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마 클럽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지음, 정창 옮김 / 시공사 / 2002년 2월
평점 :
품절


필자의 책선택은 꽤나 즉흥적인 면이 있는데 '뒤마 클럽' 은 필자의 보유 도서중 이런 충동적이고 즉흥적인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난 구매 목록이 아닐까 싶다. 물론 독자 분들이야 관심 없으시겠지만..하하..(^^)>;

 

필자가 '뒤마 클럽'을 만난것은 출근(퇴근이었나..ㅡㅅ-?)길 지하철 안에서였다. 필자는 따로 시간을 내어 책을 읽기 보다는 주로 지하철이나 버스타고 이동할때, 약속장소에서 기다릴때, 담배필때, 화장실에서 볼일볼때 등 짬짬히 들고다니며 읽는 편인데, 그래서인지 지하철등에서 필자와 같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좀 유심히 보는 편이다. 아무튼 그날도 긴 생머리가 매력적인 아가씨가 출입문 옆에 기대서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그게 두툼한 양장으로, 좀체로는 휴대하며 읽는것을 보기 힘든 유형의 책이다 보니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아가씨 말고...;;). 고급스러워 보이는 양장에 두툼한 무게감, 검은 배경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표지 디자인까지 뭔가 있다 싶은 느낌이  팍 꽂히는 기분이었다(그러니까 아가씨 말고 책이..;;). 그래서 아가씨가 눈치 못채게 살짝 살짝 각도를 바꿔가면서 간신히 확인한 제목이 '뒤마 클럽' 이었다. 필자가 워낙 무식한 관계로 이때까지도 '뒤마'가 '알렉상드르 뒤마'인지도 몰랐고 그 '알렉상드르 뒤마'가 '삼총사'의 작가인지도 몰랐다. 아무튼 그렇게 기억해 놓은 제목을 행여 잊어 버릴까봐 집에 와서 냉큼 검색해서 사게 되었는데..

 

그렇게 해서 받아본 책은 나쁘지는 않았지만 지하철에서 생머리 아가씨가 들고 있던때보다 매력적인 포스를 뿜어내지는 못하는 느낌이었다(제길 역시 책이 아니라 아가씨가...;;). 책소개에 [1993년 출간 당시 움베르토 에코<장미의 이름>에 필적한 만한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라고 하는데 일단 작품평은 조금 있다 하고 외형과 편집만을 보면 제법 두툼한 양장인데 비해 책 사이즈는 아담한것이 확실히 열린책에서 펴낸 '장미의 이름'이 생각나긴 한다(출판사도 다른데..;). 페이지당 글자수는 좀 많은 편으로 다소 빽빽한 느낌이지만 읽기 힘들정도는 아니고 충실한 느낌쪽에 가까웠다. 필자가 좋아하는 삽화도 중간 중간 있어 전체적인 편집은 나쁘지 않은 느낌이다.

 

작품에 들어가서는 확실히 '움베르토 에코'스러운게 일반적으로 잘 알지 못하는 책에 관련된 전문적인 내용들이 마치 백과사전처럼 쏟아진다. 여러 희귀본에 대한 이야기 뿐 아니라 제책 방식이라든가 인쇄 방식등 책 자체에 관한 작가의 방대한 지식으로 일반인들은 잘 알 수 없는 고서 및 희귀본 서적 수집 세계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다 읽고 난 후에 머리속에 메아리처럼 '책~책~책~'이 울리는 느낌일 정도로 이 작품은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책'에 대한 소설이다.

 

작품의 주인공 또한 평론가이자 도서 책사냥꾼으로 이 주인공에게 한 도서 중계인이 찾아오면서 시작하는 이야기는, 아쉽지만 필자에게는 '움베르토 에코'에 못지 않게 재미없었다. '에코' 만큼은 아니지만 이 작품에도 상당한 분량이 책과 수집가들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져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꽤 있었고, 그때문인지 미스테리가 있음에도 그 흐름을 따라가기가 좀 어렵고 산만해지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문체는 그렇게 뻑뻑한 편은 아니라서 읽는데에 부담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전체적인 맥락이 잘 안잡히다보니 편집이 나빠 장면 연결이 잘 안되는 느낌의 영화를 보는듯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움베르토 에코'의 작품은 다 읽고 나서 뭘 읽었는지 혼미한 상태에서도 다음에는 머리 질끈 매고 공부라도 좀 해서 공력을 좀 높인후에 다시 도전하리라는 마음이라도 들었는데 '뒤마 클럽'은 별로 그런 느낌도 없었다. 그냥 잘 모르겠고 별로 재미도 없고 잘 모르는 얘기만 하는 뭐, 그런 느낌이었다. 책장에 꽂아놔도 그닥 장식성이나 포스가 느껴지지 않으니 이미 이 책은 뒷편 책꽂이로 넘어간지 오래다.

 

내멋대로 별점은 재미있다에 2.5, 외형 및 편집에 3.5, 소장가치에 2 대충 평균해서 2.5 주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