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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미역 좀 봐 - 맛있는 바다나물 어린이 갯살림 5
도토리 기획 엮음, 백남호 그림 / 보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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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국은 미역국이다.  책을 읽기 전, 흥미 유발의 장치로 제목 알아맞추기를 했더니 금방 맞춰버린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국은?" 했더니...

  미역은 좋아하지만 미역이 어디서 왔는지, 원래는 어떻게 생겼는지, 어떻게 기르거나 채취하는지 모르는 아이에게 이 책은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친절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갯벌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가정의 아이를 주인공으로 해서, 갯벌을 중심으로 한 여러 가지 생활들도 소개해준다.

  물이 빠지면 마을 사람들은 바닷가에 나간다. 사실 이 대목도 우리 아이와 대화할 거리가 많다. 밀물과 썰물의 개념을 아직 모르고 있다는 것을 책을 읽어주면서 알게 되기 때문. 이렇게 되면 글이 적은 그림책도 백과사전만큼 아이에게는 방대한 지식의 보고가 될 수 있다. 

  '갱물가에 개발하러 간다'가 무슨 말일까? 갯벌에서 일한다는 뜻이란다. 파래도 뜻고 톳도 베고 미역도 따고 바지락도 캐고 굴도 다고 고둥도 줍고... 아이는 '파래'가 무엇인지 묻는다. 해조류라고는 미역국과 김 외에는 식탁에 잘 안 올리는 엄마 덕분에 아이가 질문이 참 많다. 

  바닷가에서 나는 먹을거리를 정말 많이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책에서 '바다  나물'로 부르는 해조류는 아이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다. 그리고 엄마의 교육적인 희망, 즉 음식을 좀 골고루 먹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도 한다. 하지만 며칠 전 파래무침을 반찬으로 처음으로 접한 아이는 마지못해 한입 먹더니 더이상 먹지 않더라는... 역시 책은 책인 것을~!!

  바다의 비릿한 내음과 사람 사는 이 물씬 나는 책.
  아이의 손을 잡고 갯벌에 꼭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함께 들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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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만 달걀 샘터어린이문고 6
벼릿줄 지음, 안은진.노석미.이주윤.정지윤 그림 / 샘터사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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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하늘나라에선 여러분과 같은 얼굴로 살고 싶어요"

 
 이 대목을 읽는 순간 눈물이 핑그르 돌았다. 검은 얼굴에 뽀글뽀글한 머리카락의 흑인 혼혈인 아빠가 까만 달걀을 가지고 아들이 다니는 학교에 찾아왔다. 달걀이 까맣든 하얗든 노랗든 그 속은 모두 똑같다. 마찬가지로 피부색은 검지만 아빠도 아들도 똑같은 한국인이다. 그렇지만 하늘나라에서는... 똑같은 피부와 얼굴을 가지고 싶다는 것. 흑인 혼혈의 부자가 이 땅에서 살면서 받아왔던 설움이 그대로 드러나서 가슴이 시리도록 아팠다. 

  이 책에는 다양한 혼혈인을 소재로 한 동화 다섯편이 실려 있다. 필리핀 엄마와 태국인 엄마를 둔 코시안. 말이 통하지 않는 엄마 때문에 화가 나고, 엄마만 나타났다 하면 혼혈임을 알아보는 아이들 때문에 엄마가 학교에 출현하는 것이 영 마땅치 않다. 그러나 엄마가 아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듯이 냉장고와 세탁기에 낱말카드를 붙여 엄마를 가르쳐주려 하고, 자신은 '튀기'가 아니라 '유경민'이라고 말한다.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라이 따이한의 이야기는 외면할 수 없는 한국인의 잘못을 다시 들추어 낸다. 그런데 나는 몰랐다. 자신의 아내와 자식을 버린 비정한 한국인이 평생 죄의식을 가지고 그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살아 왔다는 사실을... 

  일본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소녀는 일본에서는 조센징으로, 한국에서는 쪽바리로 불린다. 어느 땅에서도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이 아이의 상황은 과연 누구의 잘못인가. 어느 나라도 진정한 조국이 될 수 없는 것일까.   

  이 책을 읽으며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와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을 매우 특이한 존재로 생각하는 우리 사회에서 혼혈인들은 얼마나 살기가 힘들었을까. 가수나 운동선수 같이 성공한 혼혈인도 있지만 그들만이 혼혈인 모두의 역할모델일 수는 없다는 머릿말 지적에 수긍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도 평범하게 살아갈 권리가 있는 것인데 그러한 권리는 지금까지 사치였던 것이다. 

