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행을 몰고 오는 로키의 불길한 자식
이것은 북유럽 신화에 나타나는 전형적인 아이러니의 하나이다.
지혜의 신 오딘은 눈이 하나뿐이고, 가장 지혜로운 거인 미미르는
머리만 남았고, 민회의 신 티르는 민회에서 중요한 맹세를 할 때 들어올리는 소중한 오른손을 잃어버렸다. 북유럽의 신들은 자신의 속성을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것을 잃고 찾아 헤매는 존재이기도하다.

북유럽 신화, 죽은 신들의 이야기
따라서 북유럽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은 오랜 세월 동안 게르만 사람들 사이에서 예배와 신앙의 대상이었다가, 사람들이 신앙심을 잃으면서 오히려 문자로 정리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우여곡절 많은 외팔이 신 티르
티르의 희생을 아랑곳하지 않고 웃음만 터뜨리는 신들의 태도에서 시대의 가치관이 변했음을 알 수 있다. 새로운 시대는 티르 방식의희생을 존중하지 않고, 오히려 생각 없는 용기라고 대수롭지 않게여기는 듯 보인다. 이제는 앞뒤 가리지 않는 무모한 용기보다 생각깊은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용기만으로 적을 이기던 시대는 지난것이다.

그러나 최고신 오딘이 외눈인 것처럼 티르도 외팔이다. 이것은 이들의 연관성을 간접적으로 보여줄 뿐 아니라, 북유럽의 최고신들이 자기희생으로써 다른 신들을 통제할 권한을 얻었음을 넌지시 알려주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야기의 흐름으로 보아, 라그나뢰크에서도 티르가 펜리스 늑대와 맞붙어야 옮지만, 오딘이 펜리스 늑대와 맞붙는 대신 티르는 명부의 문을 지키는 개 가름(Garm)을 상대한다.

게다가 그가 아내까지도 뺏긴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생각해보라.
최후의 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신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여러가지 운명의 변화를 겪었던 것이다. 마지막으로,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게르만 신들은 몰락을 면할 수 없었다. 죽음이 예언되어 있는 신들의 운명을 이런 맥락으로 읽으면, 역사적인 사실이 반영되어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신들의 운명까지도 포함하여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는법이니.

로키의 욕설
궁 밖으로 쫓겨난 로키는 한동안 숲에 앉아 분한 마음을 삭였다.
아스가르트에 무슨 일이 생기면 언제나 궂은일은 도맡아 하다시피 했지만 누구 하나 고맙다고 말하는 법이 없었다. 궁금한 것도 많고 장난을 좋아해 말썽을 좀 부리기는 했어도 언제나 진짜 큰 문제들은 자기가 해결하지 않았던가? 마음속에 담고 있던 오래 묵은 원한과 분노가 천천히 치밀어올라 술기운과 뒤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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