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의(食醫)들이 알려주는 생명의 음식 120
정지천 외 지음 / 중앙생활사 / 2008년 6월
평점 :
품절


 

   
 

 질병을 치료하는 데 있어 먼저 음식으로 치료하고  

그래도 낫지 않으면 약을 쓰라

 
   

 

위의 당나라 명의 손사막의 말처럼 먼저 음식으로 병을 다스리는 것이 옳은 이치이다. 모든 약은 병을 치료하는데 효능을 가진만큼 독성도 아울러 지니고 있어서 건강에 손해가 되는 부분이 있기마련이다. 평소에 음식들의 성질을 잘 알고 내 몸에 맞게 잘 가려먹고 먹는 것을 다스릴 수 있다면 병 예방이 될 것이다. 병에 걸린 후 후회하며 약을 쓰는 것보다는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임은 두말하면 잔소리이다.  


이 책의 장점은 우리가 평소에 먹는 식재료 120가지를 한의학적 관점에서 분석해놓았다는 점이다. 말투도 부드럽고 어려운 말을 쓰지 않고(보통 이런 책은 생소한 한약재 이름도 어려운데 한자까지 수두룩벅벅하게 써서 쳐다도 보기 싫은 것과는 달리) 운좋게 만난 다정한 성품의 한의사처럼 말해준다. 각 식품마다 고유의 성질과 이로운 점을 알려주고 맨 끝엔 먹으면 안 되는 경우를 밝히며 주의를 해놓았다. 특히 맨 끝에 먹으면 안 되는 부분이 도움이 되었다. 보통 '뭐가 좋더라~'라는 입소문이 나면 너도나도 먹어제끼거나 또 많이 먹으려고 애쓰는데 체질에 따라 누구에겐 좋지만 누구에겐 해롭다고 알려주지 특정 식품에 대한 맹신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면 늘 궁금하고 답답한 것이 '도대체 나의 체질이 무엇인가?'이다. 양인과 음인, 또 사상체질이니, 팔상체질, 열체질이라고 분류하는 방법들도 시시각각인데가 체질이라는 것이 혈액형 나누듯 단순 명확하게 나뉘어 지는 게 아니라서 그동안 한의원이나 각종 책들을 통해 내 체질을 진단하면 이렇다할 판단이 서지 않았다. 내 체질을 정확하게 모르는 상태에서 '**체질인 사람은 이런 음식은 해가 되고..'하는 부분들이 명료하게 와닿지 않는 것이다. 자신의 체질을 먼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지 말고, 차라리 책머리 한 파트를 할애해서 어느 정도 자신의 체질을 감별할만한 데이터를 올려주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또한 분명 좋은 내용, 유익한 내용을 담고 있긴 한데, 읽는 사람 입장 즉 이 책을 이용할 사람의 입장을 좀 더 고려할 필요가 있다. 식품별로 구성하기 보다는 증상별로 구성하는 것이 어떨까? 지금처럼 식품별로 구성되어 있는 건, 이것을 바탕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더 긴요할 것 같고 일반 평범한 사람들이 뭐가 답답해서 평소에 '음, 팥은 해독작용을 하고 유독가스 중독증에도 효과가 크군. 그런데 열 많은 체질엔 좋지만 냉한 체질엔 안 좋단 말이지? 당뇨에 좋고, 쇠약하거나 야윈사람, 냉성체질엔 맞지 않는다는군..'하면서 낱낱이 공부할까? 평범한 사람들은 그야말로 '답답한' 무슨 일이 닥쳐야만 책을 찾아보고 수선을 피우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물론 평소에 꾸준히 읽어 식품에 대한 상식을 쌓기도 하지만, 돌아서면 잊어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나도 이 책을 지금 1주일 째 오명가명 읽고, 읽으면서 무릎을 치기도 하면서 열심히 읽고 있는데 기억이 오래가지 못한다.   


 저자나 출판 기획자가 이런 독자의 소리를 보고 참고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인터넷시대를 맞아 그분들께 세월이 좋다. 관심만 있다면 독자들이 어떻게 읽고 있는지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2009.2.ㅂㅊ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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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09-02-08 0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위의 상자 안의 말은 제가 즐겨 하는 말이기도 하네요. 저는 한가지를 덧붙여서 첫째, 음식, 둘째, 몸을 충분히 움직임 (운동), 그리고 안되면 약의 도움을 받으라. 진주님도 동의하시지않나요?
체질을 정확히 아는 것도 좋겠지만, 저는 내 몸이, 내 몸의 상태가 하는 말을 잘 듣고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아토피가 심했던 아이 때문에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점점 그 심도가 깊어져가다보니 가끔은 내가 너무 먹거리를 비롯한 건강 이슈에 집착하며 살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때가 있어요. 저는 그냥 의식 안하고 행해지는 것들이 더 좋거든요. 의식 안하고 웃고, 울고, 먹고, 잠자고...

진주 2009-02-09 12:09   좋아요 0 | URL
좋은 공기,

좋은 물,

좋은 식단,

충분한 수면,

적당한 운동.

그러다가 병이 나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지요.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도대체 이런 책들마다 무슨 체질은 어떻게 하라면서 체질을 상당히 중요시 하니까 덜컥 겁이 나기도 해요. 내 체질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니까요. 이것 같기도 하지만 저것도 내게 있고, 그러면서 또 다른 어떤 것의 부분도 있는,단칼에 무슨 체질이라고 규정짓기 모호한 복합적이고도 복잡한 구석이 있습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