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는 교수와 기업인들 가운데는 “우리 인간사에는 어떤 사이클이 존재한다”는 매우 강력하면서도 근거 있는 믿음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굳이 어떤 의도를 품고 이런 믿음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을 모르더라도 이 세상이 정신적으로 발전해나가는 과정이 일직선으로 이루어질 수 없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인간사의 변천은 차라리 지구를 비롯한 수많은 행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맴돌고, 태양은 또한 다른 수많은 별들과 함께 베가 은하계의 주위를 운항하는 것과 더 비슷할지도 모른다. 시인들은 틀림없이 이런 사이클 이론을 믿고 있을 것이다.


2. 개략적인 설명이었지만 이것은 최근 30년간의 기록에 의한 것이다. 물론 주가의 흐름에는 어떤 주기 같은 게 있다. 그러나 수학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규칙적인 "사이클” 로 얽어 매기 시작하면, 다음의 대세상승 혹은 대세하락 흐름을 계산하느라 혼란만 가중될 뿐이다. 그렇게 한다면 결국 공허한 이론과 텅 빈 지갑만 남게 될 것이다.


3. 또 가장 큰 산업을 이렇게 오랫동안, 이처럼 바보스럽게 바닥으로 추 라시키도록 가만 놔두었다는 말인가? 우리 선조가 이뤄낸 것들이 무너져 내리고, 정치인들은 이를 낭비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철도기업 주주들이 손해를 보면 과연 다른 사람들이 더 부유해지고 더 행복해지 는가? 우리고 알고 있고, 또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은 결코 법으로 모 든 사람을 부자로 만들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보여준 것처럼 여기에 덧붙여야 할 또 하나의 사실이 있다. 법으로 모든 사람 을 가난하게 만들 수는 있다는 것이다.


4. 그러나 이론의 현실적인 기조는 그것이 비록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전제는 아닐지라도 인간의 본성 그 자체에 있다. 활황기에는 인간의 본성이 도를 넘어서게 되고, 이 같은 과도한 성장은 그에 상응하는 침체를 불러온다. 


5. 다우 이론이 함축하고 있는 내용

다우가 지적한 것처럼 주식시장에는 기본적인 주가 흐름과 2차적인 주가 흐름 외에 이와 동시에 나타나는, 매일매일 끊임없이 변동하는 주가의 출렁임이 있다.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데는 평균주가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령 1901 년 5월부터 2차적인 약세장이 시작됐는데, 어떤 투자자가 평균주가를 근거로 이를 미리 예측했다고 하자. 이 투자자는 당연히 공매도하는게 옳다는 판단을 내렸을 테지만 그가 공매도 대상 종목으로 노던 퍼시픽을 골랐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겠는가?(당시 노던 퍼시픽은 세력들의 대규모 주식 매집으로 단기적으로 급등세를 탔다 - 옮긴이) 실제로 그렇게 했던 투자자들이 있었다. 


6.  찰스 다우와 함께 다우, 존스 앤 컴퍼니를 설립한 에디 존스는 아이비리그 가운데 하나인 브라운 대학교 출신이다. 반면 다우는 한 학급 규모의 시골 초등학교에서 읽기와 쓰기를 배운 게 학력의 전부다. 그래도 경제사학자 로버트 소벨은 다우를 가리켜 “월 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탁월한 애널리스트” 라고 평했다. 120여 년 전 그 했던 “주식시장의 흐름” 을 분명하게 읽어냈기 때문이다.


7. 한 예언자의 “회상”

사람들은 이처럼 미가야(아합왕에게 패전을 예언한, 구약성서 속의 인품)와 카사드라(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트로이의 공주로 트로이의 함락을 예언 했으나 아무도 믿지 않고, 결국 자신도 죽임을 당했다. 이상 옮긴이)를 달가 워하지 않는 것인가? 사실이 그렇고, 실제는 더 하다.


8. 이들이 생각하는 가치란 해당 기업의 현재가치 혹은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갖게 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치를 말한다. 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투자자들이 갖는 생각이란 주가가 오를 수 있는가의 여부가 아니다. 이들은 매수하고자 하는 기업의 자산가치가 다른 투자자들이나 투기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가의 여부를 생각한다. 다른 투자자들이 따라오게 되면 앞으로 6개월 정도 후에 현재 주가보다 10~20달러는 쉽게 오를 수 있을 것 이다.  그러므로 시장을 읽는 데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어떤 주식의 내재가치가 앞으로 3개월 후에 어느 정도가 될지 찾아내는 것과, 세력이나 개인투자자들이 이 종목의 주가가 내재가치에 근접하도록 주가를 올리고 있는지 여부를 관찰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쓰면 주식시장의 흐름이 확연하게 드러날 것 이다. 어느 주식의 내재가치를 안다는 것은 현재 주식시장의 흐름이 어떤 의미인지를 이해하는 것이다.

