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일요일 밤 10시 50분에 방영된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를 본 시청자들이 극도의 분노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지난 8월 22일 방영되었던 25년 간 감금 생활을 한 만득씨가 방송 가족을 찾게 된 것. 12일 그 뒷이야기가 다시 방영되었다.

만득이라고 불리던 주인공 옥해운씨는 19세에 실종되어 25년 간 경북 예천군의 한 마을에서 감금되어 철물공장의 모든 일을 도맡아 하고, 학대를 일삼는 사장에게 비인간적인 대우를 당해왔다. 마을 주민들의 무관심 속에서 25년 전의 모습을 잃은 옥해운씨와 가족들이 상봉하게 되자 브라운관 앞의 국민들이 눈물을 쏟은 것.

제작진들과 처음 만났을 때 옥해운씨는 말도 하지 않고, 어딘가 불안정해 보이는 모습으로 마흔이 넘은 일반 성인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실제 나이 보다 훨씬 들어 보이는 그의 온몸에는 상처가 나있었고 치아 역시 몇 개 남아있지 않았다. 지난 25년 간의 폭력과 학대 그리고 그로 인한 옥해운씨의 고통의 흔적이었다. 이런 가운데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된 사장의 뻔뻔함은 네티즌들을 극도의 분노로 치닫게 했다. 더구나 사장 부인이 "무슨 큰 잘못이라고 이 난리냐"는 발언을 해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것. 방송이 끝난 12시경부터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의 게시판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분노를 참지 못한 네티즌들이 대책 회의에 나선 것이다.

시청자들의 의견은 가족을 다시 만난 옥해운씨를 축하하는 내용과 함께 옥해운씨를 감금한 사장의 처벌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룬다. SBS 게시판에 글을 남기던 네티즌들은 곧이어 구체적인 대책을 위해 단합, 이번 사건의 해당 경찰서 홈페이지와 군청 홈페이지에 의견을 게시하는 열의를 보이기도. 한 시청자는 KBS 인간극장에제보해 옥해운씨의 앞으로의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해달라고 제안했으며, 혹자는 <임성훈의 세븐데이즈> 측에서 도와달라며 호소하기도.

사회적인 파장을 예고하는 이번 사건은 '오노 사건' 이후 최대의 '단체 행동'으로, 네티즌의 힘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었다. 네티즌들이 자신의 일처럼 화를 내고 눈물을 흘렸던 지난밤 사건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던 '대형사건'이 아니었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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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연선 기자 / purpletree@reviewsta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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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04-09-1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밤에 이 프로를 보고 한참이나 우울했답니다. 인간이 같은 인간에게 저지르는 폭력과 억압이 사람을 어떤 지경으로 이끄는지를 보고 참 서글프더군요.
" 누가 우리 형을 이렇게까지 만들어놨어" 라고 절규하는 동생의 얼굴이 한참이나 머릿속에서 가시질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