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맞춤법 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시리즈 3
장수하늘소 지음, 윤정주 그림 / 웅진주니어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나는 맞춤법에 대해선 그다지 첨삭을 하지 않았다. 맞춤법에 너무 얽매이지 말라고 하면서'100% 다 맞게 쓰는 사람은 없을 거예요~'라는 말로 안심까지 시켰다. 그것은 쓰고자 하는 '중심 생각'이 더 우선이라는 뜻이지 맞춤법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누구라도 자기가 쓴 원고가 융단폭격(정말이지, 맞춤법 틀린 부분을 죄다 고친다면 그야말로 융단폭격 맞은 모습)을 맞은 처참한 상황을 눈으로 본다면 단박에 기가 죽어 중심생각이고 뭐고 오금이 저려 글 쓸 용기조차 나지 않을 것이다. 이것을 핑계로 나도 적당히 맞춤법에 대해 무감각하게 내버려둠으로써 날마다 이렇게 날림글을 마구 쏟아내는 얍삽한 만행을 저지르는 것이리라.  
 

그럼에도 나는 모순되게도 남의 나라 말은 'L'과 'R'을 정확하게 구분하여 소리 내면서 우리말 '애'와 '에'의 발음은 신경도 쓰지 않거니와 쓰는 법도 자주 틀리는 것을 보면 울화통이 치민다. 나의 이중적인 모습을 냉정하게 판단하면 내가 정확하게 아는 것을 남이 틀리면 속이 터지는 것이고, 나도 헷갈리는 것은 어물쩡하고도 후하게 넘어가 주길 바라는 간사스러운 마음 때문이 아니겠는가? 하핫하...^^;;; 궁극적인 결론은, 역시 우리말과 글을 사랑하는 방법은 '제대로 쓰는 것'이고, 제대로 쓰기 위해선 자연스럽게 익혀 나가는 방법밖에 없다. 그러니까 맞춤법에 스트레스 받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여 제대로 써보자는 이야기.  


『국어 교과서도 탐내는 맛있는 맞춤법』은 그런 내 생각을 꼭 집어 잘 만들어 낸 흡족한 책이다. 만화를 적절히 이용하여 골치 아프고 깐깐한 맞춤법을 재미나게 소화시켰다. 뿐만 아니라 '잘못 쓴 우리말 찾기'라는 코너를 넣어 앞에서 배운 내용을 제자리에서 확인해보는 시험 과정도 있다. 지금 사진기('디카'라고 썼다가 '사진기'로 고치는 이 열의를 보라 ㅋ~)가 없어서 보여주지 못해서 답답한데, 왼쪽은 한 쪽은 7칸짜리 만화로, 오른쪽 상단에는 '우리말 규칙 알기'로 설명이 있고 하단에는 퀴즈 형식으로 '잘못 쓴 우리말 찾기'코너가 있다. 먼저 함축적이고 재밌게 구성된 만화를 보면서 일상생활에서 자주 틀리는 표현들이 명확하게 알게 되고, 그 다음으로 설명을 통해 좀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마지막으로 퀴즈를 진지하게 풀며 자신의 실력을 확인해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여태 내가 본 맞춤법 관련 책 중에서 보기 드물게 흡입력 있는 책이다. 


어린이 도서로 출판되었겠지만 굳이 어린이들만 보란 법 없다. 나처럼 말랑말랑하게 맞춤법 좀 배워보고 싶다는 어른, 중고생한테도 아주 좋겠다. 이런 책은 연령 제한 없이 한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 집에는 온 가족이 들락거리는 화장실에 비치하는데, 요것이 참 안성맞춤이더란 사실. 한 가지 내용이 두 쪽으로 구성되어 잠깐 앉았다 일어나면서 보기에 적절한 분량이었다. 우리 집에선 화장실에 두지만 뭐 식탁이나 거실에 두고 잠깐씩 한 꼭지씩 온 가족이 봐도 된다. 군더더기 없이 짧지만 한 번에 한 가지씩 배우기에 좋게 구성되어 있다. 맞춤법은 한꺼번에 왕창 배운다고 해서 그대로 다 입력되는 것도 아니라서 옆에 두고 자주 본다면 조금씩 점차적으로 맞춤법 실력이 좋아질 것이다.  

 

2009.1. 이 리뷰에서 나는 얼마나 많이 틀렸을까..ㅡ.ㅡㅂㅊㅁ

덧: 책이 하도 좋아 '누가 썼지?'하고 보니까, 역시 장수하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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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9-01-29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호 눈을 크게 뜨고 보는데 발견된거 없습니다. 퍼팩트^*^
요즘 3학년 아들내미 독후감 쓰는 연습 시키고 있는데 사소한 맞춤법 많이 틀리지만 꾹 참고 그저 큰 흐름 알게 합니다. 에휴.

진주 2009-01-31 13:04   좋아요 0 | URL
제가 국어과 전공했다는거 절대 비밀로 지켜주세횹~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