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의 상선암 부근에 있는 '마애석가여래좌상'

강석경의 '능으로 가는 길'을 읽은 뒤부터 나이들면 경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눈길 닿는 곳마다 오래된 역사와 만날 수 있는 경주, 얼마나 매력적인 곳인가!! 또 감은사지의 그 웅장한 삼층석탑(국보)의 감동은 또 어떠한가!!(석굴암, 불국사는 더욱 말할 필요도 없고...)...몇년 전부터 살아있는 박물관 같은 경주 '남산'을 가보리라 마음먹다 드디어 지난 연휴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된 그곳을 다녀왔다. 한마디로 '최고'였다.

남산을 오르는 길은 크게 세가지 코스가 있는데, 그중에서 A코스인 삼릉에서 용장까지를 선택했다. 배리삼존불(보)- 삼릉 - 석조여래좌상 - 마애관음보살입상 - 선각육존불 - 선각마애불 - 석조여래좌상(보) - 마애여래상 - 상선암 - 마애석가 여래좌상 - 냉골 암봉 - 상사바위 - 금오산 정상 - 용장사지 삼층석탑 - 마애여래좌상 - 삼륜대좌불(보) - 용장사지... 대충 이 정도이다. 문화재들을 3,4백미터 마다 보물찾기 하듯 만날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행복한 여행인가....



                                                                                                                                       '용장사지 삼층석탑(보물)'

여기 용장사지 부터 하산하는 길이 좀 험하다, 밧줄타고 기다시피 내려와야 하지만 나름대로 흥미진진하다.하산후 숙소는 경주 시외버스 터미널 부근에 잡았다. 보문단지는 워낙 북적여서...새로지은 모텔이어서 깨끗하니 괜찮았다. 이 곳에서 시내 번화가까지는 걸어서 한 10분정도, 맛있는 '불고기 전골'로 저녁을 때우고 여행지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재미,,시원한 맥주와 노가리로 하루를 정리한다.

다음 날 아침, 시내에서 감포쪽으로 약 4,50분쯤 거리의 함월산 기림사로 향한다. 함월산과 토함산은 서로 마주보며 토함산에서 달을 토해내면 함월산에서 달을 삼킨다고 한다. 그만큼 산이 깊다. 절만큼 함월산 또한 참 멋지다.



                                                                                                                              '기림사의 대적광전과 삼층석탑'

기림사의 대적광전은 단청이 벗겨져 더욱 은근한 멋을 자아낸다. 그리고 꽃살 또한 참 아름답다. 위의 사진처럼 대적광전과 삼층석탑이 어우러져 있는 그림은 너무나 멋지다. 참 예전엔 불국사가 이 기림사의 말사였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접근하기 쉬운 불국사가 더 커져 지금은 전세가 역전 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기림사는 기림사만의 멋이 있고, 성보박물관이 공사중이라 보진 못했지만 보기드문 '건칠보살좌상(보물)'같은 문화재들도 많고, 배롱나무와 소나무등 조경도 잘 되어있다. 무엇보다 조용해서 더욱 좋은 곳이다.



                                                                                                       '골굴사의 마애여래좌상(보물)'

기림사에서 나와 한 10분정도 가면 '골굴사'가 나온다. 선무도 대학이 있어 나름대로 유명...다른 것은 별로 탐탁치 않지만, 위 사진의 마애여래좌상이 참 멋지다. 하지만 이곳에 오르려면 가파르고 위태위태한 바위를 올라가야 한다. 쪼께 무섭지만 오르고 나면 앞 산의 풍경하며 후회가 되지 않는 곳이다.



                                                                                                                                                                '장항사지 '

다음은 '장항사지', 골굴사에서 다시 경주쪽으로 들어오다 토함산쪽으로 향하는 길에 있는 폐사지인데 아무생각없이 지나면 그냥 지나치기 쉽다.  차를타고 가다 유심히 살펴보면, 개울건너 저편에 살짝 모습을 드러내는 장항사지의 탑들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특별한 표지판이 없어서 아쉽지만 주차할 수 있는 공간과, 개울을 건널 수 있는 다리는 다 놓아져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멀찌기서 쳐다보고 그냥 스쳐간다. 아쉬운 일이다. 조금만 수고를 한다면 후회하지 않을텐데...폐사지에서 만이 느껴지는 또다른 감동과 만날 수 있을 것이다...그리고 뽕나무에 달려 있는 오디도 맛볼 수,,,ㅋㅋ(물론 좀 위험하다...) 주변에 복숭아 나무가 많으니 늦여름에 가면 달디 단 복숭아 횡재를 얻을 수도 있지 않을까....

1박2일의 경주여행 참 좋았다. 또 가야지 아직 못 가본 곳이 많으니까....그저 이름 난 곳이라 한번쯤은 가봐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참 아쉽다. 좀 더 관심을 갖고 살펴보면 그 이상의 멋과 아름다움이 숨쉬고 있는데 말이다...내가 사는 이 땅의, 이 지구의 아름다움을 감동이란 이름으로 만나고 싶어 하는 나는 언제나 욕심쟁이 인 것 같다... 하지만 그래도 다~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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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06-09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상미 주연의 '미소'라는 영화에 보면 경주가 나와요.
전 신혼여행을 고물차 끌고 경주로 갔답니다.
제주도 갈 돈이 없어서......
그런데 참 좋았어요.
퍼갑니다.

난티나무 2005-06-0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퍼오신 거 보고 찾아 왔어요~^^
사진들 보니 넘 반갑네요~ 저도 거기 가 봤어요. 가까이 살았거든요.
기억이 새록새록하여 글 남깁니다.^^

미네르바 2005-06-09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용님, 저도 다시 경주 가고 시포요~ 몇년 전에 3박 4일 경주의 이곳저곳을 둘러 보았어요. 저도 강석경의 <능으로 가는 길>을 읽고 나이 들어서 이 곳에 살면 참 좋겠다 싶었지요. 눈을 들면 오래된 역사와 만나는 경주... 비오는 날, 감은사지를 갔었어요. 참 오래 그곳에 있었지요. 님의 이 글을 읽으니, 다시 가고 싶네요.

드팀전 2005-06-10 0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이들어 경주라..... 나두 고민해봐야겠네요.현재까지 1순위는 충북 진천이었는데...하기사 좀더 돌아다니다 보면 더 맘에드는 곳들도 있을테니 순위는 늘 가변적이죠.
잘봤습니다...ㅆㅆ

분홍달 2005-06-10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짱 멋져요^^ 고물차와 신혼여행 그것도 경주로...우와~~참 근사해요!!
난티나무님~ 반가워요!! 가까이 사셨다니 좋은 추억이 많으시겠어요^^
미네르바님 으~~어떡해요!! 오늘도 하루죙~일 비오는 데...비 오는 감은사지 으~~생각만해도 넘~ 넘~ 넘~....안되겠다 커피 한 잔 마셔야쥐^^
드팀전님! 맞아요 생각은 늘 바뀔 수 있으니깐...암튼, 오래 된 도시라 그런지 오래 된 사람들이 살면 좋을 것 같은 거 있죠^^ 참 평화로운 느낌이에요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