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폴 지하철 MRT를 타고 차이나 타운으로 향했다. 지하철 패스는 우리나라 교통 카드와 비슷한데 도착한 역에서 카드를 반납하면 1불을 환불 받을 수 있다. 목적지마다 요금이 정해져있는데 우리나라와 비슷하다. 지하철 색깔과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차이나 타운에 내리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산은 없었지만 여행객에게 우산이 없는 것도 어쩐지 낭만적이라 무턱대고 걸었다. 차이나타운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거리 풍경들. 향 냄새가 진동하고 건물은 모두 울긋불긋,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중국인이 운영하는 상점에서 옷도 한 벌 사고 ^^ 저렴한 가격으로 향초들을 몇 개 샀다. 중국인 쥔장은 자꾸 물건을 권하고, 나는 유혹에 넘어가는듯 보였으나 정신 차리고 몇 개만 사왔다. 증거를 남기기 위해 사진도 ^^ 숙소가 있는 city hall 역으로 가려면 한 번 갈아타야 한다. 긴 환승장, 아무리 걸어도 힘들지 않은 여행. 비가 자주 내리기 때문일까. 거리는 아주 깨끗하다. stanford street. 차이나타운에서 2만원짜리 샌들을 하나 사서 신고 돌아다녔다. 신발 바닥이 너무나 깨끗해서 놀랐다. 미세한 먼지가 묻은 정도다. 아트 뮤지엄 근처에도 국립 도서관이 있는데 여기에도 있네. 여기가 어디냐면... 패스! 현대적인 건물, 상상초월의 건물, 거의 한 블록을 차지하는 국립도서관. 영화 망종이 떠올랐다. 길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요란한 풍물패 소리가 들렸다. 급히 카메라를 꺼내들긴 했는데 너무나 빨리 달려서 흐릿하게 포착된 풍물패. 차이나타운 쇼핑몰에서 산 슬리퍼. 아주 맘에 든다. 일몰 직전의 싱가폴. 저녁은 숙소와 맞붙어 있는 라플 시티 내 중국 식당에서 해결했다. 담백하고 느끼하지 않은 제비추리와 닭고기로 만든 스프. 딤섬. 가격도 그닥 비싸지 않다. 두부와 버섯 요리. 누들과 바닷가재. 망고 수플레. 낮에는 농심 신라면 컵라면으로 때우고 웬만하면 걸어다녔으니 여행 경비를 줄일 수 있었다. 서울에서 두 시간 정도 걷는 일은 거의 없었는데, 비가 오지 않는한 거리를 걸었다. 걷다가 힘들면 벤치에 앉아 쉬어가고... 아무도 말 걸지 않는 고즈넉한 도시, 여기에서라면 한번 살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