 농촌 지역에는 코시안 아동이 초등학생의 많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의혹의 눈으로 쳐다 보기도 했던 서양인 남성과 한국인 여성의 결혼도 이제는 자연스러운 상황이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이들과 이들의 자녀를 쳐다보는 사람들의 인식에는 변함이 없는 것은 아닌지. 아이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차이를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그것을 스스럼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로 나아가는데 분명 작은 보탬이라도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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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의 시인 로니
재클린 우드슨 지음, 김율희 옮김, 조경현 그림 / 다른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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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고 아담한 책을 읽으면서, 울고 웃었다. 열한살 로니의 시각으로 쓰여진 60편의 시들은 한 소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다가올 미래를 보여주는 "성장시"이다. 시의 형식을 빌어 한 아이의 삶과 생각을 이렇게 잘 표현할 수 있구나, 처음으로 알게 해 준 책이기도 하다.

  로니는 화재로 부모를 잃고 여동생과 따로 떨어져 에드나 아줌마 집에 와서 살고 있다. 그는 어렸을적 다정했던 부모를 기억하고, 화재의 악몽과 부모의 죽음을 기억하며, 현재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다. 로니의 상황 자체는 더할나위 없이 불행해보인다. 따라서 로니의 시는 나이보다 성숙하고, 상당히 어둡고 침울하기까지 하다. 시대적 배경은 전쟁에 참전한 아줌마의 큰 아들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보아 1950년대 이전으로 생각된다.

  로니는 아직 어린 아이이다. 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 생활하고, 백혈병을 앓는 아이를 측은하게 바라보며, 시를 가르치는 선생님의 눈을 가끔씩 피해 엉뚱한 짓도 한다. 그런 시들은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전학온 아이를 보고 느끼는 감정은 로니 만의 경험에서 나온다. 자신을 돌봐주는 에드나 아줌마의 평소 답지 않은 행동을 보고, 혹시 미친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대목도 로니 답다.


  행복

  오늘 오후 집에 오니 에드나 아줌마가
  빗자루를 들고 춤을 추고 있었어요.
  마루 위를 쓱쓱 지나가는 빗자루. 아줌마는
  파란 빗자루 손잡이를 꼭 쥐고 라디오를 따라
  노래를 불렀죠. 뭐랄까
  불쌍한 빗자루를 부엌바닥 앞뒤로
  흔들며 부드럽게 구두라고 신기는 것 같았어요.
  정신이 좀 나간 듯. 그 생각이 들자 난 기도했죠.
  주님 제발,
  아줌마가 미치지 않게 해주세요.
  이제 막 여기 사는 거 적응하려는 참이거든요.
  주님 제발,
  아줌마와 제가 평생 사는 일은 없게 해주세요.
  하지만 여기 있는 동안 저에게는 아줌마뿐이잖아요.
  아줌마가 나에게 몸을 돌렸을 때 난 정말 환한 웃음이
  오랫동안 아줌마의 얼굴에 머물러 있는 걸 보았어요.
  우리 로드니가 부활절을 보내러 올 거란다.
  우리 로드니가 정말 집에 오는 거야.
  아줌마가 쓱싹쓱싹 하는 동안
  난 가만히 거기 서서
  내 마음이 안도감으로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다시 아줌마의 부엌에 돌아오는 걸 느꼈지요.


 (*로드니는 아줌마의 멀리 떨어져 사는 아들이다)

  소설에서처럼 뚜렷한 스토리 구조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로니의 시들을 읽어가다보면 로니의 일상과 생각들을 따라갈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었을 때, 해피엔딩이나 불행한 결말로 끝맺고 있지는 않지만, 다소 안도할 수 있어 행복하다. 자신을 동생이라 불러 준 로드니와의 만남, 여동생과 자주 만날 수 있게 된 사연 등은 로니의 삶이 점점 따뜻해져 갈 거라는 희망을 갖게 한다.

  이 책의 원제는 "Locomotion", 로니의 이름이다. "내 이름"이라는 시를 보고 가슴을 울림을 느꼈다. 나도 "로코모션"이라는 흥겨운 팝송을 안다. 엄마가 그 이름의 춤을 좋아하여 아이에게 그 이름을 주었다... 한동안 그 팝송이 기억나고 입가를 맴돌아 혼났다. 자신의 이름을 쓰거나 남에게 불릴 때마다 엄마가 생각날 수 밖에 없는 로니...

  시는 무척 쉽고 편안하게 읽힌다. 아이가 쓴 것 처럼 묘사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작가의 특별한 詩作 기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 시가 아니라 외국 시의 번역이라 운율이나 시어의 조화 이런 것은 잘 모르겠다. 그러나 가슴에 와닿고 가슴을 울리는 시라는 점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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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웅~ 보리 방귀 - 보리 농사와 맛좋은 보리밥 어린이 들살림 5
도토리 기획 글, 김시영 그림 / 보리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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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에서 나오는 '어린이 살림 시리즈'는 도시에서만 생활해온 엄마와 아이 모두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하는 책이다. 그중에서 이 책은 지금까지 보리 밭을 본 적도 없는 모녀에게 보리의 모든 것을 즐겁게 보여주는 책이 되었다. 

