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점점 감퇴한다더니 그래서 그런가 얼마전 일도 까마득한 옛날일 같다. 지난해 봄 나는 베를린에서 살고 있었고, 크라쿠프-오시비엥침-자코파네-그단스크-토리노-프라하-체스키 크롬로프 등을 돌아다닐 작정으로 이 백팩을 직접 손바느질로 만들었다. 재봉틀을 사용하지 않은 진짜 핸드메이드!

가로 33, 세로 45, 폭 18 센티미터의 배낭. 다소 큰 사이즈로 만든 이유는 저가 항공을 이용할 때 기내에 반입가능한 사이즈로 제작하기 위해서였다. 폴란드 그단스크에서 이탈리아 밀라노(사실은 밀라노 인근 베르가모 공항을 이용하지만..) 왕복 항공권을 48유로에 구했는데, 수하물을 부칠 경우 편도에 10유로씩을 추가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는 무조건 돈을 아끼기로 했다.
베를린에도 원단을 구입하는게 어렵지는 않지만 새 원단의 가격은 품질에 비해 비싼 편이다. 퀼트샵들도 마찬가지. 재활용매장에서 낡은 큰 청바지를 2유로에 구입했고, 독일어 학원에서 선물로 받은 부직포 가방을 내 새로운 여행가방을 만드는데 사용했다. 가방 전면의 큰 인물원단은 이케아에서 구입한 것. 각종 부자재는 1유로 샵에서 구입했다.

* 청바지 뒷주머니를 활용한 옆면. 물통이나 우산을 넣어다니기 좋다~!

* 가방을 너무 크게 만드느라 원단이 부족해졌다. 바닥의 일부와 가방끈의 일부는 장식처럼 이케아 원단을 활용했고, 가방끈 아래는 바짓단을 이어 붙였다. 가방끈의 검은색 바이어스는 학원에서 나눠준 부직포 가방을 해체하여 활용!

* 가방 앞주머니(치고는 너무 크지만) 내부의 볼펜꽂이(?) 역시 학원에서 나눠준 부직포 가방을 재활용!
다소 큰 이 가방 대신 적당한 사이즈의 배낭을 다시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 겨울이 끝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