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가 설명하고 있는 “백인 우월주의에 기반한 극우 포퓰리즘”은 다양한 형태의 변주로 나타난다. 이를 통해 우리는 민주주의 시스템의 혜택을 누리는 대중이 역설적이게도 선동에 매우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소중한 가치인 자유와 그것을 기반으로 사람들이 지지하고 있는 개인주의가 일그러진 형태로 코로나를 더 확산시켰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최근 우리가 미디어를 통해 자주 접하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선거제도 중 하나인 선거인단 제도의 불합리함과 현실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개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우리와 달리 각 주가 중앙정부보다 더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연방국가이기 때문에 현재의 체계에서 이미 분할된 여러 가지 권력이나 재정적 이해에 따라 쉽게 합리적인 선거제도로 개편되기 힘든 이유를 알 수 있다.
인종이나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탄압, 여성의 몸에 대한 사회적 통제 등 이전의 미국 사회에서 완전히 해결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꾸준히 계속되고 있던 모습들이, 오히려 정치적 환경이 더 퇴보하면서 사회문화적인 차원으로까지 그 악영향이 확대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기술의 발전은 대중을 더 지혜롭게 만들기는커녕 여론몰이의 수단으로 전락한 미디어에 의해 더 우민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