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지니어스 : 천재들의 기상천외한 두뇌 대결
김은영 지음 / 마음의숲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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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학문이나 특정 분야를 깊이 파고들거나 섭렵하고 싶을 때, 혹은 강한 흥미를 느낄 때 가장 좋은 접근 방법은 그 계열의 역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과학이라면 과학사를, 예술이라면 예술사를, 신학이라면 신학사를 먼저 읽어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역사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감 때문에 그마저도 부담스럽다면,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바로 그 분야에 큰 업적을 남겼거나 강한 인상을 남긴 에피소드의 주요 인물들의 삶을 소설을 읽거나 영화를 보듯 살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번에 출간된 『빅지니어스: 천재들의 기상천외한 두뇌 대결』의 경우 이야기로서 가장 흥미로운 소재인 ‘두뇌 경쟁’을 통해 과학의 흥미로운 일면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 형식이 독자들에게 과학을 좀 더 친숙하게 접근할 수 이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천재들의 관심과 호기심, 토론과 경쟁의 묘미를 볼 수 있는 책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천재들 간의 질투와 다툼, 영광과 불운을 통해 삶의 아이러니를 목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아인슈타인에게는 미시 세계의 물리적 현상도 거시 세계와 동일한 원리로 나타난다는 신념이 있었다. 반면 경쟁자였던 닐스 보어는 ‘확률 결정론’을 주장했다. 미시 세계의 양자가 관측을 통해 확률로 결정된다는 개념인데, 쉽게 말해 대상이 관측자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관측자의 관측 행위가 없으면 대상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관측을 하면 존재 의미나 가치가 드러난다는 개념이다. 아인슈타인에게는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이었다. 왜냐하면 보어의 주장은 자신이 굳게 믿고 있던 ‘정적 우주론’을 부정하는 이론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훗날 이것은 아인슈타인 스스로도 인정한 가장 큰 실수가 되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아인슈타인의 탁월한 업적과 함께 그 이론에서 파생된 진리에 대한 부정이라는 실수조차 결과적으로 아인슈타인이 가장 위대한 과학자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가 되었다는 점이다.

여러 라이벌들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소개되고 있지만, 특별히 이 책에서 오늘날 꼭 다시 조명되고 본받아야 될 인물로 엑스선을 발견한 뢴트겐과 소아마비 백신을 개발한 조너선 소크를 꼽고 싶다. 이들은 자신의 위대한 발견 혹은 업적을 자신의 부와 명예를 위해 활용하지 않았다.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누릴 수 있도록 오늘날의 지적 재산권에 해당하는 권리를 행사하지 않은 것이다. 특히 조너선 소크의 경우 ‘태양에 특허를 낼 수 있는가?’라는 반문으로 그의 위대한 인간 정신을 엿볼 수 있다.

경쟁과 협력, 질투와 몰락, 쓸쓸한 말년, 타인을 위한 헌신 등 천재들의 삶은 다양한 형태로 펼쳐졌으며, 결코 화려하거나 행복하기만 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천재들의 삶 역시 일반 사람들과 다를 바 없이 인생의 굴곡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천부적인 재능뿐만 아니라 많은 고민과 노력이 동반되었기 때문에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고, 또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청소년들에게 깊은 인상과 교훈을 남길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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