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이론 - 니콜라스 다바스 월가의 영웅들 3
니콜라스 다비스 지음, 김나연 옮김 / 페이지2(page2)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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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높은 승률의 매매 방법을 찾는 것이다. 매일 오르내리는 가격 그래프와 초, 분, 시 등의 다양한 시간 단위로 형성되는 캔들(봉)이 연달아 만들어지며 형성되는 차트에서 일련의 흐름, 즉 패턴을 발견할 수 있다면, 언제 사고 언제 팔아야 될지 확실한 기준이 생기기 때문에 높은 승률의 매매 방법이란 곧 가격 변동의 패턴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주식과 관련된 정보는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많은 돈을 받고 높은 승률의 매매법을 가르쳐준다고 광고하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말만 들으면 누구나 다 주식 매매로 부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개인투자자의 경우는 1% 정도로 본다. 그만큼 주식 투자는 어렵고 험난한 싸움인 것이다.

주식은 도박이다. 따라서 주식시장은 카지노와 같다. 이는 저자가 반복적으로 강조하는 내용 중 하나다. 경제학에서 가격이란 시장 참여자들의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결정의 균형 상태를 의미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다 알고 있다. 그런데 주식 시장에서는 그런 이론이 더 통하지 않는다. 때로는 비상식과 비정상이 시장을 휘감는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더 큰 맥락에서 보면 어느 정도 상식적인 움직임이 있는 시기와, 비상식적인 열광의 도가니도 주기가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저자가 활동하던 당시에는 중개인에게 전화를 걸어 부탁하는 방식으로 주식 거래를 했고, 거기에 따른 수수료도 상당히 높았다. 지금은 인터넷을 통해 HTS로 누구나 쉽게 주식을 거래할 수 있는 시대다. 수수료도 저자가 활동하던 당시와 비교하면 매우 저렴하다고 할 수 있다. 오히려 접근성이 너무 좋아서 그것 때문에 중독성이 생길 지경이다.

저자가 주식 매매를 통해 수익을 얻거나 손실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언급하는 주요 요소 중 하나가 중개인과 관련된 사항이다. 중개인의 일은 수수료를 창출하는 것이고, 잦은 매매가 그들에게는 짭짤한 수익이 된다. 때문에 중개인에게 자신을 돈을 일임해두고 자유롭게 매매하도록 하는 것보다 자기가 스스로 정한 기준에 맞게 매매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다.

저자는 시장이든 사람이든 유심히 관찰하는 것을 잘했다고 한다. 저자는 자신의 이런 관찰력을 통해 주식시장에서 ‘박스이론’이라는 무기를 만들었다. 이것은 일종의 패턴을 발견한 것이었고, 그 핵심에는, 오늘날에도 자주 들을 수 있는 주식 격언 중 하나인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의 개념이 녹아 있다.

말이 본격적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에너지가 필요하다. 주식에서는 ‘거래량’이 그에 해당한다. 그리고 상승장이라는 조건이 필요하다. 최근의 예를 들자면, 지난 코로나19의 충격으로 엄청난 저점이 형성되고, 기준금리가 거의 제로에 수렴하면서 자금 조달이 용이해지고, 좋은 주식들의 가격이 터무니없이 저렴해졌고, 코로나19가 영원히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상식적인 판단이 더해지면서 단기간에 엄청난 상승 랠리가 이어졌던 것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어떤 주식이든 사기만 하면 오른다고 했지만, 그 와중에도 옥석은 가려지기 마련이었다.

