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여전히 가치를 안겨준 경쟁력은 콘텐츠와 그것을 생산하는 전문가들이었다. 어서구니없게도 우리는 이 콘텐츠를 희소하게 만드는 대신(즉, 우리의 콘텐츠가 바깥으로 새어나가는 문을닫고 콘텐츠를 무단 사용하는 디지털 플랫폼에 소송으로 대응하는 대신) 콘텐츠를 어디에든 (정말 어디에든!) 헐값에 마구 퍼주더라도 조회수를 약간 더 올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는 판단을내렸고 그것을 실행했다. 이것은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가 버킨백을 월마트닷컴에서 판매해 에르메스닷컴의 조회수를 늘리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우리는 현대 기업사에서 가장 위대한 실수 가운데 하나로 꼽힐 어리석은 짓을 했다. 비유가 좀 과격하지만 우리는 명품 브랜드를 하수관 같은 유통 채널에 올리는 바람에 하수관 주인이 우리 매장에서 매간 가격보다(즉, 구독료보다) 더 싼 가격을 매기도록 허용한 셈이었다.

마케팅 담당자의 관점에서 소비자의 심금을 울리는 것은 모두 이윤으로 바뀐다. 아름다움, 애국심, 무점, 남성적 강인함, 헌신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랑이 그것이다. 이는 가격을 매길 수 없는덕목이지만 마케팅 담당자들은 여기에 가격을 매긴다. 나아가 가격은 심장에 호소하는 시장에 완충 공간을 제공한다. 설령 경쟁자들이 문송이나 가치 측면에서 어떤 강점을 확보해도 소비자의 비이성적 심장과 지속적으로 연관성을 유지하는 한 살아남는 것은 물론 훨씬 더 크게 번창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소비재 부문인 생활소비재 CPG는 심장에서 구매로 이어지는 관계를 토대로 한다. 한데 2015년 생활소비재 브랜드의 90퍼센트가 시장점유율이 줄어들었고 약 3분의 2가 매출이 감소했다.
소규모 브랜드는 어찌해야 할까? 죽거나 아니면 덜 이성적인 신체기관이 있는 아래쪽으로 내려가야 한다.

이것도 의사결정이라면 이는 소비자와 상품 제공자를 일종의 공생관계로 만든다. 이 경우 소비자의 지출은 더 늘어나는데 그 이유는 소비행동 자체가 취향, 재산, 특권, 욕망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업은 거꾸로 소비자에게 그 소통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그러한 제안에 헌신한다. 기업은 자사 제품이 짝짓기 브랜드로 기능하면 (이때 시장은 수컷 공작이 함컷 공작을 유혹할 때활짝 펼치는 깃털에 해당하는 것을 판다) 더 높은 이윤과 수익이 뒤따른다는 것을 알기에 소비자의 뇌를 혼란에 빠뜨리고 심장이 질투심에 불타도록 만든다. 크리스찬 디올이든 루이비통이든 티파니든 테슬라는 사치품은 비이성적이며 그렇기에 사시품 사업은 세계 최대 산업으로 자리 잡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구글 검색 결과를 신뢰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우리는 가끔씩 끊어지는 자신의 기억보다 구글의 검색 결과를 더 신뢰한다. 우리는 구글의 알고리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지도 못하면서 자기 직업과 목숨까지 검색 결과에 걸 정도로 구글을 신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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