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에서 발생했던 탓티황옥씨의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결혼하여 한국에 입국한지 1주일만에 정신병력이 있는 남편에게 살해당한 그녀의 나이 겨우 스물. 
더 나은 삶을 꿈꾸며 국제결혼을 했지만 이내 낯선땅에서 피흘리며 죽어야 했습니다. 

청도에서 또 한명의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이 남편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황티남. 올해 스물 셋. 첫아이를 낳은지 19일밖에 되지 않은 산모였습니다. 

고부갈등으로 어려움을 겪다 머물게 된 쉼터에서 임신 사실을 알고서 다시 잘 살아보겠다며 남편과 재결합하여 살았다고 합니다.  
출산하기 직전까지도 열심히 한국어공부를 했다고 합니다. 
4월말에도 남편에게 맞아 이혼하고 싶다며 구타당한 사진을 친구에게 보냈다고 합니다. 

스물 세 살의 황티남은 5월 24일 오전 1시경 남편에 의해 살해당했습니다.
수십번 칼에 찔려 사망했고, 사망한 그녀 옆에서 생후 19일된 아이가 울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년과는 달리 이 사건은 언론에서 별로 다루어지지 않습니다.
사람이 죽었는데 이렇게 조용하다니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부부간에 어떤 문제가 있었더라도 '죽을 죄'란 없는 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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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황티남(Hoang Thi Nam) 사건 경과 

2010년 4월 베트남에서 결혼
2010년 8월 3일 입국
2010년 10월 이주여성긴급지원 경북구미센터에서 상담
2010년 10월 5일 구미죽향이주여성쉼터 입소. 1달 반 동안 이주여성쉼터에서 보호. 
2010년 11월 22일 이주여성긴급지원 경북구미센터에 남편이 방문하여 상담 후 함께 귀가(분가하여 마련해놓은 원룸으로 귀가)
2011년 4월 28일 故황티남씨, 베트남인 친구 ***씨에게 휴대폰 메시지 보냄 - '남편과 이혼하고 싶다, 남편에게 맞았다'는 내용과 구타당한 사진을 함께 전송
2011년 5월 5일 출산 
2011년 5월 24일 1시 10분, 남편 임모씨 칼 2개로 53회 가슴과 얼굴을 무차별적으로 찔러 황티남씨 살해 

주변인 진술 -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에서 정리
- 황티남씨가 결혼생활이 힘들다는 것을 종종 이야기 했고, 남편에게 구타당하고 이혼하고 싶다고 했을 때 베트남인 친구들은 아이가 있는데 참고 살아보라고 얘기했다고 함.
- 남편이 평소 새벽까지 원룸에 친구를 불러 포커를 치거나 친구들과 함께 도박을 하러 자주 나감. 도박과 관련하여 부부갈등이 있었음. 이웃들의 증언에 의하면 황티남씨가 집에 늦게까지 들어가지 않고 밖에 있어서 왜 집에 가지 않느냐고 하자 남편 친구들이 집에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들었다고 함. 
- 시어머니가 황티남씨에게 잘 씻지 않는다며 가위로 머리를 자르려 했던 일이 있었고, 시어머니의 폭행으로 쉼터에서 한달 반 정도를 지낸 것임.
- 주변친구들은 황티남씨를 '스타일이 있는 친구다', '옷도 예쁘게 입는다'고 기억하고 있으며, 고인이 한국어를 배웠던 청도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공부하러 올 때 예쁘게 화장한 모습과 파란색 원피스를 즐겨 입었던 모습이 기억난다고 이야기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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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11-05-27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