  이 책에는 보리 농사를 어떻게 하는지, 보리밥을 먹으면 어떤 증상이 생기는지(!), 보리쌀과 보리짚의 특징이 무엇인지 그림과 함께 잘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술술 읽히는 맛깔나는 텍스트. 

  보리밥 잔뜩 먹고 물놀이 해봤어?
  뿌륵뿌륵 방귀가 잘 나와.
  물 속에서 방귀 뀌면 뽀그르르 거품이 올라오잖아.
  그거 터지면 구린내 나.
  동무들이 다 도망가지.
  보리가 풍년이 들면 방귀도 풍년이 든대. (5쪽)

  키야, 얼마나 다정하면서도 귀에 쏙쏙 들어오는가? 저절로 떠오르는 장면은 또 어떻고? 이 밖에도 보리밥은 배가 꺼지니까 많이 먹어야 된다, 겨울에 얼지 말라고 보리밟기를 하는데 이 때는 보리밭에서 공을 차도 야단을 안 맞는다, 햇보리쌀로 밥을 해먹으면 된장만 있어도 꿀떡꿀떡 잘 넘어간다...

  어디 이 뿐인가. 보리가 제목이라 보리 이야기만 나올 줄 알았더니, 이른 봄에 보리밭에 피는 별꽃나물, 보리밭에 찾아오는 새, 보리밭에 사는 벌레 등 다양한 동식물까지 함께 볼 수 있다. 보리피리 만드는 법, 보리를 구워먹는 법까지 모두 신기하고 꼭 해고픈 일들을 만날 수 있다. 

  맨 마지막 정보란까지. 10월에 보리를 뿌려서 6월에 보리가 여무는 과정을 한눈에 다시 보고, 밀 이삭과 보리 이삭의 조금 다른 모습을 아이와 같이 보면서, 동시에 "밀과 보리가 자란다' 노래를 크게 불렀다. 그리고 가사를 바꿔 보리가 자라는 과정을 붙여보기도!

  그동안 보았던 '어린이 살림 시리즈' 중에서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책 목록에 들어갈 것 같다. 시리즈 중에서 '벼'에 관한 책도 있던데, 함께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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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첫 공룡그림책
구로카와 미츠히로 글.그림 / 예림당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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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자 아이들은 그렇게도 공룡에 열광한다던데, 우리 집의 두 딸들은 약속이나 한듯 공룡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공룡의 이름이라고는 가장 유명한 트리케라톱스 정도를 알고 있을 뿐, 어릴 때나 자라고 나서나 공룡에 관한 책은 관심 밖이다.

  그러다 만난 이 책! 초등학교 1학년인 작은 아이가 엄청난 관심을 보인다. 일단 표지에서 발견되는 반짝이! 그리고 표지와 본문 사이의 간지에 붙이게 만든 공룡 스티커를 보더니 그야말로 완전히 "꽂혔다". 역시 반짝이가 들어갔다. 재질이 좋고 붙였다 뗐다가 자유롭다. 

  본문은 매우 단순하다. 45가지 종류의 공룡이 그림과 함께 간단한 설명이 소개된 정도. 그리고 박스 안에 길이, 종류, 식성, 살던 때, 살던 곳 등이 간략하게 표기되어 있다. 그림이 중심이고, 정보는 소략한 편이라 첫 공룡 그림책이라 할만 한데, 매우 사실적인 그림이 눈길을 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매 페이지마다 '사람의 크기'란이 있어서 어른과 어린이가 그려져 있는데, 이것으로 공룡의 실제 크기를 가늠해보는데 유용하다. 그런데 우리 아이는 각 공룡마다 적혀있는 몸의 길이를 보면서 자기 키의 몇 배가 되는지에 더 관심을 둔다.

  부록으로 또 하나 첨부되어 오는 커다란 공룡 벽그림도 쓸모가 많다. 그림책을 보면서 벽그림에서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런데 책에 있는 공룡이 모두 벽그림에 있는 것은 아닌지, 찾을 수 없는 공룡이 몇개 있어서 그럴 때는 아쉽기도 하다. 그래도 한눈에 공룡의 생김새가 눈에 들어오고 크기가 비교되어 매우 유용하다. 우리 아이가 매우 눈여겨본 공룡은 '민미'. 자기와 같은 '민'자 돌림이라나?   

  또 하나. 우리 아이는 공룡이 [살던 곳]이 어디냐에 아주 큰 관심을 보인다. 미국, 캐나다, 중국, 아르헨티나가 많이 눈에 띄어서 지구본에서 찾아보기도 했다. 아이의 아쉬운 점은 왜 한국이 없냐는 것. '전세계'라고 되어 있을 경우 그 공룡이 우리 나라에도 살았을 거라고 추측해보았다. 우리나라에도 남해안 쪽에 공룡 발자국이 있다던데, 그리고 공룡 박물관도 있던데 다음에 꼭 한번 가보자 했다. 단순한 공룡 그림책임에도 대화할 소재는 생각보다 무궁무진했고, 공룡에 대한 관심이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듯 하여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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