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은 기업의 권력을 보통 운명론적으로 받아들이지만 유럽인은 심각하게 자산 수탈을 고려한다. 파리와 베를린의 행정부는 기업의 주요 부문을 해체하는 방안을 놓고 게임을 벌이기도 한다.
과거를 한번 돌아보자. 서구 사회의 현대경제사에는 매우 드물긴 해도 잘 알려진 자산 수탈 사례가 세 가지 있다. 하나는 존 록펠러John Rockefeller가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설립하고 키워 한때 전 세계의 석유공급을 입맛대로 주무른 석유회사 스탠더드 오일 standard oil이다. 다른하나는 미국 시장을 완전히 장악했던 정보통신회사 AT&T고, 마지막은독일의 제3제국 시대에 나치가 지배 수단으로 이용한 화학회사 이게 파르벤IG Farben 이다. 세 기업은 모두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체계적으로 착취했고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 특히 이게 파르벤의 경우 강제로 노동력을 동원해 수천 명의 목숨을 빼앗기도 했다.

하지만 구글의 상징은 대리석과 건물의 우아함이 아니라 최대 효율성이라는 가치에 있다. 구글은 사무 공간 구조나 작업환경 같은 문제조차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결정한다. 데이터에 따르면 고층 빌딩은 생산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위로 쌓는 대신 옆으로 퍼지는 건물 구조가 더 낫다는 얘기다. 이것이 세상을 바꿀 발명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는 디지털 인력에게 가장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작업환경을 제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데이터에 따르면 협동을 잘하는 사람이 진정 창조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구글은 벽과 층으로 나뉘는 모든 경계를 없애버렸다. 경영진도 개인적인 사무 공간을 갖지 못한다. 게임을 즐기고 생각하기 위한 열린 공간은 디지털 경제 구역에서 그 중요성이 매우 크다.

페이지와 브린은 처음부터 자신들의 야망을 숨기지 않았다. 당연히 이들은 회사 창립 일에 자사의 임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공표했다.
"우리의 임무는 세계의 정보를 조직화하고 전 인류가 접근 및 사용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비록 인터넷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 말을 신중하게 살펴본사람은 충분히 알아챘을 것이다. 이들이 온라인 세상의 질서를 바로잡고 모든 사람이 접근하도록 하는 것을 넘어 모든 종류의 정보, 전 세계에 존재하는 지식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을 말이다. 구글은 첫날부터 그 목표를 명확히 밝혔다. 단지 사람들이 오랫동안 페이지와 브린의 말을 믿지않았을 뿐이다. 사실은 믿기가 어려웠다. 이 지구상의 모든 사물과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으겠다니, 미친 짓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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