그 역시 역할극에 사로잡힌 한 명의 먹물에 불과했다. 그에게서 지성의 면모를 찾아볼 수 없다. 잘 생긴 얼굴 외에는 봐줄만한 대목이 없다. 이 땅에서 단 한 명의 진짜 스승을 발견하지 못한 나의 슬픔은 그대로다.

그는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자기 역할 정도는 해낸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역할들이 사회에 신뢰를 줄 수 있다. 원로가 하는 역할이다. 그 역시 원로가 된 것이다. 갈등이 첨예해졌을 때 중재자 역할 정도는 할 수 있다. 초라하다.

과연 최장집이 자칭원로 김동길, 김수환, 박홍들 보다 나을까? 기네스북의 김동길, 명동성당의 김수환, 막걸리 박홍들.. 지금은 똥이 되었지만 그들도 한 때는 전성기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믿기지 않겠지만 그때 꽤 잘나갔다.

최 장집은 인터넷을 이해하지 못한다. 이해할 마음 자세가 되어있지 않다. 지성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중을 믿을 수 있어야 지성인이다. 그에게 민중은 여전히 계몽의 대상이다. 백범에게 있고 노무현에게 있는 그 무엇이 그에게는 없다.

진보란 무엇인가? 나는 역사의 발전법칙을 따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먹물들은 다르다. 그들에게 있어서 진보는 지식의 지배다. 자기네들이 해먹는 것이 진보다. 문제는 그들이 현실을 너무 모른다는데 있다.

전공분야를 알 뿐 시시각각 변해가는 시대의 흐름에 무지하다. 인터넷 혁명에 대해 무지하다. 냉전붕괴 이후 일어난 산업사회의 재편에 대해 무지하다. 그들의 전술에는 단지 방어가 있을 뿐 공격이 없다.

변화하는 국제경제환경에서 최고의 전략은 선점이다. 그들은 인터넷에 대해서도 글로벌 경제환경의 변화에 대해서도 선점의 전략이 없다. 노무현에게는 그것이 있는데 먹물들에게는 그것이 없다.

나는 지식의 지배를 반대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지성의 정치다. 지성의 정치는 한 마디로 개입의 최소화다. 나는 천상 자유주의자다. 철저한 개인주의자다. 개인이 각자 깨어날 때 지식의 개입은 최소화 될 수 있다.

오늘날 지식의 병폐는 전방위로 개입하려는데 있다. 시시콜콜 잔소리 하는데 있다. 성매매나 환경문제를 비롯한 정당한 개입도 있고 사업가 심형래씨의 개인적인 돈벌이에 딴죽을 거는 과도한 개입도 있다.

먹물들이 심형래를 어떻게 대접하는지를 보고 대중은 지식이 시민을 어떻게 대접하는가를 판단하는 바로미터로 삼는다. 그 지점에서 진중권들은 딴나라당에 백 만표를 몰아준 것이다. 과도한 개입이다. 지들이 왜 나서냐고?

지성과 지식의 차이는 거기에 있다. 지식은 조직을 위주로 계몽하고 학습하려 한다. 그렇게 길들여서 개인을 약하게 만든다. 지성은 개인을 위주로 각성시키려 한다. 자각하게 한다. 개인이 강해지게 한다.

지성은 지식의 개입없이 저절로 돌아가는 사회를 건설하는데 목적을 둔다. 지식은 자기네들이 시시콜콜 코치하며 군림하는 사회를 목표로 한다. 밤중에 남의 침실까지 엿보고 ‘어허! 그건 그렇게 하는게 아녀!’ 하고 훈수두려 한다.

최장집의 결론은 결국 ‘정당정치에 맡겨라’ 이거다. 나는 믿지 않는다. 한국은 서구와 다르다. 한국의 통불교 전통만 해도 그렇다. 정혜쌍수에 교관겸수다. 항상 양자를 겸하고 쌍으로 간다. 승자의 독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인은 천상 유교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때문에 한국에서 서구식 정당정치는 실패다. 일본만 해도 그렇다. 정당이 역할하고 있는가? 정권교체가 되고 있는가? 분명히 이유가 있다. 그럴만한 배경이 있다.

중국만 해도 그렇다. 세계 도처에서 사라진 사회주의가 중국과 북한에서 왜 건재한가? 그것은 바탕이 사회주의가 아니라 유교주의이기 때문이다. 내걸은 이름이 사회주의일 뿐 시스템의 본질은 유교정서다.

후진따오는 아빠다. 원자바오는 엄마다. 엄마니까 운다. 지진이 일어난 쓰촨성을 찾아가서 운다. 울면 된다. 한 방으로 즉효다. 마술도 이런 마술이 없다. 서구의 사회과학이론으로 중국사회의 변혁을 논해봤자 실패다. 맞지 않는다.

미국이 특히 유럽과 달리 이념적 색채가 약한 중도정당의 지배로 된 것은 미국이 섬처럼 고립된 일면이 있기 때문이다. 고립되면 중도화 된다. 필연적으로 그렇게 된다. 백프로 독점은 없다. 독식하려다가는 부시 꼴 난다.

일본도 그렇다. 자민당이 우파정권이지만 특히 농민과 하층민의 지지를 얻는데 힘썼다. 분배를 중요시하는 정책을 썼다. 일본은 시골마을에도 거대한 체육관이 있다고 한다. 개인의 사유재산보다 국가의 공유자산을 중요시 한다.

