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온통 과학이야 - 의심스러운 사회를 읽는 과학자의 정밀 확대경, 2023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선정 세상은 온통 시리즈
마이 티 응우옌 킴 지음, 배명자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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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 커뮤니케이터들의 시대인 것 같다. 유튜브의 역할이 컸다. 많은 과학자들이 대중들을 위해 좀 더 쉽고 재미있게 과학에 대해 전달하기 위해 크리에이터로 활약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훌륭하고 탁월한 유튜브 과학 크리에이터들이 대활약중이다. 이들이 만들어 놓은 콘텐츠들만 꾸준히 잘 보아도 어느 정도 과학에 대해 아는 척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유튜브를 매개로 한 활약 이전에는 대중적 과학 교양서들이 그 역할을 했다. 이 분야의 대표적인 예로 언뜻 떠오르는 인물이 바로 정재승 박사다. 그를 필두로 수많은 과학자들이 과학 교양서들을 집필하며 과학에 대해 호기심을 가진 많은 독자들의 갈증을 풀어주었다. 인터넷 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많은 후배들이 그의 역할을 이어받아 과학 전도사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책이 인기를 얻으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강연 활동을 이어가고, 연구에 그 강연 활동에서 다룬 내용을 더해 또 다른 책을 써서 계속 활동을 이어가는 저술가들의 패턴을 볼 수 있는데, 내 기억에 과학 분야에서는 그런 일이 드물었던 것 같다. 하지만 유튜브의 등장은 과학 저술가들에게도 새로운 출판과 강연을 위한 수입의 기반이 되어준 것 같다.

『세상은 온통 과학이야』의 저자 마이 티 응우옌 킴도 바로 그런 경우다. 최근 과학과 과학적 관점, 유사과학적 태도가 구별되지 않아 세상이 상당히 혼란에 빠져 있는데, 그녀는 이런 세상의 상황을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없어서 좋은 직장을 거절하고 과학 커뮤니케이션 분야에 발을 들였다고 한다. 그 선택은 옳았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에게 흥미롭고 건강한 과학 지식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진정한 과학적 태도는 사실과 의견을 구별할 줄 아는 데서 시작한다. 과학은 진리가 아니라 진리를 탐구하는 과정을 의미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과학적’이라는 수식어에 필요 이상의 신뢰를 두고 상대를 설득하려는 무모한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불필요한 사회적 에너지 소모가 심각한 수준이다.

과학이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먼저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나 데이터는 시작일 뿐이다. 분석을 통해 적절한 해석이 이루어져야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과학적 사실의 근거로서 가치를 지닐 수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바로 과학이다. 저자의 말로 표현하자면, “방법이 중요”한 것이다.

과학의 미덕은 언제나 개선될 수 있는 여지에 있다. 그래서 저자는 완전하고 객관적인 과학적 분석은 없다고 말한다. 과학은 절대진리가 아니다. 즉 과학적 분석과 그것을 근거로 한 의견 주장이나 정책 도입은 항상 틀릴 여지가 있고, 이의 제기를 통해 더 나은 길을 모색하도록 열어놓는 것이 진정한 과학적 접근 방식이다.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부분은 바로 어째서 코로나 백신이 그토로 빨리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과정 소개였다. 이를 통해 독자는 다수의 코로나 백신에 대한 음모론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과학’과 ‘과학적 사실’이란 ‘과학적 합의’를 의미한다고 말한다. 일반적인 문제에서는 이 합의에 도달하는 것에 그리 큰 어려움이 없겠으나 기후변화와 같은 거대 논제에서는 첨예한 대립이 일어나고 있다. 왜냐하면 상당한 재정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합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다. 이런 때일수록 일반 시민들의 과학에 대한 이해와 역량 향상이 시급한 과제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어쩌면 시민으로서의 자격 요건에 가장 필요한 것은 과학적 사고방식, 즉 이 책이 말하는 진정한 의미의 과학적 태도일지도 모른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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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제어 - 뇌 과학과 시간 감각
마르크 비트만 지음, 강민경 옮김 / 일므디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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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머리말에서 “우리는 시간 그 자체다”라는 표현을 쓴다. 시간에 대한 인간의 감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주관적으로 느끼는 시간이 먼저고, 그다음으로 시간을 대상화하여 객관적으로 지각하거나 분석한다. 일상적으로 느끼는 시간에 대한 감각은 대체로 주관적 상태로 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그 주관성이라는 것도 그 사람의 상황, 예를 들어 외부 환경이나 내적 심리 상태에 따라 같은 길이의 시간이라 해도 천차만별의 시간 감각으로 나타난다.

