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 : 생물.도시.기업의 성장과 죽음에 관한 보편 법칙
제프리 웨스트 지음, 이한음 옮김 / 김영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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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부분의 물리학자처럼, 갈릴레오도 적응 과정에는 관심이 없었다. 적응 과정이 우리 주변 세계를 형성하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해하기까지는 다윈이 등장하기를 기다려야 했다. 그래서 적응 과정은 주로 생물학, 경제학, 사회과학의 영역에 속하게 되었다. 하지만 갈릴레오는 역학적 사례들을 다루면서 규모라는 근본 개념을 도입했고, 거기에는 성장이라는 의미도 함축되어 있었다.

 기존 문제를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위협하는 많은 새로운 시도들이 그렇듯이, 프루드의 노력은 처음에는 당시의 전문가들로부터 가당치 않다고 치부되었다. 1800년 선박 설계자들에게 정식 교육을 받도록 장려하기 위해 조선학회 Institution of Naval Architects를 설립한 존 러셀John Russel은 프루드를 조롱했다. "당신은 일련의 아름다우면서 흥미로운 작은 실험들을 소규모로 할 것이고, 나는 프루드씨가 그런 실험들을 하면서 무한한 기쁨을 만끽할 것이라고 확신 하는데… 그 말을 듣는 당신도 무한한 기쁨을 느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실험 결과들은 큰 규모에서 나오는 실제 결과들과 상관 없을 것입니다.

도움이 될 만한 일상적인 사례를 두 가지 들어보자. 성공한 기업과 대학은 더 영리한 사람들을 끌어들임으로써 더욱 성공을 거두고, 그 결과 더욱더 영리한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그리하여 더욱 성공을 거두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마찬가지로 부자는 유익한 투자기회를 더 많이 접하고, 그리하여 부를 더 쌓고, 그 결과 좋은 투자기회도 더 늘어나서 더욱 부유해진다.

 이 일화가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과학도 데이터도 민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과학은 능력주의적이고 데이터는 평등하지 않다.
찾거나 조사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서, 소립자물리학의 사례처럼 고도로 개발된 정량적인 것이든, 상당수의 사회과학에서처럼 비교적 덜 발달해 있고 정성적인 것이든, 과학적 탐구의 전통적인 방법론에서 나온 이론은 핵심 안내자가 된다. 그것은 탐색 공간을 한정하고, 질문을 다듬고, 답을 이해하는 데 대단히 강력한 제약을 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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