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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튜 본의 호두까기 인형 - 워너뮤직 가격인하
Matthew Bourne / 워너뮤직 (WEA)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호두까기 인형 하면 역시 크리스마스입니다.
한 여름에 LG에서 이 공연을 볼 때 왠지 겨울이 되어버린 것 같았습니다.
1막에는 19세기의 어두운 겨울이 있었고
2막에서는 동화 속 나라의 겨울이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전 한번도 제대로 호두까기 인형을 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음악 시간에 이론 시험을 보기 위하여 외웠을 뿐입니다.
어쩌면 제가 제대로 본 호두까기 인형은 크리스마스에 텔레비젼에서 해주던 세계 명작 만화류가 유일한 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첫 경험이 매튜 본이라니 좀 무리했지요? ^.^
영국의 정말 위대한 연출가라는 표현이 맞는 것 같습니다.
그의 이력에 나와있는 그 무수한 공연들에서는 발레극만이 아니라 정극 그리고 뮤지컬에서 나타나는 그의 천재적 능력들이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가 장기로 나타내는 건 오히려 고전의 리메이크 부분인가봅니다. 그의 이력에서 눈부신 부분이 My Fair Lady(2001) South Pacific(2002) 그리고 Oliver!등이었으니까요. 물론 이 뮤지컬들일 그의 무용극처럼 파격적인 해석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뭐라고 할까? 천재성이 다소 번득이는 모범생의 작품이라고나 할까? 이번 공연도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지난 번 [백조의 호수]를 보면서 느꼈던 아 이 사람은 천재다가 아니라 참 능력있구나 그런 느낌이요.
초반의 느낌은 많은 이들이 [올리버]라고 했지만 전 이상하게 이런 고아원의 크리스마스 장면을 보면 [제인에어]가 연상됩니다. 어렸을 적에 봤던 흑백 영화의 영향일 지도 모르지만, 딱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굉장히 특이한 해석이지요. 제가 봤던 호두까기 인형은 부잣집 따님의 크리스마스 이야기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조금 지루한 맛은 있었지만-장면 변화는 거의 없고 길었습니다.^.^;;그래도 특이했다는 데에는 한표를 줍니다. 그리고 순간 순간 웃음을 주기 위한 배려에도요.
하지만 이 공연의 최고 백미는 주인공 여자 아이가-참 발레리나 아니 게 생겼고, 체격도 그렇습니다. 제가 본 발레리나들은 뼈다귀 바로 그 느낌인데, 그녀는 참 아줌마스러웠습니다.^.^;;-호두까기 인형과 가는 나라 이야기인 듯 합니다. 그 색상, 뭐라고 할까요? 더이상 말할 수 없이 사랑스러운 하늘 색 핑크색 그리고 케잌. 정말 제목에서 말한 것처럼 마치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초콜릿 박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사랑스럽습니다.^.^
전작이었던 [백조의 호수]와 비교할 때
그리 심각한 심리 묘사도 없었고, 조명의 효과도 없었고,
많이 지리한 면은 있었지만
이 작품도 범작 이상인 것은 분명합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백조의 호수가 성인들을 향한 작품이었던 것에 반해 이 공연은 아이들을 위한 선물입니다.^.~