시간에 대해 인류가 대체로 합의한 특징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과거, 현재, 미래의 구분이다. 물론 현대물리학의 관점에서는 이 순서가 반대로 나열되어도 무관하다. 그만큼 시간이란 개념은 단순하게 정의될 수 없는 그 무엇이다. 우리는 이 시간을 우리의 경험을 통해 인지한다. 그래서 이 책은 인간의 다양한 경험 사례에서 시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 책은 뇌과학과 심리학의 영역을 아우르며 다양한 지식과 정보를 알려준다. 먼저 ‘만족 지연 결정’에 대한 내용이 눈길을 끈다. 만족 지연 결정이란 시간을 고려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쉽게 이해하자면 우리가 자주 들었던 ‘마쉬멜로 테스트’를 떠올리면 된다. 우리는 만족 지연 능력을 통해 특정한 시간 동안 노력을 기울일 수 있는 능력은 더 큰 보상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간 지평’과 ‘시간 조망’이라는 개념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시간 지평은 “미리 내다볼 수 있는 시간의 한계”를 의미하고, 시간 조망이란 “인생 전체라는 긴 시간을 보는 관점”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인간의 시간에 대한 인식이 삶의 전반적인 볼륨을 얼마나 크고 풍성하게 바꿔놓을 수 있는지, 그리고 현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미래까지 현재의 영역에 끌어들여 삶의 질을 얼마나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또 하나의 주목되는 내용으로는 ‘시간 분해 능력’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일어난 시간 순서대로 인식하거나 분별 또는 기억할 수 있는 감각을 말한다. 여기서 ‘뇌의 박자’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과학적으로 완전히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눈앞에 보이는 현실의 속도가 느껴지는 방식에 관한 개념이다. 보통 특정 사건이나 상황에서 시간이 굉장히 빨리 간 것처럼 느껴지거나, 너무 느리게 가서 괴로웠던 경험을 떠올리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개념이다.

흥미로웠던 내용으로는, 시간적인 순서를 인식하는 능력과 지능 지수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어떤 일을 느리게 인지하거나 처리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지능이 떨어진다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정보에 대한 이해 및 처리 속도와 지능을 연결시키는 관념은 근대적 산물이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일률적인 기준에 사람을 맞추고자 했던 사고방식이 IQ 테스트 같은 편향적인 지능 평가 시스템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책은 시간 감각이 개인의 감정 상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이 책을 통해 우리가 느끼는 시간이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며, 오직 경험과 감각 차원에서 접근하고 분석하고 정의할 수 있는 개념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시간 제어’라는 책 제목 때문에 뭔가 특별한 기술 같은 것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실제 내용은 그 이상의 지식과 철학, 실용적인 지혜를 전달해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 네이버 「디지털감성 e북카페」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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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이론 - 니콜라스 다바스 월가의 영웅들 3
니콜라스 다비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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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이론보다 박스이론이 나오게 된 과정, 즉 저자의 생각하는 방식과 태도를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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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이론 - 니콜라스 다바스 월가의 영웅들 3
니콜라스 다비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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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높은 승률의 매매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매일 오르내리는 가격 그래프와 초, 분, 시 등의 다양한 시간 단위로 형성되는 캔들(봉)이 연달아 만들어지며 형성되는 차트에서 일련의 흐름, 즉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면,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될지 확실한 기준이 생기기 때문에 높은 승률의 매매 방법이란 곧 가격 변동의 패턴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과 관련된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많은 돈을 받고 높은 승률의 매매법을 가르쳐준다고 광고하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말만 들으면 누구나 다 주식 매매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1% 정도로 본다. 그만큼 주식 투자는 어렵고 험난한 싸움인 것이다.

주식은 도박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카지노와 같다. 이는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다. 경제학에서 가격이란 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의 균형 상태를 의미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주식 시장에서는 그런 이론이 더 통하지 않는다. 때로는 비상식과 비정상이 시장을 휘감는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더 큰 맥락에서 보면 어느 정도 상식적인 움직임이 있는 시기와, 비상식적인 열광의 도가니도 주기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하는 방식으로 주식 거래를 했고, 거기에 따른 수수료도 상당히 높았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HTS로 누구나 쉽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대다. 수수료도 저자가 활동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접근성이 너무 좋아서 그것 때문에 중독성이 생길 지경이다.

저자가 주식 매매를 통해 수익을 얻거나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언급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중개인과 관련된 사항이다. 중개인의 일은 수수료를 창출하는 것이고, 잦은 매매가 그들에게는 짭짤한 수익이 된다. 때문에 중개인에게 자신을 돈을 일임해두고 자유롭게 매매하도록 하는 것보다 자기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맞게 매매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저자는 시장이든 사람이든 유심히 관찰하는 것을 잘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이런 관찰력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박스이론’이라는 무기를 만들었다. 이것은 일종의 패턴을 발견한 것이었고, 그 핵심에는, 오늘날에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주식 격언 중 하나인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의 개념이 녹아 있다.

말이 본격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주식에서는 ‘거래량’이 그에 해당한다. 그리고 상승장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지난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엄청난 저점이 형성되고, 기준금리가 거의 제로에 수렴하면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좋은 주식들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해졌고, 코로나19가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상식적인 판단이 더해지면서 단기간에 엄청난 상승 랠리가 이어졌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주식이든 사기만 하면 오른다고 했지만, 그 와중에도 옥석은 가려지기 마련이었다.

다바스의 박스이론은 저자 스스로도 말했듯이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때 적용하기 좋은 매매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자금이 집중되고, 그에 따라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우상향을 그릴 때, 그리고 평균적인 거래량을 웃도는 대량의 거래가 고점에서 일어날 때가 각각 매수와 매도의 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때와 지금은 매매 환경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저자의 구체적 사례들이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저자가 보여준 꾸준히 공부하고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태도에 있다. 어떤 이는 말한다. 주식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종목을 고르고 매수할 때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해져야 한다는 역설이 있다. 아무튼 주식투자는 알쏭달쏭 요지경이 따로 없다. 하지만 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관찰과 발견, 적용과 성찰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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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크라시 - 극우의 반란, 미국 민주주의의 탈선
전홍기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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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드러난 현상 이면의 본질적 문제, 그 핵심을 간결하게 잘 전달하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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