다우는 이 기사에서 다소 조심스러운 가정을 하기는 했지만 그렇다. 내용을 수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 적어도 50년에 걸친 주가 기록을 조사해보지 않는다면 상승한 날짜와 하락한 날짜가 각각 얼마나는지 따져볼 필요가 없을 것이다. 굳이 헤아려본다 해도 아무런 의미는 없다. 그저 동전 던지기를 수없이 되풀이했을 경우 동전의 앞면 뒷면이 나온 회수가 같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9. 주식 투기자의 추론

프로 투기자들이 남들이 갖지 못한 우월한 조건을 갖고 있다는 전제는 전혀 근거 없는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 같은 프로 투기자들이 도출해 내는 추론은 이 책에서 제시한, 그리고 앞서 내가 신문 칼럼에서 설명한 것과 마찬가지로 주식시장이 처해있는 전반적인 상황을 연구한 결과 나온 것이다. 제시 리버모어는 1921년 10월 3일 자신은 주식을 계속 매수해왔다고 밝혔다. 그가 스스로 이렇게 이야기했다는 점에서 그의 말을 일단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보자. 그는 자신이 내다볼 수 있는 장래 시점에 투자자든 투기자든, 주식시장에 참여한 모든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있을지 고민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


10.가치와 평균주가

이제 무슨 말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러셀 세이지는 철저히 가치에 입각해서 거래했다. 그는 반드시 가치를 알아내고자 했다. 그랬기 때문에 그가 죽었을 때 7000만 달러라는 재산을 남길 수 있었다. 주식시장 바로미터는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보여준다. 장기적인 주가흐름에서 주가가 진정한 가치보다 낮은지, 아니면 그 이상인지를 판단하려면 시장 바로미터를 제대로 읽어내야 한다. 


11. 산업과 정치

이건 결코 어림짐작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이미 상당히 진행됐다. 그렇지만 대중들이 얻은 이익은 전혀 없다. U.S. 스틸을 상대로 한 법무부의 잇단 소(訴)제기는 (지금은 철회됐지만) 선전선동이라는 위험한 이론이 기업체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현대적인 산업생산은 독점화되는 경향이 있고, U.S. 스틸처럼 하나의 기업이 대량 생산할 경우 수많은 개별 기업들이 생산하는 것보다 가격이 더 낮아진다는 점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단지 기업의 규모만 갖고 문제 삼으려는 정치인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지난 25년간 그래왔듯이 기업 경기는 앞으로 5년간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을 것이다.


12. 태프트 대통령의 정책적 한계

1909년인가 1910년 초 무렵 나는 백악관에서 태프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있다. 나는 대통령에게 과거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져온 철도 기업에 대한 가혹할 정도의 적대적인 정책이 철도 산업의 발전을 가로막 을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규제가 경제 전반에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태프트 대통령은 내 말에 수긍하는 듯했지만 너무 조심 스러웠다. 대통령은 과거의 고도 성장이 과도한 투기적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더 이상 이런 성장은 기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거대 철도기업을 규제하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할 대가라고 생각한다고 대통령은 말했다. 이 말은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 시절부터 이어져온 “정책” 이다. 그러나 1912년 선거에 진보당(Progressive Party) 후보로 나선 루즈벨트는 더 이상 그렇지 않았다! 대통령과의 길지 않은 대화는 그렇게 끝나고 말았다. 더 할 나위 없이 솔직한 성격의 태프트 대통령조차 이런 견해를 갖고 있을 정도니 의회나 행정부를 채우고 있는 자잘한 정치인들에게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이들은 공공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은 채 오로지 철도 기업을 향해 한풀이만 하고 있으니 말이다.


13. 소액 투자자들은 이렇게 할 수 없다. 물론 다른 일은 하지 않고 오로 지 주식 거래만 전념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나는 이렇게 전업 투자 로 성공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봤다. 하지만 내가 지금 이야기하는 소액 투자자는 다른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주식투자를 병행하는 사람들이다. 이런 소액 투자자들도 약간의 상식을 갖고 투자에 임한다면 적 어도 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 우연히 만난 친구가 "저 종목을 100주 사둬, 이유는 묻지 말고, 식으로 말하면, 귀가 솔깃 해져 갖고 있는 전 재산 1000달러에 신용까지 동원해 주식을 매수한다. 이렇게 위험을 무릅쓰고서도 손실을 보고 난 뒤 누구에게 하소연 할 수조차 없다. 이런 사람은 도박꾼이지 투기자가 아니다. 그러느니 차라리 경마장에 가서 돈을 거는 게 훨씬 더 재미있을 것이다. 탁 트인 경마장에서 경주마들이 시원스레 달리는 광경을 지켜보는 게 초조한 마음으로 주가를 알려주는 티커를 바라보는 것보다 건강에도 더 이로울 것이다.


14. 월 스트리트에서 돈을 날렸다는 사람은 수도 없이 만나지만, 월 스트리트에서 큰 돈을 벌었다는 사람 이야기는 거의 듣지 못한다. 내 경험을 토대로 말해보자면 주식으로 큰 돈을 번 사람들은 대개 입이 무거운 사람들이다. 이들은 여간해서는 자신이 거둔 투자 성공 사례를 입밖에 내지 않는다. 그저 신중하게 투자했을 따름이라고 이야기할 뿐이다. 갚을 능력만 있다면 신용으로 주식을 사는 것이나 은행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것이나 아무런 차이도 없다. 다른 사람들의 문제를 늘 걱정해야 하는 복잡한 세상이지만 나는 여전히 이렇게 말한다. 주식투자자가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돈으로 주식을 거래하는 한, 비록 그 돈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이라 하더라도 그건 전적으로 그 사람에게 달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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