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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의 천마일 - 한비야를 읽었다면 박문수를 읽어라!
박문수 지음 / 이덴슬리벨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젊은 청년 박문수. 군대를 제대하고 1년간 100만원으로 살아보겠다고 호기있게 아프리카로 떠난다. 그리고 3년 반. 그는 진정 아프리카를 사랑하는 아프리카인이 되었고, 지금 더 큰 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자신이 다녀본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에서 있었던 경험들과 관찰한 내용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소개하고 있다. 우간다, 르완다, 콩고민주공화국, 탄자니아, 케냐, 짐바브웨, 스와질랜드 등 아프리카의 중부와 남부에 있는 나라들이다.
책 속에서 나는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었던 아프리카에 대해 다시 보게 된다. 저자가 처음 도착한 우간다의 수도 캄팔라. 생각과는 달리 아주 못사는 모습이 아니라서 실망(!) 했다는 저자의 솔직한 말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나도 아프리카라는 말을 떠올리면 기아와 질병, 전쟁에 허덕이는 곳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탄자니아는 그 흔한 내전 한번 겪지 않아 아주 안정된 나라라는 것도 의외였다.
그러나 르완다로 가면서부터 역시 전쟁과 빈곤에 얼룩진 어두운 아프리카의 상처를 곳곳에서 목격할 수 있다. 상처에 바를 약이 없어서 손가락과 발가락을 잃는 어린 아이, 계란 2개로 순결을 착쥐당하는 소녀, 한마을 모든 사람을 병들게 하는 무서운 에이즈...
도움의 손길을 요구하는 아프리카 구호 활동에 일본이 진작부터 활발하게 진출한 것을 알고 있었으나, 중국까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은 의외였다. 막연히 경제적으로 우리보다 후진국이라는 생각에 다른 나라를 도울만한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게 오산이었을까. 사실 남에게 도움을 주는 일은 나에게 무언가 남아서가 아닐진대.
선진국이나 NGO 의 구호 활동에 대해 비판적인 르완다의 시각은 또한 생각할 꺼리를 던져준다. '관광객은 예스, NGO는 노우'라는 이야기는 인상적이었다. 자립을 하는데 있어서 외부의 도움은 오히려 독이 된다는 생각. 그래서 관광산업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생각. 르완다의 입장이 수긍이 되면서, 시혜적인 시각의 NGO 활동에 대하여 비판을 제기한 또 다른 글이 떠오르기도 했다.
알고 있는가? 세계에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가 바로 르완다이고, 달리던 버스가 고장이 나서 멈춰도 '천천히'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프리카인들의 특징이며, 미국에 나가 살 기회가 있어도 내 나라가 좋다며 밝게 웃는 아프리카 젊은이가 있다는 것. 있는 그대로의 아프리카를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