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리며 신임을 얻는 일부터 시작하는 것이 무난한 처세술이다. 그리고나서 실력을 발휘하면 된다. 서두는 것은 주위부터 질시 받을 위험도 크려니와 결코 미덕일 수 없다. 사마의의 뒤늦은 등장에는이런 요소가 배경에 깔려 있었다.
오늘의 직장인들도 신임의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재 40대를 바라보는, 아니 비슷한 나이라면 지금까지 이 신임 문제와 수없이갈등을 겪어 보았을지도 모른다. 소극적으로 보였을지라도 인생 전체를 보면 신임을 얻으려 노력했거나 갈등했던 과정은 장차 얼마든지 값어치 있는 삶의 바탕이 될 수 있다. 사마의가 보여주듯 이 문제는 때를기다리는 것이 적절할지 모른다.

‘전략은 어디까지나 대담하게, 전술은 최대한 치밀하고 세심하게"
라는 말이 있다. 전략이란 쉽사리 변해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대담하고웅장할수록 좋고, 전술은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이니까변화하는 상황을 고려하여 가능한 치밀하고 그때 그때의 변수에 대응할 수 있게끔 세세한 점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다.
동시에 전략이란 어디까지나 ‘이쪽의 뜻대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바꾸어 말하면 이쪽의 뜻대로 하겠다는 것이 전략이다.

현대에 와서 사마의가 오히려 참고할 만한 느낌을 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제나 자신이 처한 여건이 좋을 수는 없다. 또 자신이 몸담고 있는 조직 전체가 잘 굴러갈 수만은 없다. 모든 조건이 구비되어야만 움직이는 조직이나 사람은 변화에 취약하다. 하지만 주어진 조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조직이나 사람은 항상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비록 남들에게 그 움직임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멈춰 있는 사람과 움직이고 있는 사람의 차이는 매우 크다. 시스템에는 실현가능성 여부를 떠나 거창한 구호나 목표를 내세우는 이도 필요하겠으나 보통 사람의 몫에는 실제적인 움직임과 작은 부분을 소중하게 꿰맞추는 일꾼의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사마의처럼 상대가 지칠 때까지 수비 작전으로 임하다가 군량이 떨어져철수하면 뒤를 공격하는 전투 방식은 마치 아웃복서의 경기를 보는 사람처럼다소 맥이 풀리고 흥미가 반감될 수 있다. 하지만 이것은 목숨을 건 전쟁이다.

짐승이 사냥을 하거나 사람이 큰일을 꾸밀 때는 최대한 자신을 낮추어 상대방을 방심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아무리 자신이위에 있더라도 완벽한 승리를 위해서는 이런 전술을 써야 한다는 지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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