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라에서 만든 창작 뮤지컬 하면

많은 이들이 [사랑은 비를 타고]를 이야기하더군요.

아니면 [명성황후]?

 

그 두 작품도 괜찮은 작품이라고 생각하지만

전 우리 나라에서 가장 잘 만든 창작 작품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고 생각합니다.

괴테의 그 소설을 이 먼 땅에서 뮤지컬로 만들면서

참 고상하게 차분하게 사랑을 그려냈구나라고 절감했습니다.

앞에서 나오는 그 실내악도 좋았고,

그 노래들도 무척 좋았습니다.

 

한참을 그 공연을 안봤는데,

어제는 큰 맘 먹고 보러 갔었습니다.

참 구하기 힘든 티켓이었거든요.

환상의 팀이라고 하는 공연이었지요.

노래는 잘한다고 이야기 듣는 [민영기]

발랄하게 연기 잘한다던 [조정은]

그리고 우리의 팬텀 [윤영석]

 

늘 베르테르와 롯데 알베르트 세 배우의 균형이 완벽하게 맞은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워낙 대단한 작품이기에 큰 실망을 주진 않았기에

기쁜 마음으로 달려갔지요.

 

얼마전에 열린 우리당의 선거에에 나왔던 김한길 의원이 그러더군요.

"세상에 믿을 놈 하나도 없다"고.

음 세상에 믿을 공연은 없습니다.

 

여러번 다시 공연한 그 원작은

배우들의 해이함으로 익숙함으로

철학이 사라지고, 그리고 에드립만이 남았습니다.

처음 보는 이라면 워낙에 좋은 음악과 그리고 흔치 않은 절절한 사랑 이야기에 가슴 뛸 수도 있겠지만

장난치지 않고 진지하던 공연을 봤던 이에게

어제 공연은 너무나도 큰 형벌이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10년이 넘어가는 공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공연을 관객의 입장에서 처음 만나는 느낌 혹은 일생에 한번 있을 기회라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익숙함으로 다가가는 이들때문에

모든 공연이 개그 콘서트화가 되고 있습니다.

아 미안하네요. 개그 콘서트를 욕하고 말았지요.

음, 그런 느낌 있지요?

예전 심형래의 바보 연기,

처음의 참신함이 그냥 계속 동일한 유행어를 사용하면서 식상해졌던 기억,

간만에 보는 이는 즐거울 지 모르지만 몇번 본 사람은 지겨웠던 그 기억,

그 기억이 뮤지컬 무대 위에서 재현되고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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