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승리 - 도시는 어떻게 인간을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하게 만들었나?
에드워드 글레이저 지음, 이진원 옮김 / 해냄 / 201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주택 가격의 기본 경제학은 아주 단순하다. 즉, 수요와 공급을 따른다. 뉴욕, 뭄바이, 런던의 주택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지만,
그런 수요가 집값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느냐는 순전히 공급에 달려 있다. 충분한 주택을 지을 경우 수요 증가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완화되면서 도시 생활을 감당하기가 좀 더 수월해진다. 그것이 1920년대에 수십 만 채의 주택을 지은 결과 시민들의 경제적인 여력이 향상된 뉴욕과 오늘날의 시카고와 휴스턴 같은 친성장 도시들이 주는 교훈이다.

그러나 라데팡스 내의 건물이 공급 부족으로 인해 천문학적 가격을 기록하는 파리 중심 지역에 지어야 할 신축 건물을 완벽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자연스런 도시 계획은 변두리가 아니라 수요가 가장 많은 중심 에 고층 건물을 짓는 것이며, 그것이 더 바람직하다. 파리 중심부에 신규 주택이 부족하자 소형 아파트의 매매 가격이 100만 달러를 넘어섰다. 85 호텔에서 하룻밤을 자는 비용이 500달러 이상인 경우도 종종 있다. 파리 중심부에 머물고 싶은 사람은 그만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사람들은 파리가 너무나 매력적이기 때문에 그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지만, 그런 높은 가격이 생겨난 이유는 도시의 위정자들이 파리에 주택 공급을 제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일반 사람들은 마치 파리가문을 닫아걸고 중산층 접근 금지라는 푯말을 세워놓아서 그런 것처럼 파리 중심지에 살지 못한다.

자동차 소유자들이 늘어나면서 유럽인들 역시 교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문화가 아닌 자동차가 스프롤 현상을 일으키는 근본 원인이다. 유럽 환경청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950년대 이후로 빈, 마르세유, 브뤼셀, 코펜하겐 같은 도시에서 신축 건물의 90퍼센트 이상이 "인구밀도가 낮은 거주 지역" 에서 지어졌다. 이탈리아만큼 훌륭한 도시 문화를 가진 곳은 없다. 밀라노를 방문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웅장한 피사 대성당과 인근의 갤러리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에 대해서 강렬한 기억을 갖고 떠난다. 그러나 디트로이트나 세인트루이스와 마찬가지로 밀라노의 도시 중심은 수십만 명의 사람들을 떠나보냈다. 그들 중 많은 수가 자동차 집약적인 교외 지역으로 이사했다. 라이프치히를 구하기 위해서 싸우는 사람들은 그곳에서 일어나는 강력한 교외화의 물결과도 싸우고 있다.

대규모로 진행되기 때문에 그토록 저렴하게 추진될 수 있는 것이다. 대량생산은 주택 시장에도 똑같은 영향을 미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서 낮은 가격의 주택 공급의 필요성을 주창하는 뉴욕과 샌프란시스코 같은 곳의 집값은 일반적으로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이다.
공공 주택 공급에 어떤 열의도 보인 적이 없는 텍사스가 지금 미국에서 저렴한 주택 건설에 앞장서고 있다. 집값이 비싼 오래된 도시들이 경쟁하려면 휴스턴처럼 주택 규제를 풀어 공급 확대를 허용해야 한다.

소로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내 개인적 이야기는 중요한 한 가지를 시사한다. 그것은 도시가 숲이 우거진 생활 공간보다 환경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숲 속 생활이 자연 사랑을 보여주는 좋은 방법이 되지도 모르지만 콘크리트 정글 속에 사는 것이 사실은 훨씬 더 친환경적이다.
 우리 인간들은 파괴적 성향을 띤다. 소로처럼 우리가 일부러 그렇게하지 않을 때라도 그렇다. 우리는 숲과 기름을 태우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주변 환경에 해를 입힌다. 자연을 사랑한다면 자연으로부터 떨어져살아야 한다.
 1970년대에 제인 제이콥스는 우리가 고층 건물에 함께 모여 살면서 도보로 출퇴근하면 환경에 가하는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오언은 이 주장에 대해 그의 저서 『그린 메트로폴리스(GreenMetropolis)』를 통해서 설득력 있게 옹호했다. 우리가 녹지에 둘러싸여살자고 주장할 때 그것은 환경에 주는 피해를 극대화하게 된다. 저밀도지역은 결국 더 많은 이동을 요구하고, 그러려면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널찍한 생활 공간은 분명 나름대로 이점을 갖고 있으나 교외 주택들은 훨씬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