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자기가 살았던 비버리힐즈의 집에 도착한 조니는 자동차에 앉아 물끄러미 집을 바라보았다. 대부의 말이 떠올랐다. 네가 원하는 인생을 살아라, 네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면 기회를 잡아라. 그러나 내가 원하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조니에게 말했다. "자네도 알겠지만 내가 언젠가 대부님께 조직에서일하게 해달라고 간청했더니 거절하셨네. 트럭 운전도 싫증이 나고 돈도 더 많이 벌고 싶었거든. 그런데 그분이 뭐라셨는지 아는가? 누구나 한 가지의 운명을 타고나는데, 내 운명은 음악가가 되는 거라고하셨네. 난 그 말씀을 생각하면서 도저히 방탕하게 살 수 없었지."
그런데 이상하게도 쉽게 응해주는 여배우들과의 관계에 흥미가 없어지고 갑자기 점잖 빼는 신사가 되어 버렸다. 나이 어린 여배우들이나 정상의 위치에 있으면서 그에게 호의를 보이는 여배우들에게도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보다는 열심히 일하는 게 좋았다. 그는 대개 홀로 집에 돌아와 예전의 자기 레코드를 들으며 술을 한 잔마시거나 바에 가서 왕년의 곡들을 흥얼거렸다. 그에게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는 그것을 몰랐다. 좋은 목소리는 누구라도 가질수 있는 일이니 그건 제쳐두고라도 그 시절이 좋았다. 그는 진정한 예술가였는데 그걸 몰랐고, 자기가 얼마나 그 일을 좋아하는지도 깨닫지 못했다. 그렇게 한창 날리던 중에 술과 담배와 여자로 목소리를 망가뜨린 것이다.
그 일을 경험하면서 그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운명은 하나밖에 없다는 신념을 또 한 번 확인했다. 그날밤 그가 파누치에게 뇌물을 상납했다면 아마도 평생 조그만 식료품점의 점원 노릇이나 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운명은 그를 지하세계의 두목이 되게 했고 그 운명의 길에 파누치를 제물로 던져 놓았던 것이다.
위대한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위대한 게 아니다. 성장하면서 그렇 게 만들어진다. 비토 코를레오네 역시 마찬가지였다. 금주법이 통과되고 술 판매가 금지되면서 비토 코를레오네는 평범하고, 다소 무자비한 사업에서 제일 먼저 발을 뺀 덕분에 범죄 세계의 위대한 두목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진 일이 아니고 1년 사이에이루어진 일도 아니었다. 금주법 시행 기간이 끝나고 대공황이 시작이었다. 비토 코를레오네는 대부라는 의미를 담은 돈(Don:보스라는 의미), 즉 돈 코를레오네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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