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대교 진입이 막혔다는 소문에 지레 겁을 먹었다.
콧물도 나고 몸은 으실으실 추운데..
그래도 아프다는 핑계를 대기엔 부끄러웠다.
한 사람이 또 목숨을 걸었고, 남은 이들은 그 죽음을 헛되이 할 수 없어
이 차가운 계절에 다시 거리에 나앉았다.
낮에는 어떤 풍경이었을지 모르겠다.
지난주 풍경과 또 달라진 모습.
한진중공업 앞 버스 정류장에서 바라본 회사 풍경은 낯설었다.
경찰이 세운 높은 차벽이 등장했다.
덕분에 농성하는 이들의 모습도, 텐트도 보이질 않았다.
마치 그 곳은 고립된 섬.
그리고 우리는 제 발로 그곳으로 들어가는 작고 작은 사람들.
지난해, 그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다시 똑같은 모습으로 아니 더 서글픈 심정으로 그 자리에 앉았다.
차벽에 가로막힌 채, 세상과 단절된 채
그래도 세상을 향해 '여기 사람이 살고 있다'고 부르짖었다.
나는 그 정도의 일만 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안고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