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대교 진입이 막혔다는 소문에 지레 겁을 먹었다.

콧물도 나고 몸은 으실으실 추운데.. 

그래도 아프다는 핑계를 대기엔 부끄러웠다.

한 사람이 또 목숨을 걸었고, 남은 이들은 그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어 

이 차가운 계절에 다시 거리에 나앉았다.


낮에는 어떤 풍경이었을지 모르겠다.

지난주 풍경과 또 달라진 모습.

한진중공업 앞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본 회사 풍경은 낯설었다.


경찰이 세운 높은 차벽이 등장했다.

덕분에 농성하는 이들의 모습도, 텐트도 보이질 않았다.

마치 그 곳은 고립된 섬.

그리고 우리는 제 발로 그곳으로 들어가는 작고 작은 사람들.


지난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다시 똑같은 모습으로 아니 더 서글픈 심정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차벽에 가로막힌 채, 세상과 단절된 채

그래도 세상을 향해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부르짖었다.

나는 그 정도의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안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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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03 13: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2-04 10: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13-02-04 1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사님, 힘내세요. 이런 응원밖에 못 보태 죄송합니다.

rosa 2013-02-04 10:37   좋아요 0 | URL
아이고 별 말씀을요.
저는 그저 그 자리에 잠시 있다 왔을 뿐인걸요.
그날 많은 청년들이 함께 노숙하며 자리를 지켰어요.
당사자들보다 더 마음 아파할 수는 없겠죠.
그저 마음으로 위로하고 염려하는 것으로 연대할 뿐이죠. 저도 그런 사람 중에 한 명일 뿐이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