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기분도 꿀꿀하고, 해야 할 공부도 있고 해서 부산박물관에 다녀왔다. 평일의 한산한 박물관만큼 책 읽기 좋은 곳도 없다. (특히 문헌정보자료실, 심심하면 이것저것 유물관련 사진집을 볼 수 있어 더욱 짱^^) 햇살 좋은 한낮, 이미 박물관 옆 벤치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젊은 엄마들과 마실나오신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이야기 소리가 참새들만큼이나 소란스럽다.
활짝 핀 매화
이맘 때면 선암사 생각이 간절하다. 어느 이른 봄, 다녀왔던 그곳의 매화가 기가막혔기 때문이리라...그런데, 박물관 뜰에도 흰매화, 홍매화 모두 합쳐 대여섯 그루의 매화나무가 있는 게 아닌가. 이미 나무 아랜, 나보다 먼저 벌들이 와, 향기에 취한듯 어지러운 춤을 추고 있다. 나 또한 더불어 알~싸한 꽃내음에 취해본다
이제 막 꽃잎을 피우기 시작한 홍매
부산박물관엔 작은 오솔길이 있다. 정문에서 왼편으로 담장을 따라 거닐면, 이런저런 유물들과 잘 가꾸어진 나무들이 조화를 이루어 나름대로 멋진 공간을 만들어 낸다
모과나무의 새순
무슨(?) 비각옆에 핀 노오란 산수유
무슨 열매처럼 보이는 동백의 꽃봉오리
계획에 없었던 박물관 나들이었지만, 봄을 갈구하는 내겐 충분한 갈증해소와 기분전환이 되었다. 종종 들러 볼 일이다. 근데 그 많은 자료들과 그 많은 시설이 그냥 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물론 무엇하나, 특별할 것 없는 평일의 박물관에 어떤 활기를 기대할 순 없겠지만, 좀 더 잘 활용될 수 있었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