다바스의 박스이론은 저자 스스로도 말했듯이 시장 상황이 좋을 때, 완만한 상승 곡선을 그릴 때 적용하기 좋은 매매 기법이라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자금이 집중되고, 그에 따라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우상향을 그릴 때, 그리고 평균적인 거래량을 웃도는 대량의 거래가 고점에서 일어날 때가 각각 매수와 매도의 시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때와 지금은 매매 환경도 많이 바뀌었기 때문에 저자의 구체적 사례들이 직접적으로 우리에게 도움이 될 수는 없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저자가 보여준 꾸준히 공부하고 분석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태도에 있다. 어떤 이는 말한다. 주식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서울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정작 종목을 고르고 매수할 때는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단순해져야 한다는 역설이 있다. 아무튼 주식투자는 알쏭달쏭 요지경이 따로 없다. 하지만 전제는 변하지 않는다. 관찰과 발견, 적용과 성찰이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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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크라시 - 극우의 반란, 미국 민주주의의 탈선
전홍기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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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드러난 현상 이면의 본질적 문제, 그 핵심을 간결하게 잘 전달하고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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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노크라시 - 극우의 반란, 미국 민주주의의 탈선
전홍기혜 지음 / 숨쉬는책공장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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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균형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히 5대 5는 있을 수 없지만 대략적인 균형을 이루어지는 미묘한 차이가 되도록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면서 동시에 사회를 발전시키는 가장 효율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약점은 아이러니하게도 공산주의의 그것과 닮아 있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지배계층이 어떤 상태냐에 따라 사회가 급격히 혼란스러워지고 나빠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현재 미국에서, 또 우리나라에서 목격하고 있는 정치사회적 현상은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 시스템인지 확인시켜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가 다른 어떤 대안보다 낫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그래서 이 책에서 보여주고 있는 미국의 정치사회적 현실이 우리에게는 무엇보다도 큰 타산지석이 된다. 이 책을 보면 포퓰리즘에 영합한 미국 정치인들의 잘못은 지금의 공화당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 이전에 민주당의 실정이 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 같다. 그에 대한 반동이 트럼프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에 기반한 극우 포퓰리즘”은 다양한 형태의 변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 시스템의 혜택을 누리는 대중이 역설적이게도 선동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소중한 가치인 자유와 그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는 개인주의가 일그러진 형태로 코로나를 더 확산시켰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최근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선거제도 중 하나인 선거인단 제도의 불합리함과 현실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개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우리와 달리 각 주가 중앙정부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현재의 체계에서 이미 분할된 여러 가지 권력이나 재정적 이해에 따라 쉽게 합리적인 선거제도로 개편되기 힘든 이유를 알 수 있다.

인종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탄압,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통제 등 이전의 미국 사회에서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던 모습들이, 오히려 정치적 환경이 더 퇴보하면서 사회문화적인 차원으로까지 그 악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술의 발전은 대중을 더 지혜롭게 만들기는커녕 여론몰이의 수단으로 전락한 미디어에 의해 더 우민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은 코로나19라는 대혼란의 한가운데서,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최전선에 있는 미국이라는 나라의 현실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한 기자의 생생한 근거리 목격담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현재 세계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료이자 정보로서 충분히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생각되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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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지니어스 : 천재들의 기상천외한 두뇌 대결
김은영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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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흥미진진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득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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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지니어스 : 천재들의 기상천외한 두뇌 대결
김은영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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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문이나 특정 분야를 깊이 파고들거나 섭렵하고 싶을 때, 혹은 강한 흥미를 느낄 때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은 그 계열의 역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이라면 과학사를, 예술이라면 예술사를, 신학이라면 신학사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역사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그마저도 부담스럽다면,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바로 그 분야에 큰 업적을 남겼거나 강한 인상을 남긴 에피소드의 주요 인물들의 삶을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듯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출간된 『빅지니어스: 천재들의 기상천외한 두뇌 대결』의 경우 이야기로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인 ‘두뇌 경쟁’을 통해 과학의 흥미로운 일면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 형식이 독자들에게 과학을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이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천재들의 관심과 호기심, 토론과 경쟁의 묘미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천재들 간의 질투와 다툼, 영광과 불운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를 목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에게는 미시 세계의 물리적 현상도 거시 세계와 동일한 원리로 나타난다는 신념이 있었다. 반면 경쟁자였던 닐스 보어는 ‘확률 결정론’을 주장했다. 미시 세계의 양자가 관측을 통해 확률로 결정된다는 개념인데, 쉽게 말해 대상이 관측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측자의 관측 행위가 없으면 대상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관측을 하면 존재 의미나 가치가 드러난다는 개념이다. 아인슈타인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었다. 왜냐하면 보어의 주장은 자신이 굳게 믿고 있던 ‘정적 우주론’을 부정하는 이론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훗날 이것은 아인슈타인 스스로도 인정한 가장 큰 실수가 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아인슈타인의 탁월한 업적과 함께 그 이론에서 파생된 진리에 대한 부정이라는 실수조차 결과적으로 아인슈타인이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다는 점이다.

여러 라이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특별히 이 책에서 오늘날 꼭 다시 조명되고 본받아야 될 인물로 엑스선을 발견한 뢴트겐과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선 소크를 꼽고 싶다. 이들은 자신의 위대한 발견 혹은 업적을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활용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오늘날의 지적 재산권에 해당하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조너선 소크의 경우 ‘태양에 특허를 낼 수 있는가?’라는 반문으로 그의 위대한 인간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경쟁과 협력, 질투와 몰락, 쓸쓸한 말년, 타인을 위한 헌신 등 천재들의 삶은 다양한 형태로 펼쳐졌으며, 결코 화려하거나 행복하기만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천재들의 삶 역시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인생의 굴곡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많은 고민과 노력이 동반되었기 때문에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고, 또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깊은 인상과 교훈을 남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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