미국과 일본의 이러한 사정은 서구의 사회과학이론으로 해명할 수 없는 것이다. 진보와 보수가 딱 갈라지지 않고 역할분담으로 간다. 한국에서 문화분야는 진보, 경제분야는 중도로 가는 정책이 적절한 역할분담이 된다.

DJ와 노무현의 10년은 연합정권이었다. 좌우합작을 한 것이다. DJ는 자민련과 합작했고 노무현도 이헌재, 진대제 등 보수인물들에게 경제를 맡겼다. 이상적인 조합은 아니지만 고립된 나라들은 필연적으로 이렇게 된다.

나는 한국의 정당정치가 백년 후에도 지금과 별반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백년 후에도 바른 대통령이 나오면 여당을 식물화 시켜놓고 대통령이 대중과 직접 소통하는 노무현의 방법을 쓸 것이다.

백년 후에도 명박스런 대통령이 나오면 여야가 단체로 식물화 된 상태에서 대통령이 시민과 직접 대치하는 꼴사나운 상태가 재연될 것이다. 시민은 일정한 정치적 지분을 가지고 발언할 것이다. 나는 일관되게 시민을 옹호한다.

나는 열린우리당이 해체된 데 대해 실망하지 않는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적절히 치고 빠졌다고 생각한다. 유시민의 개혁당도 마찬가지다. 집권이 목표라면 실패지만 대한민국을 바꾸는게 목표라면 실패가 아니다.

나는 오히려 열린우리당의 공백이 이번에 촛불의 성공으로 불타오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왜인가? 가장 격렬한 이명박 반대자는 대선과정에서 가장 크게 상처입은 사람들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좌파도 민주당도 상처입지 않았다. 그들은 지난 5년간 조중동의 포격권 밖에 있었다. 그들은 당해보지 않았다. 그들에게는 분노가 없다. 가장 많이 공격당하고 가슴 밑바닥에 한을 품은 자들이 누구인가?

결론은 노무현 패러다임과 이명박 패러다임의 충돌이다. 가치관의 충돌이다. 대선 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이 발언권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 촛불의 핵심이다. 이들이 산개해 있다가 결정적 시기에 인물을 중심으로 응집할 것이다.

그 인물은 지성인이어야 한다. 민중의 마음과 소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들이 가진 역량의 최대한을 끌어낼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정당정치에 답이 있는 것은 아니다. 대의정치의 비중은 감소한다. 변화는 시작되었다.

www.drkim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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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도에서 벌써 대통령이 다섯 명이나 나왔다. 어쩌면 경상도 사람들이 자기들 나름의

정체성을 바꾸지 않고 나름대로 개기고 있는 것은 다 다섯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자부심이 역시 나름대로 작용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나아가 별 이익이 없어도 대통령은 계속 자기네들 땅에서 배출되야 한다는 기득권적  욕구도 있고.... 꼴통이래도 쪽수로 우세하니

뻔뻔스러운 가운데서도 당당할수도 있는지도 모르겠다. 다른 동네 사람들의 눈에서 볼때는

기가차지만... ㅉ ㅉ ..

우좌간,  이런 저런 이유로 나는 노무현 다음으로 여러모로 : 지역으로 보나, 인물로 보나,

국정경험으로 보나, 이해찬이 적격이라 생각했다. 궁극적으로는 나쁜 의미의 지역색은

없어져야 되겠지만 어쨌든 없어질때 없어지더라도 한바퀴 돌고 없어져야 ... 그런의미에서

충청도에서도 대통령이 한사람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해찬을 너무 싫어했다.

"아니, 왜 싫어?"

"싸가지 없고, 너무 까칠하고, 직선적이고....."

등등 다들 비호감이었다.

그러나 나는 아직도 믿음이 있다. 아무리 뒤져봐도 이해찬 만한 인물이 없는 것 같은데,,,

총리도 이해찬이 제일 똑 소리 나게 잘했던것 같은데...

그가 경선에서만 통과하면 이명박은 한방에 날릴줄 알았는데 경선도 통과 못하고 국회의원까지

떨어진 이 시점.

문득생각하니 , 그가 대통령이 될수 없었던 것은 위의, 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느끼는 왜곡된  비호감도 비호감이지만 무엇보다 그가 한번도 실패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

결정적 패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88년 스타 의원에다, 한번도 떨어지지 않은 6선의원, 최연소 교육부 장관, 두번씩이나 대통령을

만든 정책의 의장(?)등 그는 실패가 없었다.

위와 같이 생각하니 지금 그의 와신상담이 한결 편하게 느껴졌다.

내가 느끼듯 다른 사람들도 강태공 불러내듯 다시 그를 불러낼수 있는 날이 왔으면... 머, 또 어찌 생각하면 정치인 때려치고 욕 얻어먹은 김에 계속 골프나 치면서 여생을 여유롭게

보냈으면 하는 마음도 있다. 이후로 계속 휴식을 하더라도 사람들의 그에 대한 선입견만은

털어주었으면...

아래 펌글은 이해찬이 왜 그토록 국민들에게 비호감이 되었는지 하나의 증거가 될 글과 도표이기에 퍼왔다. 즐감하시길~~~ 아울러 찌라시가 그를 얼마나 교묘하게 '따'시키고 오사카씨를

얼마나 감싸주었는지 확인 하시길. 새삼 이 도표를 보니 방송 3사도 정말 해도해도너무 했네.

정말 바른 언론을 가지는 일은 밥보다 더 중요한것 같다. 끄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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