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지니는 의미는 그냥 단순한 사랑이 아니라네. 지켜봐 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 주는거지.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내가 가장 안타까워했던 게 바로 그거였어. 정신적인 안정감을 드리지 못한 게 가장 안타깝고 아쉽더군, 가족이 거기에서 자신을 지켜봐 주고 있으리라는 걸 느끼는 게 바로 정신적인 안정감이야. 가족 말고는 세상의 그 무엇도 그걸 줄 수는 없어. 돈도, 명예도."
교수님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덧붙였다.
"그리고 일도."

모리 교수님은 큰아들의 사진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이 자식을 낳아야 되느냐, 낳지 말아야 되느냐 물을때마다 나는 어떻게 하라곤 말하지 않네. ‘자식을 갖는 것과같은 경험은 이 세상 어떤 것과도 다르지요.‘라고만 간단하게말하, 정말로 그렇다네. 그 경험을 대신할 만한 것은 이 세상에 없어, 친구와도 그런 경험은 할 수가 없지. 애인과도 마찬가지야. 타인에 대해 완벽한 책임감을 경험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하는 법과 가장 깊이 서로 엮이는 법을 배우고 싶다면자식을 가져야 해"

그런 이유 때문에 경영내와 법대 교수들은 모리 교수님의 헌신적인 강의를 멍청할 정도로 순진한 짓으로 보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겐 그저 그의 제자들이 얼마나 돈을 많이 벌었는지, 큰소송에서 몇 차례나 이겼는지가 중요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경영대나 법대 졸업생들은 졸업 후 자신들의 노은사를 몇 번이나 찾아갈까? 모리 교수님의 제자들은 늘 그를 찾아왔다. 그리고 세상을 떠나기 전 몇 달 동안 수백 명도 넘는 제자가 보스턴, 뉴욕, 캘리포니아, 런던, 스위스 등지에서 찾아왔다.

그들은 전화를 걸었고 편지를 썼다. 그리고 교수님을 한 번이라도 뵙기 위해서 수백 마일을 운전해서 찾아왔다. 고작 한마디의 말과 한 번의 미소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여태 제게 선생님 같은 분은 없었어요."
모두들 모리 교수님에게 그렇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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