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약간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그녀를 떠나,
오전 내내 내 책과 공책에서 피난처를 찾았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일 뿐이었다.
그 후에도 나는 그녀때문에 수없이 내 어리석음을 드러내 보일 수 밖에 없었다.
그때는 내가 아직 젊었다는 말을 되풀이해야할까?
젊음을 핑계대면,
그녀의 검은 눈매가내 생각을 어지럽히고
풍성하게 늘어뜨린 그녀의 머리채가 내 혀를 방해한게 변명이 될까? -286쪽
그는 부드럽게 말했지만,
남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듯한 그의 눈빛을 보고
나는 그가 나중에 세상에서 어떻게 그런 지위를 얻을 수 있었는 지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깨달았다.
그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것을 보고
그 보다 훨씬 많은 것을 짐작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의 침묵이 고마웠고, 그 후에도 줄곧 그를 고맙게 생각했다.-48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